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는 것보다 더 나은 공부법은 없다”
학습에는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암기’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한문을 가르치는 교수는 주자의 <태극도설>, <손자병법>의 주요 구절을 그대로 적었다. 옛날 공부하는 방법이 무조건 암기였다. 암기하면서 이해가 된다.
명문은 암기해야 한다. 영어로 말하면 미국 독립선언서다. 선비들 머리에는 명문장이 수없이 싸여 있다.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닦은 것이다. 보통 학생은 지력이 15, 16세경에 최고에 달한다.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다. 여기에 맞춰 공부해야 한다.
옛날에는 기미독립선언서를 통째로 암기했다. 한자를 읽는 것이 아니다. 어휘를 넓히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말로 풀어서 읽는다.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처칠이 글을 잘 쓴 것은 어휘가 많기 때문이다. 젊을 때 보어전쟁과 크리미아전쟁, 중년이 되어 1차대전에 참전하고 노년이 되어 2차대전을 지휘했다. 대영제국의 성장, 퇴폐를 몸으로 겪었다. 미국 루즈벨트와 나이는 비슷하면서도 경험은 한 세대 차이가 난다. 걸출한 2차대전사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거기에 문학, 철학, 사학, 정치학의 모든 것이 녹아 있다.
어휘는 그 사람의 힘이다. 영국에서 초등학교는 말하기, 일기, 쓰기를 배운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사색을 배운다. 그래서 기본교육(elementary school)은 열한 살에 끝난다. 이른바 ‘eleven test’에 인생의 대부분이 결정된다. 프랑스의 에꼴 노르말도 이와 같다. 전쟁 전 일본의 고등학교도 유사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은 소수지만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도 거의 드물다, 함석헌은 도쿄고등사범학교를 나왔다. 미국에는 없으나 대학의 아이비리그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한자는 강희자전에서 종합되었는데 중국의 인력·물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여진족이 중국에 기여한 것이다. 자금성 성문에 한자와 만주 문자가 병기되어 있다.
일본의 <大漢和字典>은 강희자전을 발전시킨 것으로 일본의 기여다. 일본어의 모든 문자와 표현이 나와 있어 이것만 보아도 쓰는 공부가 충분히 된다. 일본어는 절반 이상이 한자로 구성되나, 우리에게는 다행히 한글이 있어 이들을 참고로 하면 된다.
세종대왕의 업적이 얼마나 위대한가? 한편 시각장애인들이 글을 읽게 만든 점자 즉 훈맹정음을 창시한 박두성을 기리는 것도 이러한 의미가 있다. 시각장애인 고유문자를 가진 나라는 세계에서 그다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