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8/23] 태국 총리 임기 논란, 헌법재판소까지 간다

1. 중국 ‘미니언즈 2’ 검열 “교훈적 결말로 수정”
– 자국에서 상영하는 해외 영화를 엄격하게 검열하는 중국이 이번에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2’의 자국 내 상영판 결말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 중국 네티즌들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과 관련 사진에 따르면 ‘중국판 미니언즈 2’는 주요 등장인물인 악당 ‘와일드 너클즈’가 경찰에 붙잡혀 20년형에 처하면서 끝남.
– 와일드 너클즈와 손을 잡고 다른 악당들에 맞선 주인공 ‘그루’에 대해선 “가족에게 돌아갔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세 딸의 아버지가 된 것”이라고 서술. 이것은 원판과 전혀 다른 결말. 원래는 죽은 척해 당국의 손에서 벗어난 와일드 너클즈와 그루가 함께 떠나면서 영화가 마무리되는 것이었는데 교훈적 결말로 수정된 것. 중국 내 미니언즈 2 배급사는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음.
– 중국이 해외 영화를 검열하는 과정에서 내용 자체를 수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님. 중국 당국은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 주연의 ‘파이트 클럽'(1999) 결말에서 주인공이 폭발물로 마천루들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삭제하면서, 경찰에 계획이 적발돼 주인공이 체포되고 폭발도 저지됐다는 내용의 텍스트를 삽입한 바 있음. 이 결말은 비판 여론이 일자 이후 원상 회복.
– ‘로건'(2017)도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17분이 잘려 나간 채 상영됐고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노매드 랜드'(2020)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반중 발언이 조명된 후 상영이 취소.

2. 일본 기시다 총리 지지율 급락, 각료·통일교 관계 논란 지속 영향
–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 집권 자민당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점도 지지율 급락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 마이니치신문이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지난 20∼21일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대비 16%포인트 급락한 36%로 나타났음. 이는 마이니치 조사 기준으로 작년 10월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최저.
– TV아사히가 주도하는 민영방송 네트워크인 ANN이 20∼21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43.7%로 지난달 조사 대비 9.9%포인트나 하락. ANN 여론조사 기준으로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 지지율 급락의 원인으로는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꼽혔음.
– 마이니치 여론조사에서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문제가 있다'(64%)와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23%)를 합해 87%가 문제가 있다고 응답. ANN 여론조사에서 ‘통일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한 정당과 국회의원의 조사와 설명 등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0%가 “부족하다”고 답변. 통일교와의 관계를 끊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78%가 “끊어야 한다”고 답했음.
– 지난달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범행동기를 밝힌 이후 일본 내에선 통일교와 정치권, 특히 자민당과의 관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음. 이에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 내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를 통해 국면 전환을 꾀했지만, 통일교 관련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음.
– 기시다 총리는 각료 19명 중 14명을 교체하는 대폭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통일교와의 관계가 드러난 7명의 각료를 교체했지만, 새 내각에도 통일교와 관계가 있는 각료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기 때문. NHK 조사에 따르면 이번 내각에 입각한 73명의 각료와 부대신, 정무관(차관급) 중 약 40%인 32명이 통일교와 접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남.

3. 대만 차이잉원 총통, 미국 주지사 접견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2일 “대만은 민주주의 (반도체) 칩의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민주주의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고 강조. 차이 총통은 이날 대만 방문 이틀째인 에릭 홀콤 미국 인디애나주 주지사(공화당)를 만나 “경제안보는 국가와 지역 안보의 중요한 기둥”이라면서 이같이 말했음.
– 차이 총통은 “대만 해협 안팎에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 동맹국은 함께 서서 모든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음.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중국의 위협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도 했음. 그의 이런 발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
– 이에 홀콤 주지사는 지난 6월 세계 4위의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팹리스)인 대만 미디어텍이 퍼듀대와 협력해 인디애나에 디자인센터를 건립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우리 미래를 설계할 때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되길 고대한다”고 화답. 그는 대만 방문 기간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음.
– 펠로시 의장의 방문 이후 연일 대만 주변에서 고강도 무력 시위를 펼치고 있는 중국군은 이날도 대만해협을 넘나들며 대만을 압박.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인민해방군 군용기 15대와 군함 5척이 대만 주변에서 활동하는 게 탐지돼 대만군이 대응했다고 밝혔음. 중국 외교부도 이날 밤 홈페이지에 올린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홀컴 주지사의 대만 방문에 대해 미국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음.

