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개정증보판…”가히 엑스포 백과사전”
지금 아랍에미리트에선 두바이엑스포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엑스포에 대한 지구촌의 시선은 금세기 이상 계속될 전망이다. 왜 그럴까? 인류문명의 쇼케이스가 돼온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 아닐까. 때마침 엑스포 역사 170년을 미시·거시 관점에서 총정리한 책이 나왔다.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개정증보판(다우출판사)이 바로 그것이다. 한겨레신문 창간 기자, 아시아엔 편집이사, 아시아기자협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오룡 저자는 “엑스포의 힘을 이해하면 앞으로 다가올 세상도 내다보일 거라 믿게 되었다”고 했다. <아시아엔>은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를 통해 본 엑스포 170년사를 독자들께 몇차례 나누어 소개한다. <편집자>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세계박람회는 한국이 제조업, 중화학공업 국가에서 첨단 ICT,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성장하는 궤적을 오롯이 함께했다. 한국은 시애틀박람회 이후 개최된 엑스포에 빠짐없이 참가했으며, 1993년 대전엑스포, 2012년 여수엑스포 등 두 차례 인정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하지만 등록 박람회(월드엑스포)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았다. 인정 박람회(전문엑스포)와 등록 박람회는 규모와 주목도, 영향력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개최기간만 해도 전문엑스포는 3개월 이내, 월드엑스포는 6개월 이내다. 전문엑스포는 박람회장 규모가 25만 제곱미터 이내로 규정돼 있는 반면 월드엑스포는 제한이 없다.
한국은 월드컵, 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이벤트를 성황리에 치르면서 월드엑스포에 대한 갈망이 더욱 높아졌다. 그 염원을 한국 제2의 도시, 해양 관문 부산이 떠안아 월드엑스포 유치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오룡 저, 개정증보판, 다우출판사)는 ‘인터넷보다 100년 앞서 지구촌을 연결한’ 엑스포를 모두 5부로 나눠 둘러봤다.
각부는 1부 ‘기계 문명과 산업화의 전시장 1851~1900’에서 2부 ‘과학·상업·문화 교류의 현장 1904~1939’, 3부 ‘미래세계를 내다보고 창조하다 1947~1988’, 4부 ‘인류 공통 과제와 국가 브랜드화 1992~2025’ 5부 ‘한국과 세계박람회 1883~2030’로 각각 소개한다.
다시 1부는 △영국 위풍당당 대영제국 1851년 런던박람회 △프랑스 나폴레옹 3세의 전쟁과 평화 1855년 파리박람회 △영국 런던의 부활과 제철 기술의 혁명 1862년 런던박람회 △프랑스 노동의 역사를 전시하다 1867년 파리박람회 △오스트리아 도시의 얼굴을 바꾼 로툰데 박람회 1873년 빈박람회 △미국 유럽의 반대편에서 ‘강력한 미국’을 전시하다 1876년 필라델피아박람회 △프랑스 빛과 물의 향연 펼친 매혹의 트로카데로 궁 1878년 파리박람회 △오스트레일리아 변방 마을에서 국제도시로 거듭난 멜버른 1880년 멜버른박람회 △스페인 콜럼버스 탑과 개선문 1888년 바르셀로나박람회 △프랑스 에펠탑의 탄생 1889년 파리박람회 △미국 놀이터가 된 박람회장 1893년 시카고박람회 △프랑스 산업 시대여 안녕! 1900년 파리박람회로 이어진다.
2부 과학·상업·문화 교류의 현장 1904~1939는 이렇게 연결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만나요 1904년 세인트루이스박람회 △미국 에디슨과 포드의 대활약 1915년 샌프란시스코박람회 1916~1917년 샌디에이고박람회 △스페인 전쟁의 폐허 딛고 미래를 향해 1929년 바르셀로나박람회 △미국 대공황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다 1933년 시카고박람회 △벨기에 ‘욕심쟁이 군주’의 만행을 기념하라? 1935년 브뤼셀박람회 △프랑스 에펠탑 주변을 물들인 전쟁의 기운 1937년 파리박람회 △미국 “지상 최대의 쇼”가 열리다 1939년 뉴욕박람회.
저자는 3부 ‘미래 세계를 내다보고 창조하다’를 1947~1988년 사이로 설정했다. 이에는 △벨기에 핵 공포 너머 평화적 공존을 찾아서 1958년 브뤼셀박람회 △미국 냉전의 먹구름 뚫고 우주로! 1962년 시애틀박람회 △캐나다 ‘인간의 대지’에서 휴머니즘을 외치다 1967년 몬트리올박람회 △미국 중남미 국가 겨냥한 친선 행사 1968년 샌안토니오박람회 △일본 동아시아 시대의 개막 1970년 오사카박람회 △미국 명목에 그친 ‘환경’ 박람회 1974년 스포캔박람회 △일본 우리가 보고 싶은 바다 1975년 오키나와박람회 △미국 에너지가 세상을 움직인다 1982년 녹스빌박람회 △미국 세계박람회의 ‘굴욕’ 1984년 뉴올리언스박람회 △일본 로봇들의 행진
1985년 쓰쿠바박람회 △캐나다 엑스포가 선사한 국제도시 1986년 밴쿠버박람회 △오스트레일리아 엑스포 오즈, 인터넷, HDTV의 등장 1988년 브리즈번박람회.
다음 4부 ‘인류 공통 과제와 국가 브랜드화’(1992~2025년)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여기엔 △스페인 500년 전 콜럼버스의 영광을 되살리다 1992년 세비야박람회 △한국 테크노피아로 거듭난 코리아 1993년 대전박람회 △포르투갈 해양제국의 부활 1998년 리스본박람회 △독일 100년을 기다린 독일의 첫 엑스포 2000년 하노버박람회 △일본 지구사랑 박람회 ‘아이치큐하쿠’ 2005년 아이치박람회 △스페인 세계의 강을 한자리에 2008년 사라고사박람회 △중국 ‘잠에서 깬 용’ 중국의 포효 2010년 상하이박람회 △한국 여수에서 만나는 ‘하나의 바다’ 2012년 여수박람회 △이탈리아 디자인 강국 면모 빛난 식문화 축제 2015년 밀라노박람회 △카자흐스탄 지구의 미래, 에너지에 달렸다 2017년 아스타나박람회 △아랍에미리트 코로나19로 더 절실해진 ‘연결’ 2020년 두바이박람회 △일본 ‘반 세기만의 외출’ 일본의 새 출발 2025년 오사카·간사이박람회 등이 실려있다.
이 책은 한국을 위해 5부를 따로, 특별히 설정했다. 제목은 ‘한국과 세계박람회’, 기간은 한국이 처음 박람회를 만난 1883년에서 부산 엑스포 개최를 기원하며 2030년까지로 했다.
이에 따르면 △1883~2025년 첫 미국 방문길에 조우한 박람회 한국의 엑스포 참가 역사 △한국 양극화 넘어 공존의 미래로 2030년 부산엑스포.너무도 친절한 이 책은 참고문헌과 자료출처를 낱낱이 밝히는 한편 ㄱ(가덕신공항·369, 373)~ㅎ(힐튼호텔·223, 224)까지 찾아보기를 두었다. 가히 엑스포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