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묵상] “도대체 하나님은 이런 나를 왜 사랑하실까?”

광야가
힘들긴 힘든가 봅니다.

시내산 아래서 1년
나름 열심히 배웠는데

출발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무너집니다.

이집트 노예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나았다고 느낄 정도면
진짜 힘든 겁니다.

광야란
그런 곳입니다.

세상이란
그런 곳입니다.

홍해의 기적조차
기억에서 지워버릴 정도로
혹독한 곳.

이스라엘 민족에게
악하다
손가락질 하기가
참 민망한 것은

내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오늘도 나를
이끌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도

아침에 내린 만나로
일용할 양식을
삼았으면서

하나님의 섭리에
회의를 품는
자신의 이중성이
탄로나는 곳.

어쩌면 광야는
그래야 하는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뜨거운 뙤약볕에
수분이 다 날라가고
추함과 초라함의 결정체만을
내게 남겨놓는 곳.

훈련을 받으면
좀 나아질까요?

광야는
훈련 받으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일말의 기대감마저도
한 순간에 증발시켜 버립니다.

광야에서는
나의 존재가치가
애굽 노예보다
하등한 것으로
짓이겨집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의문이
남는 곳입니다.

도대체 하나님은
이런 나를
왜 사랑하실까?

왜 구원하셨을까?

왜 나 같은 사람의 하나님이
되시겠다고 하셨을까?

통독 민수기 11~1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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