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재의 지선 전망대 D-72] 4년 전 참패 국민의힘 ‘지방권력’ 탈환할까?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대선 이후 국민의힘은 정권인수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대선 패배의 후유증에서 빠르게 벗어나기 위한 당체제 정비에 매달리고 있지만 6.1 지방선거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거 채비는 정진석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한 국민의힘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다른 정당들도 지방선거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3주 만에 치러질 지방선거에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동력을 갖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대선 직후의 선거에서는 대선에서 이긴 당이 유리하다는 ‘대선 승리 효과’를 기대하지만 대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이겼기에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크게 진 국민의힘은 지방권력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데다가 조직력도 앞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과의 공조도 자칫 갈등의 씨앗이 될지 모릅니다. 합당 절차가 아무리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후보공천을 합당 뒤로 미루기는 어렵습니다. 공천 과정에서 양당의 갈등이 최소화되지 않으면 선거를 힘들게 치러야 합니다.

합당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항이므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6.1 지방선거에서 ‘따로 또 같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합당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으므로 두 당이 지방선거 관련 업무는 ‘따로’ 진행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공천은 ‘같이’ 해서 한 선거구에 한 명만 공천해야 합니다.

특히 양당 출신이 팽팽하게 맞붙어 있는 선거구의 공천 문제를 조정하는 건 매우 풀기 어려운 고난도방정식입니다. 모든 인사 문제가 그렇듯이 공천된 후보는 웃지만 낙천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불만을 갖는 게 공천입니다. 양당 지도부는 다양한 사항들을 고려해서 합의하더라도 지방선거 출마희망자들은 필사적이기 때문입니다.

낙천된 후보가 불만을 갖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습니다. 경선과정을 거쳤다면 무소속 출마는 못하지만, 선거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3.9 대선에서 ‘친문’이지만 이재명 후보가 싫어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른바 ‘ㅁ 파’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생겨난다면 지방선거에서 ‘대선 승리 효과’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국민의힘은 어느 당보다도 발 빠르게 지방선거 채비를 시작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지방정치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새 바람으로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시험(PPAT, People Power Aptitude Test)’을 제안했습니다. 결국 이 대표가 추진하는 새 바람은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책’ ‘새로운 공천방식’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준석 대표의 제안을 최고위원회가 받아들여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비례대표 공천에 PPAT 평가 결과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PPAT는 상대평가인 9등급제 자격시험인데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3등급(상위 35%) 이상, 광역의원 비례대표는 2등급(상위 15%)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만 공천 신청 자격을 갖게 된다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주나 되어야 선거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 사퇴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아직 남아 있고, 윤 위원장의 후임 원내대표를 뽑는 문제에 관심이 쏠려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민주당이 손 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역별로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위원회가 후보자 자격 적합 판정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전국위원회를 열어 제20대 대선을 평가하고, 지방선거 방침과 후보 선출 일정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은 당을 쇄신하고 지방선거에서부터 다당제 민주정치 실현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정의당의 후보 선출은 3월 30일 선거공고 이후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투표를 통해서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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