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6/28] “러시아 반란에 시진핑 ‘푸틴 지지’ 흔들릴 수도”
1. 중국 톈진서 하계다보스포럼 개막
– 세계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민간 행사인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이하 하계 다보스포럼)가 27일 중국 톈진에서 4년 만에 개막. 하계 다보스포럼은 중국이 세계 경제와 글로벌 이슈 논의를 주도하고자 2007년부터 매년 랴오닝성 다롄과 톈진을 오가며 개최하는 행사로, 2019년 다롄에서 열린 13차 회의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중단됐다가 이번에 재개.
–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위해 제기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에 각국 정부가 동참해선 안 된다고 역설. 리 총리는 “어떤 산업망에서 위험이 있어도 정부나 정부 관련 조직이 나선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경제와 산업상의 리스크 탐지는 기업이 가장 민감하며, 응당 기업이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
– 리 총리는 또 “우리는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고,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한층 더 결집하고 개방적인 세계 경제를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며 “인위적으로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음. 이어 “우리는 공동으로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을 수호해야 한다”며 “세계화의 발전 성과가 더 공정하게 각국과 각국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
– 디리스킹은 미국과 유럽이 중국 견제와 관련해 ‘디커플링(특정 국가를 산업망과 공급망에서 배제)’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최근 내세우는 용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우리를 적대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주요 기술을 보호”하자는 취지라며 중국의 핵무기 프로그램, 극초음속 미사일 등 국방력과 직결되는 기술 영역으로 국한한 대중국 디커플링을 의미하는 것임을 시사.
– 오는 29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포럼은 ‘기업가 정신 : 세계 경제의 원동력’을 주제로 진행. 경제 성장의 재개, 세계 속의 중국, 에너지 전환 및 재료 공급, 자연과 기후 보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소비 추세, 혁신 발전 등의 소주제를 놓고 168개 분과 토론이 이뤄짐. 전·현직 정치인과 국제기구 관계자, 산업계와 언론계 인사, 전문가와 학자 등 90개국에서 1천500여명의 인사가 참석.
2. “러시아 반란에 시진핑 ‘푸틴 지지’ 흔들릴 수도”
–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로 철옹성 같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통치체계에 균열이 드러나면서 푸틴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를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반(反)서방 연대’의 핵심 파트너로 여기면서 최근 수년간 밀착해 왔음. 양국의 유대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 더 끈끈해졌음.
–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나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교역을 오히려 늘렸으며,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 하지만 이번 용병 쿠데타로 푸틴 정권의 지속가능성을 확신하지 못하게 되면서 시 주석으로서는 그를 계속 지지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상황이 됐다는 것.
–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공개적 지지는 변함이 없겠지만, 이번 반란을 계기로 시 주석이 ‘손익 계산서’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음. 가디언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실용주의와 이념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전자(실용주의)가 크게 훼손됐다”고 분석.
– 가디언은 또한 “시 주석은 푸틴 지지을 계속 지원할지와 푸틴 정권의 수명 단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위험 회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딜레마를 안았다”고 지적. 시 주석 입장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권좌에서 내려오게 될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처럼 푸틴을 지지할 경우 잠재적 후계자와의 관계를 망칠 위험이 있다는 것.
– 중국 정부가 용병 철수로 반란 사태가 일단락된 뒤인 25일에야 입장을 내는 등 신중하다 못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임. 중국 외교부는 입장문에서 “러시아가 국가 안정을 수호하고 발전과 번영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도 반란 사태는 “러시아의 내정”이라고 선을 그었음.
3. 일본 원자력규제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 검사
–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설비를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검사를 실시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8일 보도.
보도에 따르면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검사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확인되지 않으면 도쿄전력에 검사 증서를 교부할 방침. 이 증서가 발행되면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가능해짐.
– 앞서 야마나카 신스케 원자력규제위원장은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한 뒤 “큰 과제 없이 착실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어 이번 검사에서도 합격점이 나올 가능성이 큼. 도쿄전력은 전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설비의 가동 상황을 살피는 시운전을 종료하면서 설비 공사를 모두 완료.
–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증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조만간 공개할 최종 보고서에서도 우려할 만한 지적이 제기되지 않으면 예고한 대로 올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것으로 전망. IAEA 최종 보고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도쿄 총리관저에서 면담할 것으로 알려진 내달 4일께 공개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음.
– 요미우리는 “IAEA가 지금까지 방류 방법 등이 타당하다고 평가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비슷한 견해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 오염수 방류 시점은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며, 기시다 총리가 방류에 반대하는 원전 인근 어민에 대한 설득 작업과 주변국 반응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예상.
