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지선 전망대 D-74] ‘대선 승리 효과’ 어떻게 나타날까?
3월 20일 오늘부터 군수·군의원 선거 출마 희망자들의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됩니다. 시·도지사와 교육감 선거 출마자들은 2월 1일부터, 시·도의원, 자치구의원과 구청장 선거 출마자들은 2월 17일부터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했습니다. 이로써 6.1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 모두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비후보 등록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나 선거운동이 좀 더 자유스러워서 대부분의 출마 희망자들은 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명함을 나눠주는 것이 사전선거운동에 걸리지 않습니다. 언론의 관심이나 여론조사기관들의 주목도 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등록한 예비후보들은 국민의힘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홍준표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이 대선 다음 날인 3월 10일 가장 먼저 대구시장과 충북지사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의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았던 황상무 전 KBS 앵커도 강원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습니다. 대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6.1 지방선거 승리의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기대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 직후에 치러지는 선거는 으레 대선에서 이긴 당에게 유리했다는 점에서 보면 우려가 클 겁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승부가 사상 최소득표율차로 갈렸기에 제7회 지방선거만큼 압도적인 승리는 아니겠지만 해볼 만하지 않느냐는 기대도 있을 겁니다.
김대중 정부 출범 4개월 뒤인 1998년 6월 제2회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인 국민회의가 광역단체장 선거 6곳, 기초단체장 선거 84곳에서 이겼습니다. 한나라당은 광역 6곳 74곳에서 이겨 선거 직전보다 광역 3곳 기초 80곳이 줄었습니다. 공동정부를 구성했던 자민련이 광역 4곳 기초 29곳에서 이겼으므로 공동여당이 크게 이긴 셈입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지방선거가 두 차례 실시됐는데, 임기 만료를 8개월 앞둔 2002년 6월 제3회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 참패했습니다. 새천년민주당은 광역 4곳 기초 44곳에서 이겼고, 한나라당은 광역 11곳 기초 140곳에서 이겼습니다. 민주당은 광역 2곳 기초 40곳이 줄었고, 한나라당은 광역 5곳 기초 66곳이 늘어났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4개월 뒤인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이 광역 8곳 기초 117곳, 야당은 광역 9곳 기초 80곳에서 이겨, 광역은 야당이 기초는 여당이 이긴 셈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1개월 뒤인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여당 광역 14곳 기초 151곳에서 이겨 광역 2곳 기초 53곳에서 이긴 야당을 크게 눌렀습니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가장 크게 진 것은 노무현 정부 출범 3년 3개월 뒤인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였습니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광역 12곳, 기초 155곳에서 이겼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겨우 광역 1곳, 기초 19곳에서만 이겼습니다. 광역 2곳과 기초 20곳에서 이긴 민주당보다도 초라한 성적입니다. 이때는 노무현 정부 지지도가 바닥을 칠 때였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치른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야당 민주당이 광역 7곳 기초 92곳에서 이겨 광역 6곳 기초 82곳에서 이긴 여당 한나라당을 눌렀습니다. ‘반MB정서’가 강할 때였습니다. 이처럼 대선 직후나 대통령 지지도가 높을 때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임기 말이나 대통령 지지도가 낮을 때는 여당이 졌습니다.
6.1 대선은 새 정부 출범 뒤 불과 3주 만에 치르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지방선거를 되돌아보면 이른바 ‘대선승리 효과’가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나타날 거라고 전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선이 아슬아슬하게 승패가 갈려 아쉬워하는 시민들이 어떤 투표 행태를 보이느냐에 따라 승부가 달라질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