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침뜸, 우리가 인정 안하면 누가 하나”

구당 김남수, ‘뜸치료 불법 처분 취소’ 헌재 판결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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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灸堂) 김남수(96)옹이 다시 국내에서 뜸을 놓을 수 있게 됐다. 헌법재판소가 뜸 치료에 대해 불법으로 간주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김남수 옹은 이번 판결에 대해 “그동안 해오던 것이고 당연한 결과”라며 기뻐했다. 또 “앞으로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 의학계에 우리의 정통 침뜸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AsiaN은 이번 판결이 나오기 전 구당 김남수 선생을 만나 침뜸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구당은 부친에게 침구학을 배운 뒤 지난 80여 년간 침뜸치료를 해왔다. 침사 자격은 1983년 행정소송을 통해 인정받았지만 뜸을 놓는 구사자격은 인정받지 못해 2008년 서울시로부터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침뜸시술을 않겠다고 선언했던 김남수 옹은 우리 동양의학을 현대 서양의학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고 말했다.

“서양의학은 현미경이 생기면서 발달했는데, 현미경으로 찾아낸 균들을 약으로 찾아 죽이는 방법이므로 부작용이 있고 관련 법도 만들어졌다. 침과 뜸으로 대표되는 우리 의학은 언제 생겼는지 알 수 없다. 자연 본능으로 생긴 것이다. 특히 뜸은 부작용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962년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 침뜸을 비과학으로 낙인하고 없애버리면서 한국 정통 침뜸의 맥이 끊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당은 시야를 해외로 돌렸다. 중국에서 구당을 주목했다.

구당은 “침뜸은 국경도 인종도 남녀노소도 상관없다. 세계 어디서나 치료할 수 있다. 중국에서 우리에게 배워가겠다고 왔다. 어디든 필요한 곳에서 우리 침뜸의 정통을 전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당은 지난 9월부터 한달에 한 번씩 중국 베이징을 오간다.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가 운영하는 중의병원에서 현지 의사들을 지도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를 보고 뜸자리를 잡아주고 현지 의료진이 뜸을 놓는 식이다.

“침은 우리나라에서 시작됐다. 중국으로 건너가서 침술이 글로 정리됐고 다시 우리한테 온 것”이라며 “중국이든 어디든, (침뜸치료)를 할 수 있는 곳에서 하는 게 의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당이 운영하는 남수침술원은 중국에서 실시하는 국제침구의사 고사장으로도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침구사를 중국이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무극보양뜸은 세계적인 치료의학이 됐다. 중국에서 그걸 시험 보는 건데, 아는 사람이 우리밖에 없다. 중국에서 보라고 해도 못 본다. 중국, 미국에 지부가 있어서 거기서 교육을 시킨다. 안 없어지게 하려고 그렇게 하는 것 뿐이다.”

우리나라가 멈칫하고 있는 사이 침뜸은 더 멀리 나아갔다. “작년에는 네덜란드 가서 뜸으로 난임 치료하는 것을 가르쳐주고 왔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에이즈를 치료해주러 갔다가 정부가 막아서 철수한 적도 있다”고 했다.

침과 뜸의 원리는 무엇일까? 구당은 전기와 쇠줄로 설명한다. “우리 몸 안에 전기가 있고 전기가 통하는 건 쇠다. 침은 쇠로 만들어졌다. 침은 전기가 통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몸 안에 있는 쇠줄을 만드는 것은 뜸이다. 불이 일어나서 전기가 가도록 하는 것이다”

침과 뜸의 차이에 대해서는 “침은 탈 났을 때 고치는 것. 고장이 안 났을 때는 침이 필요 없다. 평소에는 줄을 잘 만들어 놓는 것, 즉 뜸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인체는 우주와도 연결된다. “침구의학에서는 우리의 인체, 오장육부가 제약공장이다. 우리 몸에서 쓸 수 있는 것을 스스로 만든다. 우주에서 모든 것이 움직이듯 우리 몸에도 그런 작용이 다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연결된다. “뜸이 사람한테만 쓰는 게 아니다. 옛날에 농촌에서는 소에게도 쇠침을 놓았고, 과수원에서도 나무를 자르면 균이 들어간다고 해서?불로 지져 놓으면 탈이 안났다. 풀뿌리 하나라도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같은 것이다”라고 했다.

구당은 백수가 가까워오는 나이지만 정정했다.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은 돋보기가 아니라고 했다. 귀가 어두워져서 보청기를 쓰지만, 뜸을 뜨면서 다시 들린다고 했다.

그동안 침뜸치료에 대한 자격 논란이 계속된 것에 대해서는 ‘환자가 손해 아니냐’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구당은 “내가 치료 못하게 하면 누가 손해겠나, 환자다. 경찰 조사를 받고 화가 났다. 아픈 사람한테 필요한 것을 없애버려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 내가 치료 안한다고 해도 나는 이익도 손해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배워야 하는 것을 이렇게 (취급)해서는 안된다”고 강변했다.

“내가 뭐가 필요하겠나. 밤사이 안녕하냐고 하는 늙은이인데. 내가 돈, 명예 얻어도 무슨 소용이 있겠나. 난 초월한 사람이다”

구당이 앞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한의대에는 침에 대한 교과서가 없다. 북한도 고려의학이라고 해서 침뜸으로 치료하고, 일본에서는 교과서도 있을 뿐 아니라 침구대학이 작년에 103개로 늘었다. 우리나라 한의사들도 침뜸을 배워야 한다. 침구대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침뜸은 쉽고 좋은 것. 영원한 것’이라는 구당은 여전히 활기차고 할 일이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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