[잠깐묵상] 다니엘, 일흔 즈음에
다니엘 9장
“메대 족속 아하수에로의 아들 다리오가 갈대아 나라 왕으로 세움을 받던 첫 해 곧 그 통치 원년에 나 다니엘이 책을 통해 여호와께서 말씀으로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알려 주신 그 연수를 깨달았나니 곧 예루살렘의 황폐함이 칠십 년만에 그치리라 하신 것이니라”(단 9:1-2)
예루살렘 멸망 이후 70년이 될 무렵, 고레스 칙령에 의해 유대민족의 귀환이 결정됩니다. 그런데 엄청난 노동력이 한 순간에 빠져나가면 나라 전체가 큰 위기를 겪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이집트의 파라오가 열 가지 재앙에도 불구하고 히브리 민족을 끝내 포기하지 못하고 홍해까지 추격했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고레스 왕은 무슨 이유에서 유대 민족을 순순히 보낼 수 있었을까요?
누군가가 대책을 마련해둔 것입니다. 포로들이 다 빠져나가도 안심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 말입니다. 그런 대책을 세워놓을 만한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습니다. 바로 다니엘입니다.
다니엘은 나라가 세 번 바뀌고 왕이 다섯 번 바뀔 동안 총리직에 있었습니다. 나라의 정치와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손바닥 보듯 했던 다니엘 정도면 충분히 그 일을 해낼 법도 하지 않았을까요?
‘나는 왜 포로로 끌려왔을까?’ ‘배우기도 싫은 이방의 학문과 언어를 왜 익혀야 했을까?’ ‘풀무불 속에서도, 사자굴 속에서도 하나님이 나를 살려두신 이유가 무엇일까?’ ‘왕이 다섯 번이나 바뀔 동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뭘까?’ 질문하며 살지 않았겠습니까?
그는 예레미야의 말씀을 읽다가 포로 귀환의 시기를 깨닫고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추어지는 것을 경험하며 어느 때보다 행복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감당했을 것입니다.
10대 소년이었던 다니엘이 왕의 음식을 먹지 않겠다며 뜻을 정한지가 6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 때문에 죽을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늙으막한 나이에 자신의 일생을 관통하고 있는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는 경험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