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8/10] 인구 30% 비영주권자 싱가포르, 해외인력 정책 조정 시사
1. ‘악재 겹친 알리바바’ 직장 내 성폭력 파문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에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파문. 사건 발생 직후 알리바바가 피해자의 호소를 묵살하는 등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중국 내 여론은 크게 악화. 9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밤 알리바바 직원 A씨가 회사 내부 전산망 게시판에 팀장 왕(王)모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고발 글을 올렸음.
– A씨는 지난달 25일 산둥성 지난(濟南)시 출장 중 고객사 측과 만찬 자리에서 술에 만취해 의식을 잃었는데 호텔 폐쇄회로(CC)TV 녹화 화면을 통해 왕씨가 자기 호텔 방에 4차례 드나든 사실을 확인. A씨의 신고를 받은 공안은 CCTV 화면을 확인하고 나서 왕씨를 소환 조사 중. 피해자는 알리바바의 대응에도 불만을 토로.
– A씨는 출장을 마치고 알리바바 본사로 돌아온 뒤 소속 부서 간부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왕씨를 직무에서 배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음. 오히려 해당 부서는 단체 대화방에서 A씨가 올린 피해 폭로 글을 삭제하고 그를 퇴장 시켜버렸음. 부서에서 외면받은 A씨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전단을 돌리며 직접 고발했지만 중국 인터넷에 퍼진 영상 속에서 주변의 다른 알리바바 직원들은 대부분 그를 외면.
– A씨가 알리바바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인터넷으로 급속히 확산하면서 이 사건이 중국 전역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됐음. 사태가 커지자 알리바바는 뒤늦게 용의자 왕씨를 정직하고 회사 측의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공식 사과. 장융(張勇) 알리바바 회장은 8일 내부 게시판에서 “신속한 대응과 처리가 없는 중대한 문제가 존재했다”고 밝힘.
– 장 회장의 사과에도 성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알리바바는 9일 오전 다시 사내 게시판을 통해 경찰 조사 결과와 관계 없이 용의자 왕씨를 우선 해고했으며 해당 사업 부문의 임원 2명도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직한다고 밝혔음. 회사 측의 부적절한 대응 문제까지 부각되면서 알리바바를 향한 중국 내 여론은 더욱 악화.
2. 코로나 확산 중국, 이동통제…검사과정 전염도
– 중국 각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하면서 확진자 수가 120여명을 늘어난 가운데 지역 당국이 타지역 출신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증명서를 요구하며 이동통제에 나서는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서고 있음. 각 지방당국이 코로나 방역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일부지역에서는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감염이 퍼진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
– 9일 장쑤성 양저우(揚州)시 기율검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일 코로나19에 확진된 왕(王) 모씨로 인해 23명이 감염됐으며, 특히 지난달 29일 검사소에서 왕씨와 밀접접촉했던 여러 명이 확진된 것으로 파악됐음. 당국은 왕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당시 격리·통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질병이 확산했다며 관련자들을 문책.
– 양저우뿐만 아니라 지난 1일 장쑤성 난징(南京)에서는 핵산검사를 위해 줄을 섰던 사람이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되고, 2살 아기에게 병을 옮긴 사례도 나왔음. 장쑤성 우정룽(吳政隆) 성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절대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
–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8일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5명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사회 확진자가 94명이라고 9일 밝혔음. 지역사회 확진자는 허난(41명)·장쑤(38명)·후난(12명)·후베이(3명) 등 4개 성에서 보고. 이에 각 지역 당국은 지역의 일부를 봉쇄조치 함.
3. ‘욱일기’ 공방…한국 “문서 약속” 일본 “사실 아니야”
– 일본 체육 당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금지하겠다고 문서로 약속했다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발표를 부인.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에 따르면 무토 도시로(武藤敏郞)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욱일기와 관련해 IOC가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은 없으며, 사안에 따라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사용금지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9일 오전 한국 측에 통보했다고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했음.
– 무토는 IOC가 욱일기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문서로 밝혔다는 이 회장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이 “사실이 아니다”고 이날 도쿄(東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장하고서 이같이 설명. 그는 욱일기를 둘러싼 논란이 “전부터 매우 화제가 됐기 때문에 IOC에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IOC가) 금지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확실하게 말하겠다”고 강조.
–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논란은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 건물 외부에 ‘이순신장군 현수막’을 내건 것에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시작.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인용한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에 대해 일본 극우세력 등은 정치적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며 반발한 것.
– 파장이 커지자 IOC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근거로 한국 선수단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 이에 체육회는 경기장 내 욱일기 사용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한다는 IOC의 약속을 받고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 체육회 관계자는 “IOC로부터 욱일기도 헌장 50조에 근거해서 판단한다는 서신을 받은 이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다시 연락이 온 것은 없다”고 강조.
