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10] 방글라데시, 미국 머크사 ‘코로나 치료제’ 복제약 생산 개시
1. “내주 바이든-시진핑 화상 정상회담”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주 화상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 통신은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 이렇게 전하면서 정확한 날짜에 대해선 아직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시 주석과 갖는 화상 정상회담이다.
– 이번 회담에선 미중 양국이 관계개선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 견제를 대외정책의 최우선에 놓고 충돌로 비화하지 않는 선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주력하고 있는데 북핵과 기후변화 등의 분야에서는 협력이 요구되고 있어 어떻게 접점을 찾아 조화를 이룰지 관심사. 그러나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
–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 인권 등 각 분야에서 미국의 우려를 직접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 주석 역시 대만과 남중국해 등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분야에 대한 간섭 중단 요구로 맞받아칠 가능성이 큼.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양국 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설명하면서 “구체적 결과물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
– 양 정상은 2월과 9월 두 차례 통화를 했고 지난 7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같은 다자 화상 회의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지만 화상이나 대면 형식의 단독 정상회담은 아직 열리지 못했음. 지난달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미중 정상 간 첫 대면의 계기가 될지 주목받았으나 시 주석의 불참으로 무산.
2. 중국, 6중전회 회기 중 연일 ‘시진핑 사상’ 강조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질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가 개막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관영 매체들은 연일 ‘시진핑 사상’을 선전하며 시 주석 띄우기에 나서고 있음. 10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사흘 연속 1면 톱기사를 통해 ‘시진핑 사상’의 중요성을 강조.
– 인민일보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법치 실천의 비옥한 토양에 뿌리를 내린 시진핑 법치 사상의 영도 아래 중국은 전면적인 의법치국의 중대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시진핑 법치 사상은 법치 중국이라는 견고한 건물을 세웠다”고 극찬. 이어 “시 주석은 과학 혁신, 공공위생, 생물안전, 생태문명 등 중요 영역에서 법치를 확립했다”면서 “이를 통해 국가 발전과 법에 근거한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썼음.
– 중국 관영 매체들은 6중 전회 개막 이후 연일 ‘시진핑 찬가’를 부르며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명분 쌓기에 공을 들이고 있음. 중국공산당은 6중 전회에서 역대 3번째 역사 결의인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이하 역사결의)를 채택해 시 주석을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에 이어 중국 ‘3대 지도자’로 추대할 것으로 예상.
– 이를 위해서는 마오쩌둥의 신중국 건국,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에 견줄 만 한 시 주석의 공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영 매체의 ‘시진핑 찬가’는 6중 전회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임.
3. 일본, COP26서 ‘시대 역행’ 집중 포화
– 1990년대 ‘교토의정서’로 기후변화 선진국으로 꼽히던 일본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행태로 비난받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 보도. 통신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 일본이 가장 두드러져 보인 장면으로 세계 40여 개국이 참여한 ‘석탄발전 단계적 폐지 합의’에 서명하지 않은 것을 꼽았음.
– 석탄 수입량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일본은 전력생산을 위한 모든 선택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이 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음.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환경보호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일본이 석탄발전 폐지 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것을 놓고 근시안적 행태라는 비난이 나옴.
– 덴마크 노르디아자산운용의 에릭 크리스티안 페데르슨 책임투자 국장은 “기시다 총리가 기후금융에 대한 재정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석탄 의존’이라는 방 안의 코끼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음. 특히 일본이 1990년대 교토의정서를 통해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이끌다가 후쿠시마 원전 참사 후 다수 원전의 가동을 중단하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늘려왔다는 점에서 비난이 거셈.
– 일본 정부는 지난해 203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 폐지를 가속하기로 하는 계획과 함께 최소 효율 기준을 정하고 관련 기업들에 단계적 폐지에 관한 연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본 대형 발전회사의 한 중역은 많은 기업이 석탄 화력발전이 여전히 잘 가동되고 저렴하다고 여기고 있다며 이런 기업들의 저항으로 정부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음.
4. 대만 내달 국민투표…원전·미 돼지고기 수입 쟁점
– 대만이 내달 봉인된 원자력발전소 운영 정상화, 가축 성장 촉진제가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문제 등을 두고 국민투표를 치름.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은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물론 2024년 치러질 총통·국회의원 동시 선거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대선 수준에 버금가는 총력전에 나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음.
– 9일 대만 중앙선거위원회 공고에 따르면 내달 18일 대만에서 국민투표가 치러짐. 원래 이번 국민투표는 지난 8월 28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12월로 연기. 안건은 ▲ 제4원전 상업 운전 개시 ▲ 락토파민 함유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 ▲ 국민투표일을 대선과 연계 ▲ 타오위안(桃園)의 조초(藻礁·산호의 한 종류) 해안에 건설 중인 천연가스 도입 시설 이전 4가지.