4.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 개인정보 수천만건 유출 의혹
–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 회사와 전력회사에서 수천만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정부가 진상 조사에 착수. 23일 안타라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는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 텔콤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서비스인 인디홈과 국영 전력회사인 PLN에서 고객 정보가 빠져나갔는지 조사하고 있음.
– 정보통신부는 조사를 위해 이들 회사의 대표들을 소환했으며 두 업체에 데이터 보호 권고안을 보냈음. 인도네시아에서는 몇 년 전부터 해커들에 의해 각종 인터넷 정보가 유출된다는 의혹이 있었음.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패스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면서 데이터 유출 우려의 목소리가 컸음.
– 또 이달에는 다크웹에 인디홈 서비스 이용자의 검색 이력 데이터라며 2천673만여개의 정보가 올라오기도 했으며 신분증이나 이메일, 휴대폰 번호, 성별 등의 사용자 개인 정보가 유출되기도 했음. 이 때문에 인터넷 보안 전문가들은 인디홈의 고객 정보가 해커들에 의해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
– 이와 관련해 텔콤 측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디홈의 방화벽에 이상이 없고 정보가 유출된 흔적이 없다며 데이터 유출을 부인. 이들은 인디홈에서 유출됐다는 자료들을 보면 텔콤에서 제공하지 않은 @telkom.net과 같은 이메일 주소들이 있다며 유출된 정보가 진짜 고객들의 정보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5. 태국 총리 임기 논란, 헌법재판소까지 간다
–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임기를 둘러싼 시비가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지게 됐음. 태국 헌재는 총리 임기 종료 시점을 판단해달라는 야권의 청원을 받아들여 심리에 착수할지 이르면 24일 결정할 예정. 2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헌재는 쁘라윳 총리 임기와 관련된 야당의 청원을 전날 접수.
– 야권은 헌법상 최대 8년인 쁘라윳 총리의 임기 종료일이 8월 24일이라며 결론이 날 때까지 직무를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 야당 의원 171명이 서명한 청원서는 이달 중순 하원 의장에게 제출됐으며, 검토를 거쳐 전날 헌재에 접수. 앞서 한 시민운동가는 총리의 임기 종료 시점을 확인해달라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 선관위는 야당 의원들의 청원서가 헌재에 제출된 상황이라며 공을 넘겼음.
– 야권이 주장하는 쁘라윳 총리의 임기 마지막 날이자 헌재의 관련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24일을 앞두고 태국 정치권에는 긴장이 고조. 헌재가 쁘라윳 총리의 임기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로 하면 동시에 총리 직무 집행 정지 건도 결정해야 함.
– 거리에서는 쁘라윳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와 집회도 열리고 있음. 지난 주말 37만여 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93.17%가 쁘라윳 총리가 8년 이상 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음. 정부도 헌재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을 논의. 위사누 크루어-응암 부총리는 “쁘라윳 총리의 직무가 정지될 경우 프라윗 원수원 부총리가 총리 권한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 밝힘.
– 쁘라윳 총리는 육군참모총장이던 지난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총리직에 올랐고, 이후 2019년 총선을 통해 집권을 연장. 군정이 2017년 개정한 헌법에 따르면 총리 임기는 최대 8년. 야권은 2014년 쿠데타로 총리 자리에 오른 시점부터 계산해 24일 임기가 끝난다고 주장. 반면에 여권은 새 헌법이 발효된 2017년 4월 6일부터 임기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

6. ‘국가 부도’ 스리랑카 7월 물가 67% 급등
– 심각한 경제난으로 국가 부도 상황에 처한 스리랑카의 월간 물가 상승률이 60%를 넘어서는 등 폭등세가 지속. 23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중앙은행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66.7%나 상승. 스리랑카의 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11.1%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 후 4월 33.8%, 5월 45.3%, 6월 58.9% 등 매달 급등. 연간 평균 물가도 7월 기준 25.9%로 전월 20.8%보다 크게 뛰었음.
– 7월 식품·음료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82.5% 급증했고, 수송부문 물가는 기름 부족 사태 등이 겹치면서 무려 117.1%나 올랐음. 식당·호텔 물가도 89.3% 오른 것으로 파악. 전문가들은 이런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봄. 중앙은행은 오는 9월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
–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 지난 5월 18일부터 공식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고 기름 등 생필품 부족, 순환 정전 등 민생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음.
– 와중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최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쫓기듯 해외로 도피한 후 사임. 이후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며 인도, 중국,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끌어오고 있음. 다만, 최근 관광과 증시 등 일부 경제 분야는 바닥을 딛고 다소 회복하는 조짐도 보임.

7. 사우디, 유가 하락에 감산 가능성 언급 “시장 변동성 극심”
– 경기 침체 우려 등의 이유로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하자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가능성을 언급.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극심한 시장 변동성과 유동성 축소로 향후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음.
– 알둘아지즈 장관은 “최근 원유 선물 가격이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에 대한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변동성이 시장을 교란하고 원유 가격 안정성도 떨어뜨렸다”고 지적.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음.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 추세를 보였음.
– 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는 2020년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려왔음. 올해 7ㆍ8월 증산량은 하루 64만8천 배럴이었음. 오는 9월 증산량은 하루 10만 배럴로 대폭 하향.
– 압둘아지즈 장관은 OPEC+가 향후 시장 대응에 있어서 유연함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회원국의 협력 속에서 감산을 포함한 다양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설명. 그는 “OPEC+ 회원국들이 그간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면서 “최근 원유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과 교란은 우리의 의지를 강하게 한다”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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