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6/30] 이슬람 국가들, 스웨덴 ‘쿠란 소각’ 시위에 강력 반발

1. 중국 교수 졸업식 연설 “권력의 포위 속에서 깨어있으라”
– “저는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권력의 포위 속에서 깨어 있기를!.” 중국에서 한 교수가 졸업식 연설에서 한 이 말이 잔잔한 공명을 일으키고 있음. 주인공은 중국농업대학 인문·발전학원(이하 학원) 예징중(葉敬忠) 원장.
– 이 학원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에 올라온 연설문에 따르면 예 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졸업식에서 “나는 여러분들이 권력의 포위 속에서 현실에 적응하고, 점점 권력에 연연하고, 자아를 잃고, 인생을 멍하게 보낼까 봐 매우 걱정한다”고 운을 뗐음.
– 예 원장은 모친이 지방 지도자인 대학생이 고향에 돌아와 특별한 대접을 받은 일, 유명 대학 교수가 조사를 나갔다가 지방의 현지 지도자에게 접대를 받은 일 등을 거론하면서 “권력은 거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오만하게 만들고, 자아를 잃게 만든다”고 지적. 또 “권력은 확실히 거대한 규율의 힘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기계적으로 만들고 나아가 둔감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말했음.
– 그러면서 “권력의 유혹·지배·훈육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 품격을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여러분들이 권력의 흡인력으로 인해 영악해지지 않기를, 권력의 지배력 때문에 교만해지지 않기를, 권력의 훈육 효과 때문에 마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
– 연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졌지만 전문(全文)은 농업대학 사이트에 들어가야 읽을 수 있으며, 현재 SNS 플랫폼에서는 찾기 어려운 상황. 중국 공산당 권력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았다기보다는 사회 시스템 속에 존재하는 권력관계에 매몰되지 말고 개인의 독자성을 유지하라는 일반적 메시지로 볼 여지가 있었으나, 당국의 검열 기제가 작동한 것으로 추정.

2. 중국 YMTC 회장 “반도체산업 세계화 위협”
–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의 천난샹 회장은 29일 반도체 산업의 세계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천 회장은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세미콘 차이나 콘퍼런스’ 행사 개막식 연설에서 일부 국가의 지정학·국가안보에 대한 우려가 현재 격동의 시기에 있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세계화와 미래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음.
– 천 회장은 “많은 정부의 개입이 있고 많은 정치적 콘텐츠도 중간에 끼어든다”고 지적. 다만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음. 그는 이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창업자 장중머우 전 회장이 지난 3월 반도체 분야의 세계화가 죽었다고 말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음.
– 천 회장은 미중 대립 속 향후 5년간 반도체 공급망이 양극화로 치달을 것이며 세계화에 역행하면서 현대 세계의 동력인 반도체의 가격이 상승하고 보편성(유비쿼티)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 미국으로 반도체 생산기지를 옮기게 되면 제조 원가가 대만에서보다 50% 더 비싸지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는 반도체 시장 성장 추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
– 천 회장은 “우리의 산업은 그 자체로 경기순환적이며 각 종사자들은 그 사이클을 다루는 각자의 방식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고도의 불확실성은 정확히 세계화의 파괴 탓이다”라고 지적.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혼돈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느낀다고 덧붙였음.
– 미국은 지난해 12월 YMTC 등 중국 기업 36곳을 수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렸음. 그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2016년 후베이성 우한에 설립된 YMTC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희망으로 꼽히지만, 이러한 미국의 제재로 발목이 잡힌 상태.

3. “일본 자위대 통합사령부, 내년도 도쿄에 창설 추진”
– 일본 정부가 육상·해상·항공자위대를 일원적으로 지휘할 통합사령부를 내년도(2024.4∼2025.3)에 도쿄 이치가야에 창설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30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통합사령부는 방위성과 육상자위대 주둔지가 있는 이치가야의 기존 건물을 보수해 사용하며, 근무 인원은 약 300명이 될 것으로 전망.
– 일본 정부는 지난해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해 통합사령부 신설 방침을 확정. 통합사령부는 대만 유사시에 자위대가 전투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는 동중국해 난세이(南西) 제도 방위를 중심으로 주일 미군을 포함한 작전 계획을 수립하게 됨.
– 난세이 제도는 규슈 남쪽에서 오키나와를 포함해 대만 인근까지 이어진 섬들을 지칭. 자위대에는 이미 육상·해상·항공자위대를 통합해 운용하는 조직인 통합막료감부가 있음.
– 하지만 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통합막료장은 유사시 총리와 방위상을 보좌해야 해 자위대 지휘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음. 요미우리는 “통합사령부 창설에는 미일 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전했음.

