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선교사의 기도 “공포와 절망에서 희망 잃지 않길···탈레반이 국제사회 요구 경청하길”

“저들의 안전을 지켜주소서.” 탈레반 카불 점령 이후 아프간의 아이들과 부르카로 온몸을 가린 여성들. 

[아시아엔=이신석 <아시아엔> 분쟁지역 전문기자] 지난 15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입성하면서 이 나라 주재 외국인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선교를 위해 아프간에 체류하고 있는 이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슬람 국가인 아프간에서 기독교 선교사들이 선교활동을 해왔습니다. 아프간 수도 카불을 중심으로 선교활동을 펴온 K씨는 지난 15일 탈레반의 카불 점령 이후 기자와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현지 상황과 선교사들이 아프간을 벗어난 과정 등을 전했습니다. 그는 최근엔 한국에 머물며, SNS를 통해 현지와 소통했습니다. 그의 메시지를 통해 긴박했던 순간들을 시간 순으로 독자들께 전합니다. <편집자>

“저들에게 자비심을 허락하소서.” 총기로 무장한 탈레반이 카불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아프간 현지에서 위기관리팀이 만들어졌고 시시각각으로 현장의 상황과 우리 팀을 구출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 팀은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다.”

“한때 탈레반이 집집마다 수색한다 하여 긴장하고 있었는데 어제(16일)는 무사히 잘 넘어갔다.”

“현재로서는 가장 큰 어려움이 은신처에서 공항까지 가는 길이다. 수많은 장애물이 있어 누구도 안전하게 공항에 갈 수 없다. 독일, 호주 등 군비행기로 자국민을 탈출시킬 계획이 있었고 사역자들이 준비하고 있었지만 결국 공항까지 갈 수 없는 상태였다.”

“16일 낮에 터키항공이 카불공항에 착륙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 어떤 상황으로 전개되었는지 모르는 상태다. 뉴스에 다시 공항이 열린다는 소식이 있지만 현지의 정확한 소식은 없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인들이 겪고 있는 공포와 절망 속에서 하나님의 선함을 발견하게 되도록, 탈레반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경청하여 평화적으로 도시를 안정화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오늘(17일) 현지시간 낮부터 우리 팀 사역자들은 공항으로 향했다. 민간항공은 아직 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방 각국은 자국민과 우방 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보낸 군 비행기가 들어온다는 소식이 있다.”

“각국 정부의 구출 계획에 따라 명단이 확보된 사람들은 우선 탑승이 가능하였기 때문에 아침에 팀 회의와 위기관리팀의 합동 결정 과정을 거쳐 행동을 개시하기로 했다.”

“우선 유럽 한 국가의 군 비행기가 착륙해서 수도 카불의 군 비행장에 있었기 때문에 유럽 사역자와 팀원들이 출발. 무사히 공항진입에 성공했다.”

“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나머지 분들이 또한 다른 나라의 군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 두 팀으로 나누어 공항으로 출발했다. 네 시간 넘게 공항으로 진입하는 힘겨운 과정이었다.”

“영국, 미국, 호주, 태국,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현지와 연결하여 분초 간격으로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한 마음 한 뜻으로 이들과 함께했다.”

“자매님들을 들여보내는 것도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 이미 수일 전부터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공항 문 입구를 완전히 막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자매들이 진입에 성공을 하였다는 보고가 있은 후에 우리 모두는 두 분의 형제들이 들어갔다는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위험해서 포기하려고 한다는 소식이 먼저 들려왔다.”

“이때 먼저 들어간 자매가 군인을 설득하여 그 군인들이 밖으로 나가서 우리 형제들을 에스코트하여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두 형제를 공항 안으로 데리고 들어올 수 있었다.”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제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 무사히 군 비행기에 탑승하고 이륙하게 되면 된다. 그리고 다른 팀은 이제 군비행기가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일단 오늘은 잠을 좀 잘 수 있을 듯하다.”“긴 기다림 속에 한국시간 오늘(18일) 새벽 모두 탑승했다. 5시35분 이후로 팀으로부터 더 이상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다 이륙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출발한 독일에 현지시간 04:00에 도착 예정. 한 팀은 독일, 그리고 나머지는 두바이 거쳐 영국, 미국, 호주로 가게 된다.”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이 선택한 곳으로 갈 수 있게 하소서.”  탈레반의 아프간을 벗어나려는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카불 공항애 도착한 항공기에 죽기살기로 오르고 있다. 

K선교사는 탈레반의 카불 점령 직후 기자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했다.

“기도해 주세요. 1. 사역자들이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든든히 이 시간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특히, 현지팀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을 위해서. 그들이 이 무거운 짐을 잘 견뎌내도록 2. 본국에 있는 가족들이 어렵고 힘든 고통스런 상황이지만 또한 잘 견디어 낼 수 있도록 3. 속히 모든 사역자들이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4. 아프칸 현지의 믿음의 사람들을 보호해 주시도록 5. 서방 국가들의 자국민 철수 계획이 잘 성사될 수 있도록 6. 아프가니스탄 현지인들이 겪고 있는 공포와 절망 속에서 하나님의 선함을 발견하게 되도록. 7. 속히 탈레반이 국제사회의 요구를 경청하여 평화적으로 도시를 안정화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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