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블루마운틴’ 향기를 추억하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아주 오래 전 원불교경주교당을 갔을 때였다. 교무님들이 초대하여 어느 커피전문점을 찾았다. 그때 마신 커피가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이었다. 그때의 커피 향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후로 나는 커피마니아가 됐다. 지금은 ‘블루마운틴’ 같은 고급향기를 맡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형 머그잔으로 하루 블랙커피 세잔씩 어김없이 마신다.
지구촌 제1 음료인 커피는 언제, 어디서, 누가 발견했을까? 많은 설이 있으나 최초의 커피 발견자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 아비시니아 지방에 살았던 목동 칼디(Kaldi)로 추정된다고 한다. 남달리 성실하였던 칼디에게 염소를 보살피는 일에는 누구도 따를 수 없었다.
염소들의 습관이며 즐겨먹는 목초 등을 세심하게 관찰해 보살펴주어서 칼디의 염소들은 건강하고 성장속도도 빨랐다. 목동으로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칼디는 이상하게 생긴 붉은 열매를 먹고 있는 염소들을 목격했다. 칼디는 그 열매가 독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염소들이 실컷 먹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은 모두 힘이 나서 활동적이 되고, 흥분하여 이리저리 뛰고 있는 것이었다. 칼디는 염소들이 먹은 열매를 따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물에 끓인 후 마셔 보았다.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이 아닌가.
칼디가 이 신기한 사실을 인근 이슬람수도원의 수도사들에게 알리자 수도사들은 이 열매가 악마의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모두 불 속에 던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 던져버린 커피 열매가 불에 타면서 특이하고 향기로운 냄새를 내기 시작했고, 수도사들은 곧바로 불에 타다 남은 열매를 수거하여 뜨겁고 검은 커피음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수도사들은 커피가 잠을 쫓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알아내 그때부터 사원의 수도사들은 밤에 기도할 때 졸지 않기 위해 이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세계 3대 커피’가 있다.
예멘의 모카(Mocha),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Blue Mountain) 그리고 하와이의 코나(Kona)가 그것이다.
예멘의 ‘모카’는 한때 세계 최고 커피 무역항이던 모카 항에서 유래된 명칭으로 ‘커피의 여왕’으로 불린다. 지금은 예멘과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모두 ‘모카커피’라고 한다. 그리고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은 ‘커피의 황제’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으며, 영국 왕실에 납품되는 최고급 커피다.
또한 ‘코나’ 커피는 하와이 빅아일랜드 북쪽과 남쪽 코나지역의 Hualalai와 Mauna Loa의 경사면에서 재배된 커피의 시장 이름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되는 커피 중 하나다. 하와이의 코나는 파인애플 향의 약간 신맛이 난다.
커피나무 꽃의 꽃말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Always be with you)이다. 한 여인이 한 남자를 그리워하다 죽어서 그 여인의 무덤가에 피어났던 꽃의 열매가 바로 ‘커피’라 했다고 전해진다. 커피 색은 어두운 핏빛인데, 그것은 그 여인의 눈물 빛깔이며, 너무 울어서 피 눈물이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커피 맛이 쓴 이유는 기다리는 마음 때문이고, 커피를 마시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밤낮으로 그 사람을 기다렸던 그 여인의 마음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커피 향이 그윽한 이유는 그 여자의 사랑하는 마음이 향기가 되어 흩날리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커피의 기원과 전설 등을 알아보았다. 뜬금없이 커피를 들고 나온 이유는 ‘블루마운틴’의 향기를 즐기던 그 시절, 세계가 좁다하고 뛰어다니던 그때의 향수가 너무나 그립기 때문이다.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 그 향수, 커피향으로 달래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