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송언어, 이런 것은 좀 고치자
영국 사람은 3B를 신뢰한다. BBC와 Black cab(택시) Bobby(경찰)이다. BBC의 정확함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다. 택시는 시간이 정확하고 요금도 확실하다. 경찰은 정복 차림으로 총으로 무장하지 않고, 여간해서는 뛰지 않는다. 시민들에게 불안을 준다 해서이다.
우리는 방송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방송인이라고 부른다. 주로 아나운서와 앵커, 기자와 피디 등을 지칭하나 시사토론자도 이 범위 안에 포함된다. 이들이 대선후보자들 토론을 유도할 때에는 공정하면서도 아픈 데를 잘 긁어주어 시청률이 높으며 토론 전개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이들이 모두 표준어를 사용하기를 바랄 수는 없겠으나, 귀에 거슬리는 발음을 하는 사람은 제외하는 것이 좋겠다. ‘의’를 ‘어’로 혹은 ‘으’로 발음하는 경우다.
대통령의 근황을 보도하는데 “하셨습니다”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어색하다. 내부적으로 존칭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하였습니다”가 맞다. 이유는 영어식으로 ‘역사적 현재’와 같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도 “하셨습니다”로 보도하지 않았다.
오래된 사례지만 방송언어는 대한뉴스의 임택근 아나운서, 스포츠중계는 이광재 아나운서를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러시아를 올림픽 외의 스포츠경기에서 ROC로 부르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2020년 러시아가 도핑 샘플 조작을 인정하면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러시아의 올림픽 참가를 2년 동안 제재하여 러시아 선수들은 국호가 아닌 ROC로 지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였다. 그러므로 올림픽 외의 장에서 ROC를 사용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대통령 선거 관련 방송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 윤석열 후보 유세 중 한 청년이 엎드려 절하는 것을 방송에 내보낸 것은 좋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 유엔에서 발언하면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 6개 국어로 통역된다. 독일어와 일본어는 제외된다. 유엔 창설 당시 규정된 것이나 현재 국세를 반영하기도 한다. 독일어권은 넓은 것 같지만 독일 이외에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등에서만 쓰인다. 일본어는 일본에서만 쓰인다.
한국어는 현재 남북한 두 나라에서 쓰이지만, 앞으로는 널리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글은 외국인이 한 시간만 배우면 읽고 쓸 수 있다. 앞으로 외국어 표기를 위해, 창제 당시 쓰던 글자까지도 활용하도록 하는 한글학자들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통역은 대부분 유럽에서 나온다. 유럽에서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면 중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취급당한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는 기본이고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도 흔하다. 유럽이 EU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림픽 개막식, 폐막식에서도 영어와 프랑스어가 같이 쓰인다. 미국에서는 스페인어를 하는 사람은 많으나 프랑스어를 잘 하는 사람은 적다.
중국어가 영어, 프랑스어의 위치에 오르기에는 (오르더라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은 역사의 소산이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으로 아시아 아프리카에 아무리 돈을 퍼붓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