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묵상] 무엇이 지혜?···”잘 듣고, 또 듣고, 더 듣습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국민청원 게시판이 있습니다. 20만 이상 추천 청원건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청원이 20만 이상의 추천을 받는다는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20만 이상의 추천을 받는다는 것은 정부가 대답할 책임을 느낄만큼 민생의 현안으로서 무게감이 있다는 이야기이죠. 뒤집어서 생각하면 20만 이상의 추천을 받지 못하는 청원은 심각성이나 중요도가 낮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열왕기상 3장에는 솔로몬의 재판이 등장합니다. 난감한 상황에서 솔로몬이 발휘한 기지가 놀랍기에 아주 유명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의 판결 내용만큼이나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때에 창기 두 여자가 왕에게 와서 그 앞에 서며”(왕상 3:16)
창기 두 명의 말에 왕이 귀를 기울였다는 사실입니다. 청원자가 20만명이 된 것도 아니고 고작 두 명입니다. 여성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시절이었고, 게다가 그 두 여성은 창기였다는 것입니다. 이 재판이 열린다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솔로몬이 하나님께 구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솔로몬은 명석한 두뇌를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열왕기상 3장 9절에 의하면 솔로몬은 ‘듣는 마음’을 달라고 했습니다.
솔로몬의 지혜란 판단 능력이기 전에 듣는 능력이었습니다. 분별하기 전에 경청하는 태도입니다.
이 세상이 왜 이렇게 소란스러울까요? 저마다 자기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줄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잘 들어주기만 해도 해결될 문제가 참 많을텐데 말입니다.
나는 듣는 시늉을 하는 사람인지, 듣는 마음을 가진 사람인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십시오” 솔로몬이 드렸던 기도를 되뇌어 봅니다. 지혜는 들음에서 나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믿음도 들음에서 난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6)
잘 듣고, 또 듣고, 더 들어서 나쁠 것 하나도 없습니다.
석문섭 목사의 오디오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