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요한계시록’ 한눈에 파악하기
*요한계시록 7-9장
“첫째 천사가 나팔을 부니 피 섞인 우박과 불이 나와서 땅에 쏟아지매 땅의 삼분의 일이 타 버리고 수목의 삼분의 일도 타 버리고 각종 푸른 풀도 타버렸더라”(요한계시록 8장7절)
요한계시록이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시선을 빼앗는 강렬한 환상들과 뭔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한 숫자들에 신경을 쓰다 보면 읽기는 읽었는데 무슨 내용을 읽었는지 아리송할 때도 많습니다.
요한계시록을 쉽게 읽는 방법이 있습니다. 출애굽기를 연상하는 것입니다. 요한계시록은 출애굽기 시즌2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출애굽기와 유사합니다.
출애굽기의 전개
억압받는 하나님의 사람들
->모세를 향한 하나님의 요청
->애굽에 내린 재앙
->홍해 도하
->애굽 군대의 멸망
->성막 준공식
요한계시록의 전개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
->7교회를 향한 요청
->일곱 재앙
->최후 심판과 악한 세력의 멸망
->새 성전 강림
사실 요한계시록은 구약성경을 가장 많이 인용한 신약성경입니다. 구약의 내용을 암시하거나 구약의 구절을 반복한 곳이 250여 곳이나 되니까, 거의 구약성경의 오마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계시록 8장에 나오는 재앙들은 출애굽기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7절을 읽으면 애굽에 내린 우박 재앙이 연상됩니다. 8절은 피로 변한 나일강을 생각나게 합니다. 12절을 읽으면 흑암 재앙이 생각나지 않습니까? 20절에서는 재앙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파라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쯤 되면 로마의 극심한 박해 속에 있었던 1세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요한계시록이 어떻게 읽혔을지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출애굽과 같은 또 하나의 거대한 구원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계신다는 것에 대한 소망과 기대감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하나님의 관심은 구약시대에도, 로마시대에도, 오늘날에도 파라오적인 통치 아래에 억압받는 당신의 백성을 어떻게 구원하실까 입니다. 이 시대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출애굽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나는 어떤 것에 노예가 된 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인류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파라오적 질서는 무엇일까요? 파라오에 대한 징계와 노예해방 프로젝트는 지금도 역사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주적 종말에 하나님의 백성들은 홍해를 건넌듯 축제를 벌이게 될 것입니다.
계시록은 반드시 말씀을 기반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환상의 이미지 자체에서 해석을 시작하면 그 때 부터는 공상을 하게 되고, 심지어는 망상에 빠지는 경우도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