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승자는?···’천시지리인화’ 깨달은 후보
‘천시지리인화’(天時地利人和)라는 말은 “하늘이 준 때(天時)는 지리(地理) 상의 이로움(地利)만 못하고, 지리 상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和合)만 못하다”는 뜻이다. <맹자> ‘공손추 하’(公孫丑 下)에 나온다.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3리의 성(城)과 7리나 되는 곽(郭)을 에워싸고 공격하나 이기지 못할 때가 있다. 천시를 얻었기에 공격을 개시한 것이겠지만, 그런데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천시가 지리의 이로움만 못해서다. 성이 높지 않은 것도 아니고 못이 깊지 않은 것도 아니며, 병기와 갑옷이 굳고 날카롭지 않은 것도 아니고, 식량이 적지도 않은데 내버리고 떠나게 되는 것은 지리의 이로움이 인화만 못해서다. 그러므로 백성을 나라 안에 살게 하는 것은 국경을 굳게 봉하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나라를 굳게 하는 것은 산과 골짜기의 험함으로써 되는 것이 아니며, 천하를 위압하는 것은 무기의 날카로움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말로 ‘득도다조’(得道多助)라는 말도 있다. 이 말도 역시 <맹자>의 ‘공손추 하’에 나온다. “도를 얻은 사람에게는 도와주는 이가 많고, 도를 잃은 사람에게는 도와주는 사람이 적다”는 뜻이다.
맹자가 말하는 도는 마음이고, 득도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사람마다 강약의 기준이 다르다. 힘이 세다고 해서 강한 게 아니다. 그리고 지위가 높거나 막대한 부를 소유했거나 학력이 높다고 해도 그가 반드시 강자라 할 수는 없다.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돕는(助) 사람이 많은(多) 사람이다. 아무리 힘이 세더라도 혼자의 힘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 사람과 대적하여 이길 수는 없다. 사람의 마음을 얻은 득도자가 곧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공직출마자의 경우 따르고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야 국회의원도, 대통령도 될 수 있다. 대선출마자의 경우도 많은 국민이 “저 사람이 된다”고 하는 사람이 된다. 안 된다는 사람이 되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는다. 내년 3월 9일 뽑히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이 여든이 넘다 보니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을 망각한 오만한 지도자는 자신도 망치고, 여러 사람을 불행에 빠트리는 것이 보이는 것 같다. 기업가의 성공도 마찬가지다. 고객의 마음을 얻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수행자에게도 해당된다. 마조(馬祖) 선사는 ‘즉심시불’(卽心是佛)을 ‘인즉시불’(人卽是佛)’이라는 말로 고쳐서 가르쳤다. 글자 그대로 사람이 곧 부처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