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의 엑스포 이야기②] 2030부산엑스포 ‘바다위의 푸른꿈’

지금 아랍에미리트에선 두바이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엑스포에 대한 지구촌의 시선은 금세기 이상 계속될 전망이다. 왜 그럴까? 인류문명의 쇼케이스가 돼온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 아닐까. 때마침 엑스포 역사 170년을 미시·거시 관점에서 총정리한 책이 나왔다.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개정증보판(다우출판사)이 바로 그것이다. 한겨레신문 창간 기자, 아시아엔 편집이사, 아시아기자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오룡 저자는 “엑스포의 힘을 이해하면 앞으로 다가올 세상도 내다보일 거라 믿게 되었다”고 했다. <아시아엔>은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를 통해 본 엑스포 170년사를 독자들께 몇차례 나누어 소개한다. <편집자>

[아시아엔=오룡 저술가, 아시아기자협회 사무총장 역임] 지난 10월 1일 막을 올린 두바이엑스포는 중동지역에서 열린 첫 엑스포로서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438만㎡)의 박람회장을 자랑한다.

두바이엑스포는 팬데믹 여파가 가시지 않은 탓에 박람회장 방역 조치와 일부 제한 속에 열리고 있다. 두바이엑스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혁신, 인간 정보와 지식과 지혜의 ‘연결’을 주제로 설정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감염병 사태로 인해 평화와 번영의 파트너십, 다자간 협력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두바이엑스포에서 한국은 192개 참가국 중 다섯 번째로 큰 국가관을 짓고, 한국관 안에 ‘2030 부산엑스포 홍보관’을 개설해 유치활동에 나섰다. 부산, 모스크바, 로마가 유치 경쟁 중인 2030년 등록 엑스포는 2022년 유치계획서 심사, 현지실사를 거처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개최지를 선정하게 된다.

2030부산엑스포…바다 위의 푸른 꿈,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

때마침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인간의 꿈을 현실로 만든 인류문명사 170년> 증보개정판이 나왔다.(오룡 저, 다우출판)

이 책은 5부 한국과 세계박람회 2장에서 부산이 5년 주기 등록 박람회 유치에 나선 배경, 월드엑스포 개최의 역사적 의미, 북항 재개발과 연계한 도시 발전전략, 글로벌 이벤트 개최지로서 부산의 지정학적 가치, 엑스포가 개최도시에 미치는 파급력과 기대효과, 유치활동 현황 등을 상세히 살펴본다.

부산엑스포 관련 장은 ‘양극화 넘어 공존의 미래로’란 제목 아래 △‘월드엑스포’에 대한 갈망 △세계 7번째 3대 이벤트 개최국 △유라시아-태평양 게이트웨이 △부산의 얼굴을 다시 그리다 △바다 위에 짓는 푸른 꿈 △KTX, 쿠르즈에서 엑스포장 바로 진입 △가상세계 ‘메타버스’에서 만난다 △엑스포장 ‘뜨거운 감자’ 55보급창 △점진적 변화 뛰어넘는 ‘대전환’ △인간·기술·자연 간 새 패러다임 △개방, 번영, 포용, 회복, 연결 등의 내용을 다룬다.

부산엑스포 유치는 2019년 5월 국가사업으로 확정돼 2021년 6월 23일 BIE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함으로써 국제적으로 공식화됐다. 부산은 2030년 엑스포에 ‘북항시대’란 비전을 투사했다. 원도심과 인접한 부산의 중심 항만 지역을 전면 개조하는 도시 발전 전략에 엑스포 개최란 강력한 추진동력을 얹겠다는 구상이다.

북항 재개발 프로젝트에 엑스포 엔진이 장착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폭발적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유휴지가 아닌 도심권 항만 부지를 개조·활용하는 박람회장 조성 계획은 시민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항만시설, 콘크리트 호안을 시민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회복의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도시재생 효과를 낳게 된다.

부산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이 만나는 관문 도시로서 지정학적 이점과 엑스포에 대한 열의, 대형 국제행사 개최 역량을 비교우위로 내세우고 있다. 대륙-해양 접점인 부산이 인류 공통 과제 해법을 모색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세계박람회 개최에 적지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엑스포는 늘 시대에 앞선 주제로 세계를 이끌어왔다. 해운·물류산업 현장인 북항에서 열릴 부산엑스포는 창의적 공간과 전시 콘텐츠 창출을 통해 대전환의 시대정신을 발산하게 된다. 사람과 기술, 자연 간 패러다임 재정립이 그 지향점이다. 부산엑스포는 도시공간 개조, 기반시설 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 소프트파워에 ‘퀀텀 점프’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엑스포 ‘보기’를 넘어 ‘읽기’의 세계로 초대

그럼 부산의 2030엑스포 도전의 뿌리가 된 한국과 세계박람회의 인연을 살펴본다. 그것은 한 세기를 훌쩍 넘어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은 19세기 말 우리나라가 공식 참가한 1893년 시카고박람회와 1900년 파리박람회부터 두바이엑스포까지 한국이 엑스포와 어떤 관계를 맺어왔고, 엑스포 참가를 통해 한국이 어떤 발전상을 그려왔는지 개괄한다.

국권 상실로 세계박람회를 매개로 한 문명 교류가 단절되기 전 두 차례 세계박람회 참가는 주체적 서양 물문 직도입이란 점에서 식민지 근대화론 극복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해방 후 대한민국은 1962년 시애틀박람회에서 신흥공업국으로서 세계박람회 복귀를 알렸다. 경제개발 원년에 출발한 한국의 엑스포 참가는 무역 상담을 겸하는 등 ‘수출입국’ 드라이브와 동행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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