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안철수, 정권교체 못하면 대한민국 역사 지체시킨 죄인이라 생각”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1월 18일 오후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전남 함평군 대동면 ‘호접몽가’로 찾아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페이스북에 안철수 상임선거대책위원장 45일 소회·단일화 뒷얘기 남겨

최진석 안철수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안철수 후보와 제가 동의하는 이 시대의 가장 큰 대의는 ‘정권 교체’”라며 “선도국가의 꿈도 4차산업혁명에 올라타는 것도 정권이 교체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이 상임대책위원장을 맡은 이후 45일간의 소회와 단일화 이유 등을 밝히며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하려는 의사를 끝까지 갖지 못하다가 마지막에 받아들인 이유는, 잘못하다가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일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체시킨 죄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가 지지자들을 실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염려했다. 그래서 끝까지 단일화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참모들과 끈질긴 토론 끝에(참모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은 단일화를 하기로 했는데, 나는 단일화를 찬성하는 쪽이었다”고 소개했다.

최진석 위원장은 “나는 안철수 후보를 돕기 시작하면서 안철수 후보의 정치적 성장을 가장 중요한 점으로 놓고 관찰하면서 (안 후보가) 긴 시간 동안 소수정당이나 작은 정당으로 있으면서 다수 정당이나 큰 정당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했을 텐데, 왜 그러하지 못했을까를 궁리해 보았다”며 “내가 내린 결론은 성장하려는 과정 중에 변화를 시도한 흔적이 분명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도 같은 방법을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나는 이번 단일화를 안철수 후보의 정치적 성장을 위하여 시도해보는 하나의 ‘변화’로 설명하였다”고 했다. 최진석 위원장은 “어떤 변화도 시대와 환경이 주는 조건을 피해갈 수 없는데, 이번에 변화를 시도하면서 맞이한 조건은 ‘정권교체’라는 대의였다”고 강조했다.

최진석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는 다당제와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대통령 권한 축소라는 세 가지 의제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며 “(이같은 의제를) 제3당으로는 할 수 없다는 인식과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함께 고려하여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진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최근 민주당에서 다당제로의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 때문에 민주당과의 연합은 사실상 고려할 수 없었고, 야당으로 들어가 이 일을 중요 과제로 설정해서 해내야 한다고 보게 되었다”며 “민주당과의 밀약설 등이 난무했으며 그 과정에 안철수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 고향이 호남인 것이 거론되고 심지어 내가 호남 사람인 것까지도 거론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아직 갈 길이 멀구나 하는 것도 느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특히 “200억을 받고, 70억을 받고, 심지어는 협박을 받아서 단일화를 했다는 설까지도 들었다”며 “멀쩡한 직책을 가진 멀쩡한 분들이 나서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을 하는 걸 보면서 왜 우리나라에서 지금 정치 대의가 정권교체일 수밖에 없는가를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고 했다.

최진석 위원장은 “이번 단일화 결정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와 저 사이의 차이도 조금 느꼈다”며 “안철수 후보는 나보다 더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안철수 후보에게 보낸 문자를 소개하며 글을 맺었다. “후보님이 더 철학자 같고, 제가 더 정치꾼 같습니다.”

다음은 최진석 안철수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페이스북 글 전문.

안녕하십니까?

제가 정치의 영역에 들어온 지 45일째 되는 날입니다. 안철수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은 오늘까지입니다. 왜 정치에 들어왔는지, 왜 다른 후보가 아니고 안철수 후보를 돕게 되었는지 하는 점을 설명하는 것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 “선도국가로 건너가기, 안철수뿐이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안철수 후보가 끝까지 완주하지 않고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하였습니다. 칭찬도 있지만, 비판도 있습니다. 정치 영역에서 대부분의 칭찬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같기 때문이고, 대부분의 비판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칭찬하는 분은 연합이라 하고, 비판하는 분은 야합이라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안철수 후보가 거대 양당 어디로도 편입되지 않고 소수정당으로 존재하면서 힘든 길을 가고 있는 것 자체를 존중하여 지지하시는 분들의 실망은 안철수 후보와 저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합니다. 특히 다당제로의 제도개혁을 외치다가 거대 양당 가운데 한 정당을 선택하여 단일화한 것에 실망하시는 분들에게 해명하는 일은 매우 필요해 보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가 지지자들을 실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크게 염려하셨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단일화를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참모들과 끈질긴 토론 끝에(참모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은 단일화를 하기로 했는데, 저는 단일화를 찬성하는 쪽이었습니다.

