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기의장 “1000만 한국인 미국으로 가 한인 대통령 만들자”
<인터뷰> 재미동포 남문기 해외한민족대표자협의회 의장
18일 서울 건대역 The Classic 500 빌딩 20층에서 남문기(60) 해외한민족대표자협의회 의장을 만났다. 남 의장은 지난해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장을 맡으면서 이중국적이 문제되자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이후 미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할 수 없기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26~29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세계한인회장대회를 겸해서 이뤄졌다.
“솔직히 국회의원?기대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남 의장은 시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의욕을 보였는데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로 공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섭섭한 마음이?컸다. ‘남문기 그는 누구인가’ 라는 홍보용 팸플릿까지 제작해 놓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일에 사로잡혀 있기 보다는 앞날을 바라보며 겸손한 마음으로 기다리겠다고 했다
“아는 국회의원들도 그랬고 기자 30명도 당연히 비례대표로 공천 받는다고 예상했다. 공천발표 날? 전화를 100통 쯤 받았다. 다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미국에서 나름 성공한 기업인으로 주요 해외단체장을 거쳐 재외동포 750만명을 대표하는 자리까지 올라갔는데 재외동포를 우습게 보는 것 같아 섭섭한 마음이 컸지만 지난 일 아닌가. 한국 정서도 제대로 모르면서 쉽게 국회에 들어가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닌것 같다. 나를 정말로 원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300달러 갖고 渡美 뉴스타그룹 3조원 ‘성공신화’
남 의장은 해외 교포들에겐 신화 같은 존재다. 300달러를 갖고 미국에 들어가 부동산 사업으로 한 해?판매량 3조원, 2300명의 고용 창출을 이뤄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가 설립한 뉴스타그룹은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부동산 회사로 50개 지점과 부동산 면허학교, 보험회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 사업으로 성공한 그는 교포사회에서 파워단체로 불리는 LA한인회장,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장,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를 거쳐 750만 동포를 대변하는 해외한민족대표자협의회 수장 자리에 올랐다.
2005년 당시 박근혜 의원이 뉴욕을 방문했을 때? 남문기 의장도 함께 있었는데 뉴욕 한국일보 1면에 남 의장?인터뷰 기사가 나가고 2면에 박 의원의 인터뷰가 나갔을 정도로 교포사회서 존재감이 컸다.
오랜 시간 해외단체장으로 일하면서 동포사회에 대한 한국 정부 정책에 여러 문제점을 발견했다. 지난 총선부터 실시된 재외동포 선거도 그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멀고 부족한 투표장, 번거로운 투표 등록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는 투표자 우편 등록 및 우편 투표 인정, 복수국적자 투표권 허용을 주장했다.
“투표자 등록은 우편으로 가능해질 것 같은데, 투표까지 우편으로 가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투표자 우편 등록만 가능해지면 하나마나한 선거가 된다. 이중국적자 투표권 허용도 전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과거 독일에 간호사, 광부로 간 분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했다. 이 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재외유권자들이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대선에서 30~40만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적이 몇 번 있다. 재외 투표권자가 125만명인데, 20%만 투표해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해외에 나온 사람들은 오피니언 리더가 많고 집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미국서?영향력 키워 한국계 대통령 만들자”
그의 꿈은 미국에서 한국계 대통령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한국인 수를 늘리는 게 관건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강연을 다닐 때마다 미국으로, 해외로 나갈 것을 조언한다.
“해외 출산을 비윤리적이고 특권적이라고 비판하는데 인정해줘야 한다. 할 수 있고 해도 된다고 본다. 유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하는데 왜 막나. 한국 청년들도 미국으로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 간다면 갈 수 있다. 1000만명 한국인이 간다면 취업문제, 학교문제, 부동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 시민권자가 돼 한국계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웃집 아저씨같은 소탈한 성품의 남 의장은 1953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했다. 건국대 법정대학 학생회장을 했으며 졸업 후 한국주택공사에서 근무하다 1982년 도미했다. 사업과 여러 한인단체장을 역임하며 ‘잘 하겠습니다’, ‘나는 여전히 성공에 목 마르다’ , ‘참정권과 복수국적’ 등 책도 6권 썼다. 요즘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며 성공학 강연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그러려니’하는 마음으로 이겨냈다는 그는 하루 4시간 수면을 생활화하고 있다. 재산이 많지만 허투루 쓰지 않는다. 그래서 간혹 너무 박한거 아니냐는 소리도 듣는다. 그는 “돈을 번 곳 이외에서는 가급적 기부하지 않지만 장학재단을 설립해 10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LA 한인사회에서는 다양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의장과 SNS로 연결된 사람 수는 14만 명에 이른다. 트위터 팔로워만 11만4000명이 넘고 카카오톡 친구는 4000명, 이메일 등록자는 3만4000명, 페이스북 5000명 등으로 바쁜 생활 중에도 이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스마트폰 개인 앱도 만들어 안드로이드 앱에서 남문기를 검색하면 남문기앱을 다운 받을 수 있다.
남문기 의장이 권도엽 장관에게 조언한 부동산 활성화 방안
남 의장은 25년간 부동산 사업을 하며 성공을 이룬 미국 부동산 전문가다. 뉴스타부동산학교를 통해 교육시킨 학생만 1만명이 넘는다. 17일 권도엽 국토해양부장관을 만나 1시간 30분간 꽁꽁 얼어붙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이 자리에서?미국의 부동산정책 중 한국에 접목해서 경기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 몇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1031 Exchange’?제도?도입이다.?이 제도는 처분한 부동산보다 비싼 부동산을 구입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유예시켜주는 것이다.?이 제도가 도입되면 미국인들의 한국 부동산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둘째, 공인중개사 시험제도 개선이다. 지금의 공인중개사 시험제도를 1급과 2급으로 분류해 더 많은 직업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1급은 미국의 브로커에 해당하고 2급은 세일즈 퍼슨에 해당한다. 1급 시험은 좀 더 보안하고 2급은 영업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자격을 주는 것이므로 쉽게 출제해야 한다. 또 응시횟수를 1년 1회가 아닌 수시로 바꿔야 한다.
셋째,?중개수수료의 정상화다. 미국은 6~10% 정도를 받는다.
넷째, 에스크로 제도(결제대금예치제도) 도입과 시행이다.?오래전부터 이야기는 나오고 있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에스크로 업무는 1급 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자나 변호사 혹은 법무사 등에게?일임해야 한다.
다섯째, 소유권 보증보험제도(Title?Insurance)?도입이다. 현 부동산등기법으로는 사기가 너무 많고 사기 당한 사람들은 보상 방법이 없기 때문에 소유권에 대한 보험 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
여섯째,?부동산중개업자들의 도덕 교육 강화다. 부동산 에이전트는?철저히?관리할 필요가 있고 만약 법을 어겼을 경우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