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23] ‘펑솨이 스캔들’ 실종설·미투 폭로 함께 가라앉았다

1. 시진핑, G7 아세안 초청에 ‘농산물 178조원 수입’으로 화답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농산물 178조원 어치 수입, 1조8천억원 개발원조, 선진기술 1천개 제공 등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묵직한 보따리를 풀었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과 우호국들을 규합해 중국을 포위하려하는 미국에 맞서 동남아 국가들을 우군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
–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22일 영상으로 진행된 중국-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음. 시 주석은 “거대 국내 시장을 가진 중국은 앞으로 5년간 1천500억 달러(약 178 조원) 어치의 농산물을 수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포함해 아세안 국가들의 우수한 생산품을 더 많이 수입할 것”이라고 말했음.
– 이 같은 농산물 수입 규모는 중국이 2020년 1월 미국과 맺은 1단계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규모(2년에 걸쳐 320억달러)를 웃돔. 이어 “아세안에 1천 개의 선진 응용기술을 제공하고, 향후 5년간 아세안 청년 과학자 300명의 중국 방문 교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음. 또 “앞으로 3년간 15억 달러(약 1조7천800억원)의 개발 원조를 아세안 국가들의 방역과 경제 회복에 사용하도록 제공하길 원한다”고 덧붙였음.
– 아울러 중-아세안 자유무역지대 ‘버전 3’의 조기 가동 등을 통한 투자·무역 자유화 제고, 디지털경제·녹색경제 등에서 협력 확대, 경제·무역 혁신 발전 시범단지 공동 건설, 높은 품질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협력 강화 등을 제안.
– 시 주석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른 ‘동맹 규합’ 강화를 겨냥한 분명한 메시지도 내놨음. 그는 “중국은 패권주의와 강권정치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더더구나 대국이 소국을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음.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사진=AP/연합뉴스>

2. ‘펑솨이 스캔들’ 실종설·미투 폭로 함께 가라앉았다
– ‘미투’ 폭로 후 행방이 묘연했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5)가 19일만에 공개석상에 나타나면서 실종설은 해소됐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음. 그의 안전과 자유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고, 특히 중국 최고위층을 상대로 한 ‘미투’ 폭로에 대해서는 이후 일절 언급이 없어 여러 물음표가 남아있음.
– 펑솨이의 미투와 실종설에 3주간 모르쇠로 일관했던 중국 정부도 마침내 22일 펑솨이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펑솨이 관련 질문에 “이것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신도 그가 최근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을 봤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음. 펑솨이의 안전을 묻는 거듭된 질문에 “추가로 말해줄 수 있는 소식이 없다”고 답함.
– 중국 정부에 앞서 중국 관영매체들이 펑솨이의 실종설 잠재우기의 선봉에 섰음. ‘중국 정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통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은 지난 20일과 21일 연속으로 트위터를 통해 펑솨이의 당일 모습이 찍혔다는 영상을 공개. 해당 영상들에는 공교롭게도 촬영 날짜를 알 수 있는 대화나 표시들이 포함돼 있어 ‘계획성’을 의심하게 했음.
– 관영매체 기자들이 펑솨이가 공개석상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 펑솨이는 21일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대회 결승전 개회식에 모습을 드러냈음. 이어 당일 오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펑솨이와 30분간 영상 통화를 했다고 IOC가 성명을 통해 밝혔음. 하지만 IOC의 발표에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변인은 “안전하다고 믿기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음.
– 펑솨이는 지난 2일 밤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장가오리(75·張高麗) 전 중국 부총리가 2018년 은퇴한 뒤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위력에 의해 오랜 기간 그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주장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으나, 해당 글은 20여분만에 사라졌고,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두 사람과 관련된 글이 현재까지 검색되지 않음.
– 펑솨이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사라졌고, 이후 지인과 일부 매체는 그가 ‘연락두절’ 상태라고 밝혔음. 그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매체 CGTN은 지난 18일 “펑솨이가 WTA 투어에 보낸 메일을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는데, 펑솨이는 해당 메일에서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나는 실종되지도 않았다”며 돌연 자신의 폭로를 스스로 부정. 그러나 이 편지가 공개된 후 WTA 투어 스티브 사이먼 대표는 “오히려 펑솨이의 안전과 행방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는 성명을 발표.

