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치일] 탐욕과 이중성의 실눈·곁눈질 기억해야
세월이 흘러도
이 그림이 내뿜는 뜻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1910년 8월 29일은 우리 겨레에게
너무 고통스런 시간이었지요.
나라의 주권을 강도 일본이
마구잡이로 탈취해간 비극의 해입니다.
썩을 대로 썩은 구한말 정부가
제풀에 무너진 가증스런 시간이었습니다.
그해 9월, 일본 도쿄의 한 언론은
소름끼치는 그림 하나를 실었습니다.
콧수염을 기르고 유카다(浴依)를 입은 일본인 사내가
치마저고리를 입은 가련한 조선 여인을
첩실로 맞아들이고
여인이 일본에게 진 공채(公債) 30만원을 갚아주는데
조선 여인은 일본 사내의 품에 온몸을 내맡긴 채,
그 녀석이 가위로 손톱 다듬어주는
위선적 평화의 시간을 마냥 감격스러워 하는
불쾌한 그림입니다.
일본인 사내의 배실배실 웃는
저 탐욕과 이중성의 실눈 및 곁눈질을
유심히 지켜 보십시요.
이 그림은 경술국치 직후 멸망한 조선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부유한 일본 건달에게
첩실로 들어간 조선의 가련한 정경을
일본인들은 이런 관점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그림을 2000년 가을,
미국 하버드대학 옌칭도서관 서고에서
발견하고 극도의 충격과 수치심으로
온몸이 벌벌 떨렸습니다.
조선은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약소국이라
강대한 제국주의 일본이 ‘보호국’을 자처하며
조선을 한 입에 꿀꺽 삼키고
식민지로 만들어 피를 쪽쪽 빨았던 것입니다.
을사오적 정미칠적 등
더러운 매국노들은 이러한 일본을 도와
그들의 이익을 챙기고
오늘날까지 흉칙한 씨앗을 남겨서
한국사회에 지속적인 불편과 해악을 줄곧
끼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