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과 국가사회 목표, 그리고 최재형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입양아 관련해 나쁜 뉴스가 잦아 텔리비전 틀기가 겁 난다. 사람으로서 어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가? 국내의 해외 입양은 6.25전쟁 중 고아들을 입양시킨 홀트입양회가 효시다. 입양은 종교적 바탕이 없이는 힘들다.
자기 자식 키우기도 짜증나는 때가 있는데 남의 자식 키운다는 것은 어렵다. 오죽하면 부모의 체벌에 항의하는 어린이도 있어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법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뉴스에 나올 정도다.
국가 사회의 목표를 생각해보자. 첫번째는 박정희 식의 부국강병으로 일본을 따라잡자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일본의 도움도 적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를 인정해야 한다. 한국이 세계 10위권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성취를 이루었다. 이는 지도자와 국민이 같이 노력한 결과였다.
코로나 방역에서 한국은 일본을 이미 넘어섰다. 일본과 관련된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해 이제 포용과 여유를 가져야 한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사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두번째는 정의사회 구현이다. 적지 않은 발전이 있었지만, 문제는 아직도 적지 않다. 최근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국회의원들이 남몰래 획득한 정보를 사용(私用)했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것은 아직도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다. 공군 부사관 사건에 나타난 것은 여성 인권문제에 있어 우리 사회가 아직도 낙후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미래는 더불어 사는 사회의 구현이다. 금수강산을 후손과 함께 누리는 환경문제도 포함되며 기후문제도 같은 차원이다. 북유럽의 녹색당이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노후화된 그들에 비해 사회를 젊게 하는 움직임은 그들이 따르지 못할 우리의 독특한 강점이다.
입양한 아들 둘을 키운 최재형 감사원장이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친자식이 있는데도 입양해 키웠다고 한다. 보통사람이 하기 힘든 경지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업어서 통학하여 사법시험에 같이 합격했다는 것도 듣기 힘든 얘기다. 단순히 미담이 아니라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바닥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사회도 이를 지향해 나갔으면 한다. 우리의 독특한 ‘은근과 끈기’가 성과를 중시하는 산업화 가운데 퇴색하지 않았는가도 돌이켜보아야 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조상의 미덕도 되새겨보아야 한다.
어려움을 헤쳐 나오다 보니 극단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음도 반성해야 한다. 한글이라는 뛰어난 자산을 세계에 널리 활용해야 한다. 한자漢字는 중국에서 생겨났지만 수천년 사용해온 ‘우리 문자’가 되었다. 말과 글이 역사 속에 녹아 있는 우리의 혼임을 후손에 가르치고 흘러내리게 해야 한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부친은 6.25 당시 부산으로 침투하던 북한 공작선을 격침시킨 PC-701함에 근무했던 최영섭 대령(예비역)이다. 이것이 대한해협 해전인데 당시 군수물자와 증원군이 입항해야 할 부산항은 무방비상태로 북한군 게릴라가 이를 통하여 후방을 교란하였다면 낙동강 교두보는 성립하지도 못하고 전선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대한해협 해전은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6.25 전쟁에 대한 특이한 경험을 가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