3.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 필리핀 정부 탄압에도 “망명 안한다”
–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58)가 정부 당국의 기소 등 탄압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망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음.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사는 전날 열린 변호인단과의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음.
– 그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치하의 폭력 및 공포 분위기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서 “망명은 선택지가 아니다”라고 발언. 변호인들은 레사에 대한 공소를 모두 취하하라고 정부에 촉구. 그의 법률 대리인인 인권 변호사 아말 클루니는 필리핀 정부를 향해 “외롭게 투쟁해온 언론인에 대한 박해를 계속하거나 언론의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음.
– 반면 필리핀 정부는 레사에 대한 기소는 정당하다는 입장. 메나르도 게바라 법무부 장관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기소했고, 레사는 공정한 재판을 통해 자신을 방어하고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
– 레사는 두테르테의 정책을 비판해온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한 인물. 이 매체는 특히 두테르테가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주도하면서 벌어진 초법적 처형을 강하게 비판. 이에 지난 2018년 두테르테 정부는 래플러에 대해 “가짜 뉴스 출구”라고 비난하면서 취재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음.

4. ‘무격리’ 태국, 3주만에 해외관광객 5만명 입국 ‘올해 절반’
– 지난 1일부터 한국을 비롯한 63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들을 대상으로 무격리 입국을 시행 중인 태국에 3주만에 해외 관광객 약 5만명이 들어왔음. 이는 올들어 지금까지 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에 달하는 것이어서 무격리 입국의 효과가 톡톡히 드러난 것으로 보임.
– 23일 현지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폰차이 티라웨차 재무부 산하 재정정책실(FPO) 실장은 전날 언론과 만나 지난 1일 이후 3주간 해외에서 들어온 입국객은 5만명 이상이라고 밝혔음. 그러면서 이는 올들어 현재까지 10만명 가량인 해외 입국객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라고 설명. 지난 3주간 입국객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7천999명)이었고, 다음이 아랍에미리트(UAE·7천935명)와 독일(5천600명) 순.
– 3주간 해외 관광객이 5만명을 기록함에 따라 태국 재무부는 올해 말까지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망을 기존 18만명에서 20만명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매체는 전했음. 폰차이 실장은 무격리 입국으로 내년에는 해외 관광객이 600만명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중국인들의 무격리 해외여행이 허용되면 이 숫자는 700만명으로 늘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음.
– 태국의 관광산업은 직·간접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0% 가까이 차지.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3천800만명에 달하던 관광객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670만명 수준으로 급감. 결국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1%로 1998년 외환위기(-7.6%) 이후 최악을 기록.
– 위기감을 느낀 태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임과 동시에 이달부터 코로나19 저위험 63개 국가에서 오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을 상대로 무격리 입국을 시행. 무격리 입국 대상인 63개국은 역시 관광이 주 수입원인 동남아 국가 중 가장 큰 규모.

5. 미얀마 군정 ‘외교적 고립’ 심화
–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의 수장이 22일 열린 ‘중국-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음. 2월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사정권을 꾸준히 지지해 ‘뒷배’로까지 불린 중국이 주최한 행사에도 배제되면서 외교적 고립이 심화하는 모습.
–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화상으로 열린 중-아세안 정상회의에 쿠데타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음.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언론 브리핑에서 흘라잉사령관 참석을 반대한 아세안 국가들이 주중 미얀마 대사가 행사에 대신 참석한다는데 전날 중국측과 동의했지만, 정작 화상 회의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음.
– 이날 회의는 중국과 아세안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 흘라잉 사령관의 불참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일부 아세안 국가들의 반대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 아세안 4개국은 지난 10월 아세안 정상회의 당시의 흘라잉 ‘배제’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음.
– 흘라잉 사령관의 참석을 원했던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의 반대가 완강하자, 결국 쑨 특사를 최근 미얀마로 보내 흘라잉 사령관에게 아세안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온 미얀마 군정은 회원으로 참여하는 아세안 정상회의 및 ‘뒷배’ 중국이 아세안과 손잡고 주최한 행사에서 잇따라 배제되면서 또 한번 외교무대에서 타격을 입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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