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15] 첫 대면회담 바이든-시진핑 “이견 확인, 일부 협력 모색”
1. 첫 대면회담 바이든-시진핑, 핵심 이견확인·일부 협력 모색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현지시간) 3시간여 진행된 첫 대면 회담에서도 대만, 인권, 경제 문제를 비롯한 핵심 이슈에 대해 근본적인 입장차를 보이면서 대립. 그러나 긴장 격화가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소통과 원칙 마련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며, 기후변화·보건·식량 안보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는 중단됐던 대화가 복원될 수 있는 토대는 마련.
–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중 갈등이 최근 크게 격화된 직접적인 이유인 대만 문제를 놓고 이번에도 정면으로 대립.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이 국제적 번영을 위험에 빠트리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훼손한다면서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 그는 이어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재확인.
–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면서 “중·미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사람은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음. 앞서 두 사람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5번의 화상 회담이나 전화 통화에서도 대만 문제를 놓고 충돌.
– 미국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를 위주로 공급망 재편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추구하면서 핵심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경제정책을 취하는 가운데 미중 정상은 경제 정책을 놓고도 근본적인 입장차를 보였음. 특히 시 주석은 미국이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고 바이오 등 다른 분야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
–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이번 회담의 가장 가시적인 성과 중 하나는 시 주석이 승자가 없는 핵전쟁은 있어선 안 되며 우크라이나에서의 핵 사용이나 핵 위협에 반대한다는 입장에 동의했다는 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위협을 하는 가운데 백악관 발표대로 시 주석이 이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면 이는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한 간접적 비판이기 때문.
–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번 회담은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시진핑 집권 3기의 미중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평가. 두 지도자 모두 대형 국내 정치 이벤트를 끝냈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 대결을 피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하면서 양국 관계를 논의할 것이란 이유 때문. 또한 주요 현안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화 복원에 합의.
2. IAEA 조사단, 후쿠시마 방류 2차 검증 착수
–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바다로 방류하기로 한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의 처리 과정을 검증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이 14일 일본을 방문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 방일 조사단에는 IAEA 직원 이외에 한국과 미국, 중국 등 11개국 전문가가 참여.
– 구스타보 카루소 IAEA 핵안전·보안국 조정관은 이날 도쿄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처리수(오염수)를 안전하게 다루는 것은 일본 정부의 책임이지만 IAEA로서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음. IAEA는 일본 정부의 요청을 받고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해 검증을 하고 있으며 일본 방문은 지난 2월 이후 두 번째.
– IAEA 조사단은 18일까지 머물며 방류 전 제거할 방사성 물질의 종류 등을 확인. 16일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오염수 방류에 사용할 해저터널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내년 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기로 하고 관련 설비를 건설하고 있음. IAEA 조사단은 이번 검증 결과를 내년 이른 시기에 발표하고 오염수 방류 개시 전에 결론을 포함한 최종 보고서를 공표할 계획.
–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원전 부지로 유입되는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오염수가 발생. 도쿄전력은 이를 정화한 후 저장탱크에 보관. 그러나 정화 과정을 거쳐도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는 남음.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트리튬 농도를 자국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1ℓ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해 내년부터 바다에 방류할 계획.
3. 한국에서 열린 국제럭비대회 ‘홍콩시위대 노래 연주’ 파장
– 한국에서 열린 국제 럭비대회에서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대를 상징하는 노래 ‘글로리 투 홍콩’이 울려 퍼진 사건과 관련해 홍콩 정부가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공식 항의. 또한 홍콩 경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국가(國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
–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14일 밤 한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에게 “에릭 찬 정무부총리가 한국 총영사를 만나 강하게 항의했으며, 해당 사건을 살펴보고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매체들이 보도.
– 그는 “아시아럭비연맹이 이번 대회 주최국과 홍콩의 결승전 경기에서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용군 행진곡’ 대신 ‘글로리 투 홍콩’이 연주되게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아시아럭비연맹은 이미 사과를 했지만, 국가는 중요한 문제이기에 홍콩 정부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쓸 것”이라고 밝혔음.
– 리 장관은 “‘글로리 투 홍콩’은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고 2019년 시위 기간 ‘검은 폭력’, ‘독립 세력’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 또한 홍콩 밖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경찰이 어떻게 조사를 할 수 있냐는 질문에 “홍콩 경찰은 어떤 조사에 대해서도 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며 “우리는 조사 기간 어떠한 증거가 채집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음.
– 앞서 지난 13일 한국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시리즈 2차 대회 남자부 한국-홍콩 결승전 직전 국가 연주 시간에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 대신 ‘글로리 투 홍콩’이 울려 퍼졌음. ‘글로리 투 홍콩’ 가사는 민주주의와 자유는 물론, 홍콩 시위대의 대표 구호인 ‘광복 홍콩, 시대 혁명’도 담고 있음. 이 구호는 현재 홍콩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간주.