4. 메타, 캄보디아 총리 페이스북 계정 중단 촉구
– 다음 달 총선에서 집권 연장에 나서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못하게 될 상황에 놓였음.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콘텐츠 감독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훈센 총리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계정 중단을 촉구.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 계정의 콘텐츠를 조정하는 이 위원회는 2018년 11월 설립된 독립 기구로, 정부를 이끄는 수반의 계정에 대한 중단을 권고한 것은 처음. 감독위는 훈센 총리의 계정을 최소 6개월 동안 정지시키고, 지난 1월에 게시된 라이브 스트리밍 동영상을 삭제할 것을 요구.
– 이 기구는 “인권침해와 정치적 반대자들을 협박한 역사”를 들며 훈센 총리가 위협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음. 앞서 훈센 총리 계정이 폭력을 선동해 플랫폼 정책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메타는 검토를 거쳐 뉴스 가치가 있다며 계정을 유지. 그러나 감독위는 이를 뒤집은 셈. 감독위의 계정 중지 요구는 구속력은 없지만, 동영상은 곧바로 삭제해야 함.
– 1985년부터 38년째 캄보디아를 통치해 오고 있는 훈센 총리는 다음 달 총선에서 연임하기 위해 정치적 반대자들을 겁박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음. 계정 팔로워는 1천400만 명으로, SNS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 지난 1월 게시된 영상에는 정치적 반대자들에게 “법적 시스템”과 “방망이”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촉구하며 반대자들을 구타하고 반역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연설하는 내용이 담겼음.

5. 네팔 대법원, 성소수자 커플 결혼등록 잠정 허용
– 네팔 대법원이 성소수자(LGBTQ) 관련법 개정 때까지 LGBTQ 커플의 결혼 등록을 잠정 허용하라고 정부에 명령. 이 같은 획기적인 명령은 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네팔에서 처음 나왔음. 스페인 뉴스통신 EFE는 28일(현지시간) 틸 프라사드 시레스타 대법원 판사의 단독 재판부가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
– 네팔에선 지금까지 모든 문서에 ‘남편’과 ‘아내’를 위한 조항만 있고 두 남편이나 두 아내를 인정하지 않고 있음. 앞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LGBTQ 권리 옹호 단체인 ‘블루 다이아몬드 소사이어티’의 핑키 구룽 회장 등 9명은 지난 7일 성소수자 커플의 동등한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공익 소송을 냈음.
– 구룽 회장은 “이번 명령이 비록 잠정적인 것이지만 만족한다”면서 “의회가 현행 결혼평등법을 개정하려면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명령이 법적인 결혼 등록을 원하는 성소수자 커플에게 길을 터주고 있다”고 말했음. 2017년 개정된 네팔 민법은 결혼을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부부와 가족생활을 시작하도록’ 마련된 ‘영구적이고 침해할 수 없으며 성스럽고 사회 법률적인 결합’으로 정의.
– 하지만 LGBTQ 그룹의 권리 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음. 2007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네팔 헌법은 LGBTQ의 권리를 근본적인 인권으로 인정. 당시 대법원은 또 모든 차별적 법률을 개정하거나 폐기하고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라고 명령. 2015년에는 동성 결혼을 연구하는 정부 산하의 한 위원회가 동성 결혼 합법화를 추천하는 장문의 보고서를 총리실에 제출하기도 했음.
– 그럼에도 성소수자 결혼 합법화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 대법원 명령이 나온 것. 이 때문에 LGBTQ 그룹은 아직 동등한 결혼 관련 권리는 물론 재산권, 교육권 등을 일절 허용받지 못하고 있음.

2023년 6월 28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롬에서 쿠란을 불태우고 있는 이라크 국적의 살완 모미카 <사진=EPA/연합뉴스>

6. 이슬람 국가들, 스웨덴 ‘쿠란 소각’ 시위에 강력 반발
– 이슬람교도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성지순례 기간에 스웨덴에서 벌어진 이슬람 경전(쿠란) 소각 시위가 벌어지자 이슬람권 국가들이 강도 높게 반발.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스웨덴 시위와 관련해 “증오·차별을 부추기고 국가 간 상호 존중을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이런 혐오스러운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음.
– 현재 사우디 메카에서는 160개국 무슬림 200만명이 정기 성지순례(하지)에 참여하고 있음. 시아파 맹주국인 이란의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이슬람권 국가들이 신성시하는 성지순례 기간에 신성모독을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쿠란에 대한 모욕은 증오를 조장하며 진정한 인권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가세.
– 아랍 국가 중 가장 인구가 많은 이집트는 “성스러운 축제 기간에 쿠란을 불태우는 것은 무슬림의 감정을 자극하는 행동”이라고 지적. 쿠웨이트는 “쿠란을 불태운 사람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이슬람에 대한 적대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유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이슬람 신앙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비판.
– 전날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 내 한 모스크의 외곽에서 당국의 승인 아래 200여명이 참가한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쿠란을 소각. 시위는 메카 연례 성지순례 이후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에 맞춰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음.
– AFP 통신은 쿠란을 소각한 사람이 수년 전 스웨덴으로 이주한 이라크인 살완 모미카(37)라고 전했음. 스웨덴 당국은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시위를 허락했다면서 시위 참가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음. 미국 CNN 방송은 다음 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생한 쿠란 소각 시위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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