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선생 별세 보름 전 공주고 명예졸업장…김홍신 작가도

생전의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에게 지난 2월 공주고 관계자들로부터 명예졸업장을 받고 있다. <사진 공주고 제공>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별세 보름 전 충남 공주고등학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이 전 장관과 김홍신 작가는 공주고 설립 100주년을 맞아 함께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명예졸업장은 김 작가의 경우 지난 2월 11일 제95회 졸업식장에서, 이 전 장관은 학교측이 집을 찾아가 전달했다. 

공주고는 “우리 학교에 입학해 학교생활을 한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과 김홍신 작가는 사회활동 중 공주고의 정신을 널리 알려 학교위상을 높이고 문학을 통해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며 “이에 총동창회와 교직원 동의를 거쳐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어령 전 장관은 충남 아산에서 출생해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200여권의 책을, 김홍신 작가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소설 <인간시장> 등 136권의 책을 출간하는 등 한국 문학계의 거장으로 꼽힌다.

김홍신 작가(오른쪽)가 공주고 명예졸업장을 받고 있다.


다음은 김홍신 작가가 2월 11일 지인들에게 보낸 감사 메시지

저는 오늘 공주고등학교 100주년 기념으로 제정한 명예졸업장을 이어령선생님과 함께 받았습니다.1962년 말에 집안의 급박한 사정으로 논산 대건고등학교로 전학했습니다.저는 졸업식에서 축사까지했습니다.

위독한 상태의 이어령선생님께 전화드렸더니 대신 축사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자고 하셨습니다.한 편으로는 기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제게 큰 사랑을 주신 스승이자 선각자인 선생님의 가슴 시린 사연에 마음이 아픕니다.108배를 올려 정성기도드렸습니다.

저도 불과 얼마 전에 병상에서 절대고독,저승에 대한 공포,인생마감의 회한과 싸우며 제 삶의 인연공덕을 온몸과 온마음으로 절절하고 애통하며 깨달은 게 있습니다. 제 인연동무가 되어준 분들이 제 인생의 천사라는 걸~

병상에 있는 동안 방호복으로 두 눈만 보이는 간호사,의사선생님들은 모두 분명 천사였습니다. 하물며 이승에서 제게 따뜻한 인생동무가 되어주신 분들이야 어찌 저의 천사가 아닐 수 있겠습니까.

참 고맙습니다. 사는 동안 남을 기쁘게 하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살며 귀한 분들께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우며 건강하시라고 날마다 기도드리겠습니다.
김홍신 두손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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