저는 안철수 후보를 돕기 시작하면서 안철수 후보의 정치적 성장을 가장 중요한 점으로 놓고 관찰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소수정당이나 작은 정당으로 있으면서 다수 정당이나 큰 정당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했을 텐데, 왜 그러하지 못했을까를 궁리해 보았는데, 제가 내린 결론은 성장하려는 과정 중에 변화를 시도한 흔적이 분명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결과를 기대하면서도 같은 방법을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번 단일화를 안철수 후보의 정치적 성장을 위하여 시도해보는 하나의 “변화”로 설명하였습니다. 어떤 변화도 시대와 환경이 주는 조건을 피해갈 수 없는데, 이번에 변화를 시도하면서 맞이한 조건은 ‘정권교체’라는 대의였습니다.

한 정치인이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현실적인 성과를 내려면 대의에 동참해야 합니다.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안철수 후보와 제가 동의하는 이 시대의 가장 큰 대의는 ‘정권 교체’입니다. 선도국가의 꿈도 4차산업혁명에 올라타는 것도 정권이 교체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려는 의사를 끝까지 갖지 못하다가 마지막에 받아들인 이유는, 잘못하다가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일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체시킨 죄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정권교체가 ‘대의’가 될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어?라고 의아한 마음이 드시는 분은 제 책 <최진석의 대한민국 읽기>를 보시면 의아함은 많이 해소될 것이라 믿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정권교체’가 가장 대의가 되는 그런 수준을 살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당제로의 제도개혁을 말하다가 거대 양당 가운데 한 곳과 함께 한다고 결정한 것도 의아하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계십니다. 이 문제도 제3당으로 존재하는 한, 할 수 없다는 인식에 도달했습니다. 최근에 민주당에서 다당제로의 개혁을 공약으로 내 세웠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 때문에 민주당과의 연합은 사실상 고려할 수 없었고, 야당으로 들어가 이 일을 중요 과제로 설정해서 해내야 한다고 보게 되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다당제와 대통령 결선투표제와 대통령 권한 축소라는 세 가지 의제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습니다. 제3당으로는 할 수 없다는 인식과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함께 고려하여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안철수 후보와 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2021년 9월 30일에 서로 확인하였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선도국가로 건너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를 권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꿈을 대통령이 된 다음에야 착수하려 한다면, 너무 늦습니다. 전면적이지 못하면, 부분적으로나마 우선 착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일화를 해서 정권교체에 성공하면, 우선 착수는 할 수 있습니다.” 독서를 하기 위해 좋은 책상과 의자를 갖는 꿈을 꾸면서도 그런 것들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면 우선 엎드려서라도 책을 읽기 시작해야 합니다. 우선 착수할 수 있는 길은 단일화를 해서 정권을 교체하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민주당과의 밀약설 등이 난무했습니다. 그 과정에 안철수 후보의 부인이신 김미경 교수님의 고향이 호남인 것이 거론되더군요. 심지어는 제가 호남 사람인 것까지도 거론되는 것을 보고 우리가 아직 갈 길이 멀구나 하는 것도 느꼈습니다. 200억을 받고, 70억을 받고, 심지어는 협박을 받아서 단일화를 했다는 설까지도 들었습니다. 멀쩡한 직책을 가진 멀쩡한 분들이 나서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들을 하는 걸 보면서 왜 우리나라에서 지금 정치 대의가 정권교체일 수밖에 없는가를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단일화 결정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와 저 사이의 차이도 조금 느꼈습니다. 안철수 후보님은 저보다 더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저는 안철수 후보보다 더 실용적입니다. 제가 안철수 후보님께 이런 문자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후보님이 더 철학자 같고, 제가 더 정치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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