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갈꽃’ 김지하

갈꽃

싸늘한 듯 살가운
가을풀 냄새
이리
돌아오는 옛 마을

코끝에
또 가슴속에
갈꽃 하나 흔들려


지금
거리에서 버티고
모멸에도 미소짓고

술 취한 밤
파김치 발길이
집 찾아 돌아오고
또 돌아오는 것은 

갈꽃 하나
내 아내

마음의

이 가을
숨쉬는 일 모두 다

아아 귀향!

– 김지하(1941~2022) 시집, ‘花開’, 실천문학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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