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0/21] “32년 만의 엔저 ‘잃어버린 30년’ 탓”

1. 중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LPR 2개월 연속 동결
– 중국이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대출우대금리(LPR)을 2개월 연속 동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LPR이 5년 만기는 4.30%, 1년 만기는 3.65%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음. 지난 8월 인하 이후 두 달 연속 동결.
–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8월 1년 만기 LPR을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했고, 5년 만기 LPR도 4.45%에서 4.30%로 0.15%포인트 내렸음. LPR은 명목상으로는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 1년 만기는 일반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음.
– 이달 금리 동결은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등이 고려된 판단이라는 해석. 중국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주춤했던 위안화 가치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 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전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

2. “리창, 중국 차기 총리 경쟁 선두주자 부상”
– 리창(63) 상하이 당 서기가 차기 중국 총리 경쟁에서 선두주자로 부상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음.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결정될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7명) 위원과 총리 등을 놓고 각종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리창 총리설’에 한 표가 추가된 모양새.
– SCMP는 “3연임을 앞둔 시진핑 주석은 당연히 향후 5년과 그 이후 자신을 지원할 ‘젊은 팀’을 구성하길 원한다”며 “다양한 소식통들은 기술과 새로운 경제 개발에 강력한 실적을 가진 리창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입성할 것으로 보이며, 차기 총리 경쟁도 리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음.
– 신문은 총리 임기 2회 제한에 따라 총리직에서 내려오는 리커창(67) 총리가 상무위에 남는 대신 전면 은퇴를 할 것으로 보이며, 차기 총리 인선은 리커창과 동갑인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의 거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 그러면서 당 서열 4위이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왕양이 리커창의 후임으로 이상적이지만 왕양이 리커창을 따라 전면 은퇴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고 전했음.
– 리창은 시 주석의 저장성 근무 시절 핵심 부하 인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의 일원으로, 시 주석 핵심 측근 중 한 명. 또한 1987년 이래 상하이 당 서기 9명 중 2008년 부패로 투옥된 천량위를 제외한 8명은 모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됐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상하이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산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시대를 열어젖힌 이래 상하이는 당 간부들이 출세를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임지.
– 다만 SCMP는 리창의 한가지 걸림돌은 그가 부총리를 지내지 않은 점이라고 지적. 신중국 건국 아버지인 저우언라이와 마오쩌둥의 후계자 화궈펑만 빼고 역대 모든 총리가 부총리를 거쳐 총리로 발탁됐다는 설명. 그러나 그간의 관습을 깨는 것이 더 큰 목적에 부합할 경우 관습을 깨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시 주석의 성향을 볼 때 이는 총리 인선에 주요 걸림돌이 될 것 같지 않다고 SCMP는 전망.

엔·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 한 때 달러당 1456을 돌파했다. <사진=EPA/연합뉴스>

3. “32년 만의 엔저 ‘잃어버린 30년’ 탓”
– 엔·달러 환율이 32년 만에 달러당 150엔을 돌파할 정도로 엔화 가치가 하락한 배경에는 1990년대 초반 이후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진 ‘잃어버린 30년’이 있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왔음. 아사히신문은 “‘거품(버블) 경기’가 끝난 뒤 일본에서 수출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소비가 감소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폈지만 효과는 미비했다고 21일 지적.
– 아사히 신문은 이어 “미국과 중국에서는 거대 정보통신(IT)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일본은 전통적인 제품을 만드는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기업의 매출액은 30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짚었음. 아사히신문은 또한 시장에 흘러든 막대한 자금 탓에 문을 닫아야 할 기업이 생존하고 경제의 신진대사가 둔화하는 폐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음.
– 아사히신문은 엔저(엔화 가치 하락)로 외국인 노동자가 줄어들고 외국 자본의 투자가 감소하는 점도 우려. 엔저가 지속되면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환전해서 본국에 송금하는 금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일본을 떠나고 있다는 것.
– 일본 주식 시장에서는 외국 자본의 유출이 확인되고 있음.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9월 해외 투자가의 일본 주식 매도액은 약 1조5천억 엔(약 14조원)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이후 2년 만에 가장 많았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많은 일본 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상태여서 엔저가 수출 경쟁력 상승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
– 일본 언론들은 일본은행이 초저금리와 대규모 금융완화를 고수하면 엔저를 타개할 방법은 사실상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밖에 없지만, 엔화 가치 하락세에 제동을 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요미우리신문은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엔저를 막는 효과는 일시적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연내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음.