– 이 중 특히 쟁점이 된 것은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의 여파로 거의 완공된 상태에서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돼 봉인된 제4 원전의 상업 운전을 시작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안건과 가축 성장 촉진제인 락토파민 함유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의 금지를 결정할 것인지를 묻는 안건 두 개. 먼저 제4원전 가동 관련 안건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 정권의 탈원전 정책 유지 문제와 직결.
– 차이잉원 정부는 어느 한 안건이라도 가결되면 국정 동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4개부동의'(四個不同意)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들에게 모든 안건에 반대투표를 할 것을 호소하고 나섰음. 대만 국민투표는 찬성 유권자가 반대 유권자보다 많고, 찬성 유권자가 전체 등록 유권자의 4분의 1만 넘기면 해당 안건은 통과되기 때문에 차이잉원 정부로서는 반대 투표 선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
– 차이 총통은 지난달 27일 열린 민진당 수뇌부 회의에서 이번 국민투표를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미국과의 연대 강화 정책을 방해하는 야권의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전 당원이 총력전 체제로 반대투표 선전에 나서라고 ‘군령'(軍令)을 내렸음. 반면 2020년 대선·총선 참패 이후 고전 중인 제1야당 국민당은 민진당과 거꾸로 ‘4개동의'(四個同意) 구호를 앞세워 강력한 대정부 공세에 나섰음.
5. 최연소 노벨평화상 파키스탄 말랄라 결혼식 올려
– 2014년 17세의 최연소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파키스탄 출신 여성교육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영국 버밍엄의 집에서 결혼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0일 보도. 현재 24세인 유사프자이는 이날 트위터에 “아세르와 제가 결혼해 평생의 반려자가 됐다”는 글을 올리고 가족들이 참석한 이슬람식 결혼 예식인 니카(nikkah) 행사 사진을 공유.
– 신랑과 신부가 결혼에 동의하는 니카 예식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이슬람식 결혼의 첫 단계. 보통 세속 결혼식으로 이어지지만 말랄라는 별도 예식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음. 유사프자이는 신랑에 대해 ‘아세르’라는 이름만 공개했으나 인터넷 사용자들은 그가 파키스탄 크리켓 위원회의 경기력 향상센터 단장 아세르 말리크라고 확인.
– 유사프자이는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며 파키스탄 탈레반(TTP)의 만행을 고발했다가 2012년 15세 때 통학버스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었음. 이후 영국으로 이송돼 버밍엄 퀸 엘리자베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2014년 만 17세에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가 됐음. 그는 이후 버밍엄에서 학교에 다닌 뒤 옥스퍼드대에 진학해 철학·정치학·경제학을 공부.
– 유사프자이는 대학 졸업 후 여성 인권·교육 운동가로 일하며 애플 TV+와 다큐멘터리 계약을 체결하고 패션잡지 보그와 인터뷰하는 등 활발히 활동. 그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성 교육 금지와 관련해 다른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아프간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학생 교육을 금지하는 국가”라며 “여학생의 중고교 개학을 즉각 허용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음.
6. 방글라데시, 미국 머크사 ‘코로나 치료제’ 복제약 생산 개시
– 9일 다카트리뷴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제약사 벡심코는 미국 제약사 머크(Merck·MSD)가 개발한 코로나 치료알약 ‘몰누피라비르’의 복제약(제네릭 의약품) 생산에 들어갔다고 이날 발표. 이 회사는 “방글라데시 의약품 관리기관(DGDA)에서 어제 복제약 관련 승인을 받고, 오늘부터 생산을 시작했다”며 “생산된 약을 당국에 제출해 최종 통과되면 대량 생산과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음.
–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의 타미플루’에 비유되는 먹는 치료제로, 링거 또는 주사와 달리 환자 스스로 복용할 수 있어 코로나 사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 영국은 지난 4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이 약의 사용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승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말 몰누피라비르 긴급 사용 승인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 계획.
– 한 세트는 200mg 캡슐 4정을 하루에 두 번, 5일 동안 총 40알 복용하는 방식으로 구성. 비싼 가격이 논란이 되자 머크사는 지난 6월 공문을 통해 나라마다 차등 가격제를 두고, 104개 중저소득 국가를 위해 복제약 생산 면허 계약에 들어갔다고 밝혔음. 방글라데시에서는 벡심코사 외에 다른 복수의 방글라데시 제약사들도 머크사와 복제약 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음.
– ‘세계의 약국’이라고 불리는 인도 역시 최소 8개 제약사가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을 위한 계약을 머크사와 체결. 미국 게이츠재단은 몰누피라비르가 FDA 승인을 받으면 저소득 국가가 복제약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데 1억2천만 달러(1천411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말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