– 요미우리는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가 지난 22일 채택한 오염수 방류 반대 결의안에서 지난 3년간 사용된 표현인 ‘단호히 반대’가 빠진 점에 주목했지만, 어민들은 지속해서 반발하고 있음.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오염수의)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는다”고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과 약속한 바 있음.
4. 미얀마 카야주 소수민족 무장단체, 반군부 저항군 합류
– 미얀마 동부 카야주에서 군사정권을 지지하던 소수민족 무장단체 일부 부대가 진영을 바꿔 반군부 저항군에 합류. 27일 AP통신과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그동안 군정 측에 섰던 미얀마 동부 카야주의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니 민족해방전선(KNPLF) 산하 국경수비대 2곳이 이달 중순부터 민주 진영 저항군과 연대해 미얀마군 기지와 경찰서 등을 공격.
– 이는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친군부 무장단체 부대가 민주 진영으로 돌아선 첫 사례라고 AP통신은 전했음. 소수민족 카렌족의 세력이 강한 카야주는 태국과 국영을 맞대고 있으며, 미얀마 수도 네피도와도 가까운 지역.
–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음. 쿠데타 직후 미얀마 전역에서 평화적인 시위와 시민불복종운동(CDM)이 일어나자 군부는 유혈 진압에 나섰음.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시민방위군(PDF)을 조직해 저항했고,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도 협력.
– 미얀마는 버마족을 비롯해 카렌족, 카친족, 샨족, 라카인족 등 135개 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 국가. 오랜 기간 정부와 자치를 요구하는 소수민족 간의 갈등으로 교전이 이어져 왔음. 쿠데타 이후 여러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PDF와 협력해 군부에 맞섰으나, 반군부 진영에 가담하지 않은 세력도 있음.
5. 필리핀 군경, ‘살인 혐의’ 반군 리더 체포 중 총격전
– 필리핀 군경이 남부 지역의 이슬람 반군 지도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장한 지지자들과 총격전이 벌어져 4명이 숨졌음. 27일 A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군과 경찰은 지난 24일 남부 술루주의 마임붕 마을에서 전직 부시장인 판도 무드하산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
– 판도는 술루주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반군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의 지도자. 그는 살인을 비롯해 불법 무기류 및 폭탄 은닉 등 혐의를 받고 있음. 그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장한 판도의 지지자들이 군경을 상대로 총격을 가하면서 하루 넘게 교전이 지속돼 경찰 지휘관 1명이 숨지고 11명의 군경이 다쳤음. 또 판도 지지자 3명이 사망했지만, 판도 본인은 부상을 입은 채로 도주.
– 앞서 1996년 필리핀의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세력들은 정부군과 휴전 협정을 체결. 이어 최대 반군단체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도 필리핀 정부와 2014년 3월 수십년간 계속된 내전을 끝내기 위해 평화협정을 체결. 그러나 아직 수많은 무장 조직이 존재하고 공권력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지역이 많아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음.
6. 사우디 외교 재개에 이란인 8만6천명 메카 성지순례
–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관계 정상화 후 올해 메카 성지순례에 이란인들도 다수 참여. 27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올해 이슬람 정기 성지순례(하지) 참여를 위해 이란인 8만6천명이 사우디로 출국. 이란인 성지순례객 중에는 80세 이상 고령자도 300명 포함됐음. 앞서 이란 외무부는 올해부터 이란인들이 성지순례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
– 2016년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에도 시아파 유력 성직자의 사형을 집행한 사건을 계기로 양국의 외교 관계는 단절. 이후 사우디는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으로서, 이란은 시아파 맹주로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첨예한 갈등을 벌였음. 성지순례를 포함한 양국 간 왕래도 제한.
– 지난 3월 양국은 중국 베이징에서 비밀 회담을 열어 단교 7년 만에 외교 정상화에 합의. 합의 후 석 달만인 지난 7일에는 리야드 주재 이란 대사관이 다시 문을 열었음. 이어 제다 주재 이란 영사관, 이슬람협력기구(OIC) 이란 대표부도 운영을 시작.
–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올해 성지순례에 160개국 200만명의 무슬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 그간 성지순례 참여가 어려웠던 예멘 반군 후티 장악 지역 주민들도 올해는 메카를 방문할 수 있었음. 메카 성지순례는 무슬림이 행해야 할 성스러운 5가지 ‘기둥'(의무) 중 가장 중요. 무슬림은 건강과 재정 형편이 허락하는 한 평생 한 번은 하지에 참가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