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묵상] “목이 뻣뻣하다” 함은?

기억하라

청소년들이 수련회나 아웃리치를 가게 되면 종종 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마니또 입니다. 제비를 뽑아서 내가 챙겨야 할 친구를 정하고, 출발하는 날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그 친구를 계속 챙깁니다. 중요한 것은 들키지 않게, 티가 나지 않게, 몰래 돕고 챙기는 것입니다.

마니또 게임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마니또를 공개하는 순간이죠. 이 때 참가자 대부분에게 나타나는 재미난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베푼 호의는 정확하게 기억하는데, 상대방이 나에게 베푼 호의는 곰곰히 생각해야봐야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아예 인식조차 못했던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살아가다 보면 하나님이 마치 마니또처럼 우리 곁에 계실 때가 꽤나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적절한 타이밍에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시고 자녀들을 챙기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신명기 8장 11절 이하를 보면 모세가 출애굽 2세대를 향해 등 따시고 배부를 때 그런 축복이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7, 18절을 새번역으로 읽어보겠습니다.

“당신들이 마음 속으로 ‘이 재물은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모은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그러나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신 그 언약을 이루시려고 오늘 이렇게 재산을 모으도록 당신들에게 힘을 주셨음을, 당신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것인데 내가 잘해서 받은 보상이라고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내가 베푼 것은 잘도 기억하면서 받은 것은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내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는 남이 알아주기 원하는데 남들이 얼마나 수고하고 있고 내가 그 덕을 얼마나 보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는 그다지 깊지가 않은 것이 우리의 실상 아닌가요?

신명기 초반에서 모세가 이야기하는 것은 ‘기억하며 살자’는 것입니다. ‘생각하고 살자’는 것입니다. 은혜를 기억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목이 뻣뻣하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석문섭 목사의 오디오 잠깐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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