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아이야’ 박노해

몽골 아이들

아이는
온 우주를 한껏 머금은 장엄한 존재

아무도 모른다
이 아이가 누구이고, 왜 이곳에 왔고,
그 무엇이 되어 어디로 나아갈지

지금 작고 갓난해도
영원으로부터 온 아이는
이미 다 가지고 여기 왔으니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아이들에게
나는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어주고,
‘뜨거운 믿음의 침묵’으로 눈물의 기도를 바칠 뿐이니

아이야, 착하고 강하여라
사랑이 많고 지혜로워라
아름답고 생생하여라

맘껏 뛰놀고 기뻐하고 감사하며
네 삶을 망치는 것들과 싸워가라

언제까지나 네 마음 깊은 곳에
하늘 빛과 힘이 끊이지 않기를

네가 여기 와주어 감사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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