4. 일본 ‘세 손가락 경례’ 미얀마 골키퍼 난민 인정, 쿠데타 이후 최초 사례
–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 예선전에서 자국의 쿠데타 군부에 저항하는 의사 표시로 ‘세 손가락 경례’를 했던 미얀마 선수에게 일본 정부가 난민 지위를 인정하기로 결정.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당시 신변 위협을 느끼고 귀국을 거부한 채 난민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신청한 피 리앤 아웅(27)이 일본 출입국관리 당국의 심사를 통과.
– 미얀마 대표팀 교체 골키퍼인 리앤 아웅은 지난 5월 28일 지바(千葉)시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예선 일본과의 경기에 앞서 국가가 연주될 때 미얀마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 표시인 ‘세 손가락 경례’를 했음. TV 중계 카메라에 잡힌 이 장면으로 리앤 아웅은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맞서는 상징적인 인물로 떠올랐음.
– 그는 지난 6월 16일 간사이(關西)공항에서 동료들과 함께 미얀마행 항공편에 탑승하기 직전 “귀국할 경우 생명의 위험이 있다”며 일본 당국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뒤 같은 달 22일 오사카(大阪) 출입국재류관리국에 난민인정을 신청. 일본은 인종, 종교,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본국에서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 외국인에 관한 난민인정 제도를 두고 있음.
–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 국민의 경우 5월 하순부터 비자기한 만료 후라도 체류를 원하면 ‘특정활동’ 체류자격을 부여해 취업을 인정하고, 난민인정 신청을 신속히 심사하는 긴급피난조치를 적용하고 있음. 이 조치에 따라 난민으로 인정된 것은 리앤 아웅 선수가 첫 사례.
5. 인구 30% 비영주권자 싱가포르, 해외인력 정책 조정 시사
– 싱가포르가 ‘뜨거운 감자’인 해외 인력에 대한 정책의 조정을 시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전망 악화로 내국인의 일자리 우려가 더 커지는 가운데 나온 방침. 9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및 외신에 따르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싱가포르 내 외국인들의 질(質)과 수 그리고 집중도를 관리하기 위해 우리의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음.
– 리 총리는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해외인력에 대한 우려가 악화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해결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음. 블룸버그 통신은 해외 인력 수용과 내국인들의 경제적 우려 해결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리 총리가 해외 인력 정책을 재조정하려는 것이라고 전했음.
– 싱가포르는 그동안 글로벌 인재들에 대한 개방 정책, 낮은 세금 그리고 현대화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금융 허브로서 성공 가도를 달려왔음. 이런 가운데서도 해외 인력 이슈는 10년 넘게 화약고가 돼왔음. 좋은 일자리와 더 나은 임금을 놓고 내국인들과의 경쟁이 격화됐기 때문. 이 때문에 정부는 외국인력 정책 조정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음.
– 지난해 7월 10일 총선에서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이 독립 이후 55년 만에 야당에 가장 많은 의석을 내주면서 ‘사실상’ 패배한 원인 중 하나가 이민 및 해외인력 정책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PAP는 2011년 총선에서도 일자리와 이민 문제가 불거지면서 득표율이 60%로 급락하고, 야당에 의석 6개를 내주며 당시까지 가장 큰 ‘패배’를 당하자 해외 인력 채용 규정을 강화하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음.
– 결국 싱가포르 정부는 작년 총선 이후 2개월 만에 고임금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에게 주는 최저급여 수준을 올리도록 한 데 이어, 내국인을 고용하는 경우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음. 다만 리 총리는 TV 연설에서 개방 원칙은 유지할 것임을 강조. 현재 싱가포르 인구 570만명 중 약 30%가 영주권자가 아닌 것으로 집계됐음. 이는 1990년 당시 약 10%에 비해 대폭 증가한 수치.
6. 이란 신임 대통령 최대 과제는 민생
– 취임 후 새 내각을 구성 중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위기에 빠진 민생 문제. 현지 언론들은 심각한 상황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 개혁 성향의 이란 정치 분석가 모센 소르쿠는 9일(현지시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은 늘 문제였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은 전례 없던 수준이라고 지적.
– 이란은 에너지가 풍부하지만, 제조업의 원료나 부품을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부활로 더는 서방과 교역할 수 없게 되자 물건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음. 이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50%나 올랐다. 이는 지난 3년 내 최고 상승률. 제재 후 지난 3년간 이란 리알화 가치는 8분의 1 수준으로 폭락.
– 리알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가 매년 폭등했지만 임금 상승은 그에 미치지 못해 서민들의 생활고가 심각해졌음. 특히 지난 1년간 음식·음료 등 필수 소비재의 가격 상승률은 63%에 달했음. 노동사회부 차관을 지낸 소르쿠는 제재 후 정부가 많은 리알화를 찍어냈고, 유동성 증가로 인플레이션이 악화했다고 설명.
– 그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재화 생산을 늘려야 하며 생산자의 이익을 보장하도록 금융 정책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 개혁파 경제학자 사이드 라일라즈도 라이시 대통령의 가장 큰 과제는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생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음. 그는 제재로 원유 수출이 대폭 감소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이란의 경제적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