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대체육’, 바람직한 먹거리 대안될까?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지난해부터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면역력이 좋으면 가볍게 앓고 넘어간다. 면역력에는 영양, 정신, 호르몬 등 다양한 요소가 관여하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면역력 강화에 직접적인 효과를 내는 약이나 영양제는 없다. 면역력은 한 가지 영양소에서 얻는 것이 아닌 다양한 식품을 조합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때 얻을 수 있다.
평소에 만성 염증을 줄이는 식사를 해야 면역력이 좋아진다. 같은 음식 재료라도 튀김이나 구이보다는 삶거나 볶는 게 염증을 덜 유발하고 영양소 파괴도 줄인다. 또한 음식 재료를 가능한 한 껍질째 쓰고, 적은 물로 낮은 온도에서 짧은 시간에, 그리고 조미료 대신 천연 재료로 요리할수록 면역밥상이 된다.
최근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기 같지만, 고기가 아닌 대체육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콩고기, 언리미트(Unlimited+Meat의 합성어), 배양육 등 대체육과 관련된 용어를 자주 접한다.
대체육이란 동물성 단백질인 육류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맛과 모양을 갖춘 식품으로 식물을 기반으로 하여 만든 단백질 식품을 말한다.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거나, 농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소 돼지 닭과 같은 동물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키우는 기술은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가축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에 기여한다.
세계적으로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23년 6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중국인들 중에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을 중심으로 대체식품과 대체육에 대한 선호도가 커져가고 있고, 건강한 식품을 선호하는 경향의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 동원F&B,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이 대체육 시장에 진출해 있다.
미국에서 유니콘기업(Unicom)으로 성장한 비욘드 미트(Beyond Meat: BYND)는 기후 기술과 이에 대한 사회적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비욘드 미트의 생산방식은 미국산 소고기 패티(patty) 생산방식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90%, 에너지 소비량이 46%나 적으며, 물과 토지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이에 맥도날드, 피자헛, KFC 등은 비욘드 미트와 협업에 나섰다.
최근 국내 식품회사들이 대체육 업체를 인수하거나 협업하는 형태로 이슬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식품회사들이 이슬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K할랄(Halal) 푸드의 인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할랄은 ‘허용된 것’을 뜻하며, 이슬람 율법 샤리아(Shari’ah)에 부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율법에 어긋나지 않고 무슬림에게 허용된 식품을 할랄식품이라 한다. 이슬람의 음식문화는 허용된 것인 ‘할랄(Halal)’과 금지된 것인 ‘하람(Haram)’을 규정하고 있다.
할랄식품은 전통적으로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Koran)에서 언급한 내용, 법학파의 율법 해석 등에 따라 규정되어 왔다. 우리나라 식품업계는 라면 등 일부 가공식품에 치중됐던 K할랄 식품의 영역을 최근 베이커리, 커피, 분유까지 확장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국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 7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인 신세계푸드는 대체육을 활용한 할랄 김치찌개와 부대찌개 개발에 착수했다. 매콤한 맛을 앞세운 한국 라면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대체육을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인구 절벽을 앞두고 판로 개척이 시급한 국내 유통업체로선 출산율이 3.1명인 이슬람교도들의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