4. 미얀마 민주진영 시민군, 양곤 교도소 공격 주장
– 지난 19일 민간인 등 26명의 사상자를 낸 미얀마 인세인 교도소 폭탄 공격과 관련해 쿠데타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군 진영의 한 단체가 배후를 자처. 20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양곤에서 활동하는 시민방위군(PDF)의 하나인 버마특수임무수행단은 전날 자신들이 인세인 교도소를 2개의 소포 폭탄으로 공격했다고 주장.
– 인세인 교도소는 정치범들이 많이 수감된 곳으로 지난 7월 민주화 운동가 초 민 유(53) 등 반대 세력 인사 4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 미얀마 군정 최고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는 전날 소포 폭탄 공격으로 인세인 교도소 직원 3명과 방문객 5명 총 8명이 사망했다며 테러 단체의 소행이라고 맹비난. 부상자는 교도관 5명 외에 9세 어린이와 17세 청소년 등 민간인 13명까지 총 18명.
– 버마특수임무수행단은 악명 높은 인세인 교도소의 교도관 등을 노리고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음. 하지만 민간인 희생자들이 나오자 민주 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음. 미얀마의 망명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NUG) 대통령실 대변인 쪼 조는 “정치범 가족들이 있던 시간에 폭탄을 터뜨린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민간인이 공격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
– 2020년 미얀마 총선거에서 당시 아웅산 수치가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하자 군부는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에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 군부는 쿠데타 이후 반대하는 민주 진영을 유혈 탄압하고 있음. 태국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한 사망자만 2천400여 명에 이르고, 체포·구금된 사람도 1만5천900명을 넘어섰음.

5. 말레이시아 내달 19일 조기 총선 실시
– 말레이시아 총선일이 내달 19일로 정해졌음.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제15대 총선을 11월 19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고 일간 더스타 등 현지 매체와 외신이 보도. 후보 지명일은 다음달 5일이며, 이어 15일에 사전 투표가 이뤄짐. 하원 222석 중 과반인 112석을 차지하는 정당 또는 연합 세력이 차기 정부를 구성. 파항, 페락 등 일부 주에서는 총선일에 주의회 선거도 동시에 진행.
– 말레이시아 현 의회 임기는 내년 7월 6일까지지만,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가 지난 10일 의회를 해산하면서 조기 총선이 결정. 그동안 말레이시아에서는 여권을 중심으로 조기 총선 요구가 이어졌음. 이스마일 총리가 속한 현 여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회동을 열고 올해 내에 제15대 총선을 여는 방안에 합의. UMNO는 집권 여당 연합 국민전선(BN) 내의 다수당.
– 이후 이스마일 총리는 압둘라 국왕의 윤허를 거쳐 의회 해산을 발표. 말레이시아 국왕은 총리의 의회 해산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고, 다수 의원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 이스마일 총리는 의회 해산 발표 당시 “현 정권의 정당성에 대한 비판 때문에 조기 총선을 결정했다”며 정치적 불안정을 이유로 들었음.
– 말레이시아가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UMNO는 61년 동안 총리를 배출하며 장기 집권. 지난 2018년 총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이후 총리가 여러 차례 교체되고 총리 자리가 다시 UMNO로 넘어가는 등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음.

6. ‘국가부도’ 스리랑카 “2026년까지 세수 두 배 늘릴 것”
– ‘국가 부도’ 상황을 맞은 스리랑카가 텅 빈 국고를 채우기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세수를 지금의 2배 가까이 늘림. 20일(현지시간) 이코노미넥스트 등 스리랑카 매체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에서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8.5% 수준인 세수 규모를 2026년까지 GDP의 14.5∼15%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음.
– 그는 “현재 국가 채무 구조를 조정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며 세제 개편이 없으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 위크레메싱게 대통령은 “이런 (세수 확충)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른 국제기구와 나라들도 우리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
–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생필품 부족난이 심각해졌고 주유소에는 기름을 구하려는 줄이 길게 이어졌음. 와중에 물가는 폭등했고 발전소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곳곳에 정전도 지속.
– 이런 가운데 스리랑카는 지난 4월 IMF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 이어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음. 이후 지난달 IMF와 29억달러(약 4조1천6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안 실무진급 합의를 이뤘고 이제 채권국과 채무 재조정에 나서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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