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봄’ 김지하

2021년 어느 봄날 밤 풍경 <사진=금산군청>. 김지하 시인은 아래 ‘강물에는 붕어들/ 떼죽음/ 죽음/ 이게/ 무슨 봄인가’라 했다. 29년 전이란 사실을 감안해서 읽어야 할 듯. 

봄이다
꽃잎 피었다
이파리도 함께 피었다
한여름 같고
목련
진달래 개나리
철쭉 라일락 복사꽃 능금꽃
한꺼번에 피었다
이게 무슨
봄인가

먼 우주에서
운석 날아온다는
불길한 소식

강물에는 붕어들
떼죽음
죽음
이게
무슨 봄인가

담배 끊고
찬찬히
내 속
들여다봐야겠다.

– 김지하(1941~2022) 시집, <중심의 괴로움>(솔,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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