4. 장제스 증손자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 선거전 선두
– 장제스(蔣介石) 전 대만 총통의 증손자가 수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선거를 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 이에 따르면 전날 공표된 대만 지방선거(11월 26일) 여론조사에서 장제스 증손자인 장완안 국민당 후보가 37.8%로 1위에 올랐음. 이어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의 천스중 후보가 30.4%, 무소속 황산산 후보가 11.2%로 뒤를 이었음.
–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패배할 경우 임기를 2년여 남겨둔 차이잉원 총통의 국정 장악력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음. 이 때문에 차이 총통은 지난 12일 타이베이에서의 유세 연설에서 민주진보당이 4년 전에 겪었던 중간 선거 패배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지지를 호소.
– 한편, 1949년 중국 공산당에 밀려 대만으로 패주한 장제스는 대만의 경제적 번영의 기틀을 마련한 ‘대만의 국부’라는 평가와 대만 섬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본성인(本省人)들을 무자비하게 억압한 독재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음.
– 대만 민주화 이후 장제스의 평가 문제는 대만 사회에서 뜨거운 논란거리.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이 집권하면 대만 전역에서 장제스 동상이 철거되는 등 ‘장제스 지우기’가 대대적으로 추진됐고, 반대로 국민당이 집권하면 장제스가 ‘부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음.
5. 태국 ‘부패 경찰’ 500억원대 재산 몰수
– 돈을 뜯으려고 마약사건 용의자를 고문하다 숨지게 해 무기징역을 받은 태국 ‘부패 경찰’의 500억원대 재산이 몰수. 15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당국은 용의자를 고문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티띠산 우타나폰(39) 전 나콘사완 경찰서장의 13억5천만밧(501억원) 규모 미신고 재산을 몰수할 예정이라고 전날 밝혔음.
– 국가반부패위원회는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받은 소득과 그의 재산이 맞지 않는다”며 “‘비정상적인 부’를 정부가 압수해야 한다”고 말했음. 수사관들은 티띠산 전 서장이 방콕 호화저택에 살면서 5천400만밧(20억원)짜리 스포츠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비롯한 최고급 외제차 42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음. 경찰서장 월급은 4만7천밧(174만원) 수준.
– 티띠산은 지난해 8월 나콘사완 경찰서에서 20대 마약 용의자를 고문했다. 손이 묶인 용의자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겹겹이 씌우고 질식시키며 협박했고, 발버둥 치던 용의자는 쓰러져 목숨을 잃었음. 이 장면이 담긴 경찰서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익 제보’로 공개돼 태국 사회에 파문이 일었다. 태국에 만연한 경찰의 부정부패를 드러낸 흔치 않은 사건으로 꼽혔음.
– 티띠산 전 서장은 조사 과정에서 막대한 재산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음. 티띠산 전 서장과 부하 등 6명은 권한 남용·부정행위·고문에 의한 살인 공모·강압에 의한 살인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음. 중앙형사법원은 지난 6월 티띠산 전 서장 등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으나, 이들이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유가족에 위로금을 지급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으로 감형.
6. 이란, 이라크 쿠르드 분리독립 조직 공격
–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가 이라크 북부 지역의 쿠르드계 분리독립 조직 거점을 공격했다고 반관영 파르스 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 보도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전 이라크 북부 도시 코이신자크 부근에 위치한 반(反)이란 분리독립 조직인 ‘이란쿠르드민주당(KDPI)’ 거점을 공습.
– 이란군 관계자는 통신에 “이라크 북부 지역 테러리스트 기지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공격했다”고 밝혔음. 타리크 알하이다리 코이신자크 시장은 “도시에 이란이 쏜 미사일 5발이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최소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전했음. 혁명수비대는 이날 이라크 동북부 술레이마니야 지역에 위치한 쿠르드계 분리독립 조직 ‘코말라’의 기지도 공습.
– 이 지역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음. 이란은 쿠르드 조직이 지난 9월부터 지속된 이란 내 반정부 시위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해 왔음.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마흐사 아미니(22)는 쿠르드계 이란인. 모하마드 파크푸르 혁명수비대 육군 사령관은 “쿠르드계 분리독립 조직과 반정부 시위가 관련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며 “그들은 이란 내에서 폭동과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
– 마스로르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는 이날 이란의 공격에 대해 “이라크와 쿠르드에 대한 명백한 주권 침해”라고 비난. 이라크 주재 유엔 대표부도 이날 공습을 비난하면서 “이란과 이라크의 대화만이 지역 안보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