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증상과 진단 및 예방과 치료

치주염이 있는 사람은 치주염이 없는 사람보다 구강암 발생 위험이 3.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서울대 보건학박사회 고문] 구강암(口腔癌, oral cavity cancer)은 입안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腫塊, mass)를 말한다. 구강은 입술, 혀, 잇몸, 구강저, 협부점막, 경구개, 후구치삼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강암은 여기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구강암의 90% 이상은 입 안의 점막을 구성하는 편평상피세포(扁平上皮細胞)에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이다.

그 외에 구강점막의 작은 침샘에서 발생하는 타액선암(唾液腺癌), 턱뼈나 안면부의 근육 등의 연조직에서 발생하는 육종(肉腫), 구강점막의 입천장, 볼점막, 잇몸 등에서 발생하며 검은 반점을 형성하는 악성흑색종, 그리고 드물게 림프 조직에 생기는 원발성 악성종양인 림프종(lymphoma) 등이 발생한다.

구강암은 인종 및 지역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 2020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우리나라에서는 733건(남자 470건, 여자 263건)의 구강암이 발생하여 전체 암 발생(24만 3837건)의 0.3%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25.9%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3.3%, 50대가 22.0%의 순이었다.

구강암의 원인 인자로는 흡연, 음주, 씹는담배, 불량한 구강 위생, 치아나 의치로 인한 기계적 자극,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oma virus), 매독, 편평태선(lichen planus), 점막하 섬유화증(submucous fibrosis) 등이 있다. 구강암 환자에서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DNA가 검출되는 빈도는 15%로 대조군의 5%에 비하여 3배 정도 높다.

흡연과 음주를 함께 하면 정상인에 비하여 15배 높은 구강암 발생율을 보인다.

지난 50년간 남녀간 구강암의 발병률의 성비(性比)가 10.4대1에서 1.8대1로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여성 흡연 및 음주 인구가 증가한 결과로 추정된다.

국제학술지 <토바코 컨트롤>(Tobacco Control)에 게재된 영국과 포르투갈 공동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세계 구강암 신규환자는 약 44만명으로, 주요 원인은 흡연과 음주로 알려졌다. 또한 간접흡연에 10-15년 노출시 구강암 위험이 2배 높았다.

구강암 환자들의 주된 증상 중의 하나는 구강내의 병변으로 쑤시는 듯한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기 암의 경우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통증의 유무가 구강암의 증상과는 반드시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 증상에는 △입안이 헐었다, △입안에 하얀 또는 붉은 병변이 있다, △혀나 입안이 아프다, △입안에 혹이 만져진다, △이가 갑자기 흔들린다, △목에 혹이 만져진다 등이다.

혀, 볼 점막, 입천장, 입술 등에 발생하는 궤양은 1-2주일 정도 지나면 심한 통증이 사라지고 궤양도 없어진다. 하지만 3주 정도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궤양은 단순한 염증으로 보기 어렵기에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구강내 점막에 백색을 띠는 백반증(白斑症)은 암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조직검사를 받아 정확하게 감별을 해야 한다. 또한 입안에 불그스름한 반점(斑點)이 지속적으로 있는 경우도 전암병소(前癌病巢)일 수 있으므로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병적인 변화가 입 안의 어느 부위에 생겼는지에 따라 구강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입천장에 병적인 변화가 생긴 경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고 양성 혹과 악성 혹의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에 구별이 어렵다. 혀 밑바닥에 생긴 혹의 경우, 입 안의 표면점막은 정상이고 점막 밑으로 덩어리가 만져지는데, 단순한 낭종일 가능성도 있지만 혀 밑의 침샘에서 생기는 ‘침샘암’일 수도 있다. 그 외에 출혈, 입냄새, 체중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구강암은 육안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소 마취를 한 후 입 안에서 의심되는 부위를 조금 떼어내어 조직검사를 한 후 최종적으로 진단한다. 구강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식도를 포함한 상부 호흡기관이나 소화기관에도 동시에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통해 이 부위를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장기간 흡연한 사람은 다른 부위에도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의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CT검사는 구강부위와 목의 임파선 전이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를 가능하게 하며, 특히 구강암에 의해 하악골이 어느 정도 침범되었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매우 유용하다. MRI검사는 구강 내 연조직 특히 혀, 상악골, 근육 등으로 암이 침범한 경우 CT검사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전신을 촬영하는 PET검사는 다른 검사로 찾기 어려운 원격 전이나 재발 등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구강암 치료는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한다. 수술은 구강 내의 암 부위를 절제하고 필요한 경우 목의 림프절을 제거하거나 구강 내 재건술을 시행하여 기능 및 외형을 회복시키는 형태로 시행된다. 방사선 치료는 조기 구강암에서 근치적 목적으로, 수술 후 재발의 위험이 높은 소견을 보이는 경우 보조적 목적으로, 혹은 수술이 어려운 경우 항암치료와 함께 근치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피막외 파급(extracapsular spread)이 있는 경부림프절 전이 환자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

효과적인 구강암 예방법은 흡연, 음주, 자외선 과다 노출 등의 위험 인자들을 피한다. 또한 잘 맞지 않는 틀니, 오래 사용하여 닳고 날카로워진 구강내 보철물 등에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은 구강점막 부위에서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으로 전환되는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기적인 구강검진이 필요하다.

구강암 검진은 아직 체계화된 지침은 마련되어 있지는 않으나 흡연과 음주를 하는 40세 이상의 성인은 1년에 한번 정기 구강검진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검진 방법은 의사가 눈으로 병변의 생김새를 보고 판별하는 시진(視診), 손으로 병소의 유무를 판단하는 촉진(觸診) 등이 있다. 이외에 탈락상피세포검사법, 톨루이딘 염색법 등이 있다. 물론 최종적인 진단은 조직검사로 확인한다.

과일과 녹황색 채소,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섭취가 구강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많은 연구논문들이 밝히고 있다. 반면에 동물성 지방과 포화지방의 과도한 섭취가 구강암과 연관된 위험인자라는 보고가 있어 균형 잡힌 식생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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