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신앙이 밥 먹여주나?

‘신앙이 밥 먹여주나?’ ‘성경 읽으면 돈이 나오나?’ 이런 현실적 질문 앞에서 갈등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갈등은 할 수 있어도 선택은 에서와 같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어느 영화에서 들었던 대사인데요, 신앙이 없어도 눈 앞의 이익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좇아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나님나라가 가오보다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사진은 영화 <베테랑>의 한 장면


창세기 25장

“야곱이 이르되 오늘 내게 맹세하라 에서가 맹세하고 장자의 명분을 야곱에게 판지라”(창 25:33)

에서와 야곱의 장자권 거래, 이 거래가 과연 효력이 있는걸까요? 매매 계약서를 작성한 것도 아니고, 증인을 세운 것도 아닙니다. 장자의 명분이라는 것이 ‘옛다 너 가져라’ 한다고 해서 쉽게 이양되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둘 사이에 맹세라는 것을 하긴 했지만 장자와 차자라는 포지션은 둘 사이의 합의로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사실이고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습니다. 심각한 결격사유가 생기지 않는 한 장자는 뭘 해도 장자입니다. 에서는 이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맘 놓고 팥죽을 먹었던 것이죠.

설사 둘 사이에 매매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었다고 해도 이 거래는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장자를 축복하는 권리는 전적으로 아버지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인정하지 않으면 둘 사이에 맹세를 했든 합의를 했든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 팥죽 사건에서 장자권의 실제적 양도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창세기 27장에 가보면 이삭이 끝까지 축복하려 했던 아들은 에서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팥죽 사건으로 인해 에서의 장자권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이것이 장자권 거래 사건의 핵심입니다.

장자권은 상속권입니다. ‘상속권이 지금 당장 밥 먹여줘?’ 이것이 에서가 상속권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우리에게도 상속권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된 권세입니다. 하나님나라를 상속받을 권리이죠. 그런데 상속권이란 것이 지금 당장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상속권입니다. 그래서 ‘신앙이 밥 먹여주나?’ ‘성경 읽으면 돈이 나오나?’ 이런 현실적 질문 앞에서 갈등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갈등은 할 수 있어도 선택은 에서와 같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어느 영화에서 들었던 대사인데요, 신앙이 없어도 눈 앞의 이익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좇아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나님나라가 가오보다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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