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묵상]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열왕기하 12장
“요아스의 남은 사적과 그가 행한 모든 일은 유다 왕 역대지략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왕하 12:19)
<조선왕조실록>에는 25명의 왕에 대한, 472년 역사의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글자수로는 5000만자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각 왕들에 대한 기록 분량 차이가 있겠지만 단순히 산술적으로 나누어보자면 한 명의 왕에 대한 기록이 A4용지로 약 1300페이지가 됩니다. 250페이지 책으로 환산하면 10권 남짓 되는 내용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과 그 주변 사건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하려면 10권 정도의 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남유다 왕국의 경우에 ‘유다 왕 역대지략’이라는 기록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역대지략은 유실되었고 우리들이 볼 수 있는 기록은 열왕기에 한 페이지, 역대기의 한 페이지 남짓 정도가 전부입니다. 남유다 12대 왕인 요아스 같은 경우에도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해주는 기록이 한 두 페이지가 전부입니다.
그나마 왕으로 살았으니까 그 정도의 기록이라도 남은 것입니다. 당시 대소신하들, 그리고 평민들은 어땠을까요? 한 줄 남아있으면 정말 많이 남아 있는 것이고, 이름 몇자 언급되어 있으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록은커녕 이름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어떨까요? 요즘에야 개인 기록물이 발달해서 과거와는 다를지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내용은 열왕기나 역대기와 마찬가지로 한 페이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보통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할 때, 단번에 떠올릴 수 있는 내용은 문장 두어개 정도입니다. “그 사람 이랬어. 이런 사람이었어” 결국 회자되는 것은 한 두 마디라는 것입니다.
만약 나의 인생이 한 페이지로 기록된다면 어떤 내용이 담길까요?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어떤 문장일까요? 인정하기 싫든 좋든, 단편적이든, 구체적이든, 두리뭉실하든 그 한 마디가 내 인생의 전부일 수 있습니다.
바라기는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다” 이 한 문장이면 좋겠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이보다 더 큰 영광과 복이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