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4/15] ‘친중국’ 파키스탄, ‘일대일로’ 빚더미…IMF 금융지원 모색
1. 중국 사정당국, 반부패 드라이브 강화…100일만에 18명 ‘호랑이 사냥’
–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를 결정지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사정당국의 칼날이 더욱 매서워졌음. 14일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이하 기율·감찰위)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18명의 ‘부패 호랑이(전·현직 고위 관료)가 엄중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음. 올들어 평균 6일에 한 명꼴로 ‘호랑이 사냥’이 이뤄진 셈. 지난 4년과는 매우 대조적인 흐름.
– 올해 낙마한 전·현직 고위 관료는 중앙의 정법·금융·철도·우편·식량 등 핵심 요직 인사들. 지난달 기율·감찰위 조사 대상에 오른 하오춘룽 랴오닝성 부성장을 포함해 현지에서 잔뼈가 굵으며 승승장구한 10개 성의 전·현직 고위 관료도 포함됐음. 랴오닝성은 작년부터 전·현직 공안청장 출신 5명을 포함해 7명의 고위 관료가 조사 대상에 오르는 등 사정 한파가 어느 지역보다 거셌음.
–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다이옌쥔 교수는 “중앙의 반부패 운동은 일관된 것”이라며 “오랜 기간 잠복해 있던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 지방 고위직들의 낙마와 관련, 베이징사범대 형사법과학연구원 펑신린 교수는 “각종 자원이 풍부한 지방은 정경유착 등 부패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분석.
– 사정당국이 반부패 드라이브를 더욱 강하게 거는 이유는 올가을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시 주석의 치적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임.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4일 시 주석 재임 기간 이뤄진 반부패 성과를 1면과 6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소개.
– 신문은 ‘반부패 투쟁,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전면적으로 공고화하다’라는 글에서 시 주석이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2012년 18차 당 대회 이후 저우융캉, 보시라이, 순정차이, 링지화 등 거물급 인사들을 부패 혐의 등으로 처벌했다고 소개. 또 18차 당 대회 이후부터 작년 10월까지 전국 기율검사·감찰 기관이 입건한 인원이 437만9천여명에 이르며, 이 중 조사를 한 중앙의 관리급 간부가 484명에 달한다고 전함.
2. “마윈 앤트그룹 조사, 중국 공산당 사정기관 직접 관여”
–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마윈의 앤트그룹과 국유기업 간 관계에 대한 최근 조사에 직접 관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마윈과 앤트그룹을 둘러싼 위험이 커졌다고 통신은 지적.
–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앞서 지난 2월 중국 여러 기관이 대형 국유 기업·은행들에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과의 금융 거래 등 관계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 블룸버그 소식통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앤트그룹의 영향력과 앤트그룹과 국유 은행·기업 간 거래의 정도를 파악하려 했다고 전했음. 중앙기율위의 관여 사실은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음.
– 중앙기율위의 조사는 저우장융(周江勇) 전 항저우시 당서기에 대한 조사의 일환이라고 한 소식통은 말했음. 앤트그룹과 알리바바는 모두 항저우에 본사가 있음. 앤트그룹 지분의 3분의 1을 보유한 알리바바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장 초반 주가가 4.7%까지 떨어졌음. 중국 검찰은 11일 저우 전 서기를 ‘막대한’ 금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했지만 앤트그룹이나 다른 회사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음.
– 저우 전 서기는 지난 1월 관영 CCTV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자신이 영향력을 이용해 동생의 사업을 도왔다고 말했음. 중앙기율위는 1월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과 관련한 부패의 근절을 우선순위의 하나로 정했음. 기율위가 공개한 저우 전 서기의 가장 큰 죄목은 ‘자본과의 결탁’. 중국은 2020년 10월 앤트그룹이 추진하던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중단시킨 뒤 기술 기업을 샅샅이 들춰왔음.
3. “일본 드라마 가면라이더, 불법 초과근무로 제작”
– 악당에 맞서 인류를 지키는 영웅의 이야기를 그린 일본 공상과학(SF) 드라마 ‘가면라이더’ 시리즈가 불법 초과근무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음. 15일 도쿄신문 보도에 따르면 영화제작사 ‘도에이’의 사원으로서 가면라이더 시리즈 제작 현장에서 일했던 20대 여성은 한 달에 100시간이 넘는 초과근무를 강요받았으며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다고 전날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폭로.
– 이 여성은 2019년 도에이에 입사했고 ‘가면라이더 리바이즈’의 제작 현장에 프로듀서 보조로 배치. 작년 4월부터 오디션이나 촬영 현장 준비 업무로 바빠지면서 하루 13시간 넘게 일하는 게 일상이 됐으며 초과근무가 월 100시간을 넘기도 했다는 것.
