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묵상] “다윗 왕이 그걸 참 잘 했습니다”

“내 아버지는 너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나는 더 무겁게 할지라 내 아버지는 가죽 채찍으로 너희를 치셨으나 나는 전갈 채찍으로 치리라”(대하 10:14)

어이가 없고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 말을 솔로몬이 직접 들었다면 기분이 어땠을까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솔로몬의 지혜로도 감당이 안되는 것이 자녀 양육에 관한 영역일까요?

사람들이 르호보암에게 와서 이렇게 요구했습니다. 역대하 10장 4절 새번역입니다. “임금님의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우셨습니다. 이제 임금님께서는, 임금님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메우신 중노동과, 그가 우리에게 지우신 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임금님을 섬기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르호보암은 그들에게 3일의 말미를 달라고 하고, 두 부류의 사람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한 쪽은 솔로몬 왕을 모셨던 원로 신하들이었고, 다른 한 쪽은 자기와 함께 자라온 젊은 신하들이었습니다. 르호보암은 젊은 신하들의 말을 듣고 백성들의 청을 거절합니다. 결국 남북 분열의 도화선에 불이 붙고 맙니다.

그런데 르호보암이 원로들의 말을 들었다고 상황이 나아졌을까요? 원로들은 솔로몬 시절 북쪽 지파들을 차별하는 정책을 펴는데 앞장섰던 사람들이었고, 사실은 백성들의 노역을 무겁게 한 장본인들이었습니다. 원로들의 조언은 진정으로 백성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닳고 닳은 계산인 것이죠. 앞에서는 백성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한 후에, 은근히 더 많이, 더 길게 부려먹을 속셈이었던 것이죠.

르호보암이 원로 신하나 젊은 신하들보다 하나님 앞에 먼저가서 기도하며 고민했다면 상황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 주변에 아낌없는 조언을 해 줄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먼저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 하나님께 여쭙는 것, 이것이 신앙인이 가져야 할 소중한 태도가 아닐까요? 다윗 왕이 그걸 참 잘 했습니다.

석문섭 목사의 오디오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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