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출신 첫 부사관 나온다
대한민국 창군 이래 첫 다문화가정 출신 부사관이 탄생한다.
육군은 11일 다문화가정 출신 부사관 후보생 2명이 육군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어머니의 고향이 각각 베트남인 배준형(22)후보생과 일본인 한기엽(21) 후보생이 그 주인공.
두 후보생은 내달 4일 육군훈련소 과정을 수료한 후 부사관학교에서 12주간의 부사관 양성과정 교육을 마치면 육군 하사로 임관하게 된다.
배준형 후보생은 “어릴 적 드라마에 나오는 군인들을 보며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커서 꼭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다”고 입대 소감을 밝혔다.
실업고를 다니며 지게차와 굴착기 등 중장비 자격증 6개를 딴 한기엽 후보생은 “열심히 취득한 자격증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 군 입대를 생각하게 됐다”면서 “부사관으로 정식 임관하면 자격증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출신 병사 육군 179명, 공군 9명, 해병대 5명 복무 중
한편 육군훈련소는 다문화가정 병사의 입대가 증가하자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전했다.
한국군에는 다문화가정 출신 장교와 부사관은 아직 없지만 다문화가정 출신 병사는 육군 179명, 공군 9명, 해병대 5명이 각각 복무 중이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군은 2009년 인종·피부색을 따져 병역이행을 제한하던 규정을 삭제했다. 군은 또 지난해 장교 임관과 입영 선서문에 ‘민족’이라는 단어를 ‘국민’으로 바꿨다. 특정 집단을 배제하지 않기 위해서다. 육군훈련소는 다문화 가정 병사의 입대가 증가하자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주 연대장이 다문화 가정 병사들을 면담하고, 병영생활에서 어려운 점을 파악하는 식이다. 군은 훈련병 생활지도기록부에 병사들의 훈련과 병영생활을 상세히 기록해 근무부대에 배치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김정호(55ㆍ소장ㆍ육사36기) 육군훈련소장은 최근 간부들과 회의를 통해 “다문화 가정 출신 훈련병들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도움을 주는 방법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주 기자 david9303@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