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관위 직원의 편지 “우리 스스로 나태하거나 자만한 적은 없었는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아시아엔> 8일자 ‘한국 민주주의의 보루 선관위 자부심 되찾길’ 제목의 [발행인 칼럼]과 관련해 9일 한 선관위 직원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 직원은 “제20대 대통령선거, 착잡한 생각이 앞선다”며 “선관위의 대국민신뢰도에 대하여,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는 작금의 안타까운 상황을 어찌해야 좋을지?”라고 밝혔다.

선관위 직원은 “깊은 자성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며 “내 맘같지 않은 현실을 핑계로 방심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들 스스로 나태하거나 자만한 적은 없었는지?”라고 말했다.

그는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한두 번 경험할 수 있을 법한 ‘치명적 실수’는 말이나 글로써 설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용서받기 힘들다는 사실을 새삼 느껴본다”며 “급기야, 이제는 각자의 입맛에 따라 온갖 ‘의혹’, ‘음모론’, ‘고의’라는 단어가 한꺼번에 남발되고 있는 무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엔 발행인 칼럼대로 아쉬움, 억울함, 울분 등등…세상에 존재하는 속상한 일들과 감정들이 어디 이뿐이겠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엔의 결이 다른 시각에서 봐주신 이번 칼럼은, 제 마음을 다 잡아주기 충분하였고, 위로가 되기도 하였다”고 했다.

그는 “선관위 직원 중 한사람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다시 일깨워 주시고, 작금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 해주신 점, 머리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선관위 직원 편지 전문

‘제20대 대통령선거’

착잡한 생각이 앞섭니다.

선관위의 대국민신뢰도에 대하여,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는 작금의 안타까운 상황을 어찌해야 좋을지요?

아시아엔 발행인 칼럼대로
아쉬움, 억울함, 울분 등등…

세상에 존재하는
속상한 일들과 감정들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엔의 결이 다른
시각에서 봐주신 이번 칼럼은,

제 마음을 다 잡아주기 충분하였고,
위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만,

한편으로
깊은 자성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내 맘같지 않은 현실을
핑계로 방심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들 스스로
나태하거나 자만한 적은
없었는지?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한 두번 경험할 수 있을 법한 ‘치명적 실수’는 말이나 글로써 설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용서받기 힘들다는 사실을
새삼 느껴봅니다.

급기야,
이제는 각자의 입맛에 따라
온갖 ‘의혹’, ‘음모론’, ‘고의’라는
단어가 한꺼번에 남발되고 있는
무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부조리하게만 느껴지는
이러한 사회현상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가
어느 편이 되었든지간에,
집단지성이 강한쪽으로
승기가 기울었으면…

또한, 그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지혜롭고 성숙한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선관위 직원중 한사람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다시 일깨워 주시고,

작금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 해주신 점,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누가 뭐라하든,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도덕적 양심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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