– 여성은 프리랜서 남성 조감독이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둘만 있는 곳으로 자신을 불러냈으며 또 다른 프리랜서 남성 스태프가 손을 잡거나 메신저 앱으로 반복해 연락하는 등의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 이 문제를 상사에게 보고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여성은 덧붙였음.
– 그는 “정의의 영웅 가면라이더를 만드는 현장에서 위법이 횡행하고 있는 것은 정의가 아니다. 영화제작 업계에서 장시간 노동이나 성희롱이 당연하다고 여겨지고 (이런 행위가) 만연한 것은 이상하다”고 문제를 제기. 그가 주장한 내용 중 일부는 당국의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
– 노동기준법(근로기준법) 준수를 감독하고 위반 행위를 단속하는 행정기관인 중앙노동감독기준서는 여성이 수습 직원으로 일하던 기간 월 한도인 45시간을 넘기는 초과 근로가 있었다고 판단했으며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을 시정하라는 권고를 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음. 도에이 측은 “노동기준감독서로부터 이미 공정한 판단을 받았으므로 판단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
4.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후계자, 40대 로런스 웡 재무장관 낙점
– 싱가포르 리셴룽(70) 총리의 후계자로 40대인 로런스 웡(49) 재무장관이 낙점. 리 총리는 지난 14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들이 웡 장관을 4G(세대) 팀의 새로운 리더로 선택했다”며 이 결정을 당 소속 의원들도 추인했다고 설명. 리 총리는 이번 결정은 싱가포르에 중요한 것이라며, 리더십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강조.
–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한 이후 줄곧 현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의 집권이 계속되고 있으며, 총리는 PAP 지도부의 논의나 소속 의원들의 추인을 통해 사실상 확정.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초대 리콴유(2015년 사망)에서 고촉통으로,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으로 총리 자리가 승계될 때마다 이런 관행이 반복됐음.
– 웡 장관은 PAP를 이끄는 젊은 정치지도자들인 이른바 ‘4세대 그룹’ 정치인 중 한 명. 리 총리는 지난 2018년 4세대 정치인들 10명을 대거 내각에 배치하면서 후계자 선정 작업에 착수. 앞서 2015년에는 자신이 70세가 되는 2022년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음. 그러나 4세대 그룹의 리더이자 후계자로 유력했던 헹 스위킷(61) 부총리가 지난해 4월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 총리 후계 구도에서 이탈.
– 리 총리는 이 직후 개각을 단행, 웡 장관을 비롯해 4세대 정치인 4명을 주요 장관으로 임명해 이들의 국정 운영 역량을 시험. 이에 따라 웡 장관, 찬춘싱(52) 교육부장관, 옹예쿵(52) 보건장관 데스먼드 리(45) 국가개발부 장관으로 짜인 진용이 꾸려져 지난 1년간 총리 후보 ‘모의고사’를 치러왔음.
–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웡 장관은 미국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돌아와 2011년 정계에 입문해 국가개발부 장관 등을 역임. 이후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는 정부 합동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공동의장으로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각종 코로나19 대책 등을 활발하게 발표하면서 차기 총리감으로 낙점받은 것으로 보임.
5. ‘친중국’ 파키스탄, ‘일대일로’ 빚더미…IMF 금융지원 모색
– 일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스리랑카뿐만 아니라 파키스탄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모색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 스리랑카와 파키스탄은 ‘친중국’ 성향 정권이 집권하는 동안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부채의 수렁에 빠진 것이어서 주목.
– 15일 블룸버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파키스탄은 물가상승과 외화 부족 등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음. 파키스탄 의회는 이달 10일 심각한 경제난 책임을 물어 ‘친중 인사’로 불리는 임란 칸 총리 불신임안을 가결하고, 새 총리로 셰바즈 샤리프(70) 전 펀자브 주총리를 선출. 파키스탄이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부채에 허덕이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실정까지 겹치면서 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왔음.
– 파키스탄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항까지 3천㎞에 이르는 도로, 철도, 에너지망 구축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국에 천문학적인 빚을 졌음. 샤리프 신임 총리는 취임 직후 “거의 모든 경제 부문이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공무원 근무일을 주 5일에서 6일로 늘리고,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8시로 앞당기라고 지시하는 등 고삐를 조이고 있음.
– 파키스탄은 현재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몇몇 우방의 지원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통해 가까스로 경제 붕괴 위기를 막아내는 것으로 알려졌음. 외교의 경우 지난 몇 년간 미국 등 서방과 멀어지고 친중 노선이 강화되면서 국제적 입지가 축소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 파키스탄은 2019년 7월 IMF로부터 6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로 합의했지만, 조건 준수 미이행으로 최근까지 누적 30억 달러만 받은 상태여서 나머지 절반 지원이 시급한 상황.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를 버텨내려면 IMF와 협력해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 지적. 중국은 파키스탄과 스리랑카를 돕기로 약속했지만,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부각할 수 있고 양국 내정 간섭으로 보일 수 있기에 주저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