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평창평화제] 김동리 ‘무녀도’, 85년만에 뮤지컬 애니로 부활

무녀도에서 무녀 모화의 굿장면

[아시아엔=평창 민다혜 기자] 2021년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안재훈 감독의 ‘무녀도’ 애니메이션으로 6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17일 잔뜩 흐린 밤하늘에 90여분 상영 동안 관객들 눈은 야외스크린에 집중됐다. 1936년 발표된 김동리 원작 무녀도가 85년만에 안재훈 감독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부활한 것이다. <아시아엔>은 감은희 독자, 김동연 인턴기자와 함께 ‘무녀도’ 감상후기를 나눴다.

“영화 초반부 조선시대부터  근대로 넘어가는 시점동안 시대적 변화를 알 수 있는 옷차림과 배경 등 볼 거리가 풍부했다.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우리나라의 사계절 아름다운 배경에 넋을 잃었다. 뿌리깊은 한국 종교적 전통을 표현한 것이 기존 헐리우드 영화와 차별성이 돋보였다.” (감은희 독자)

영화 속 욱이 낭이 남매

“찬송가와 굿 장단 장면이 교차되는 연출은 무녀인 어머니 모화와 두 남매 욱이와 낭이의 서로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듣지못하는 주인공 낭이를 통해 전통종교와 새시대 문물인 신종교 사이의 긴장감과 갈등을 잘 묘사했다.”(김동연 인턴기자)

“어쩌면 그 시대의 우리 전통들이 어떠한 상황과 대립을 통해 사라져가고 대체되어갔는지 무녀의 삶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감독의 통찰력에 감탄했다. 극적인 애니메이션 기법과 처절한 아름다움을 함께 담아 표현한 점이 경이로웠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종교 갈등과 분쟁들이 떠올랐다.” (감은희 독자)

“복과 평안을 빌어주는 ‘믿음’이 점점 더 ‘절박함’과 ‘집착’으로 변질되고, 결국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큰 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장면들이 인상깊었다.” (김동연 인턴기자)

“애니메이션을 통해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가 저리 아름다워서 금수강산이라 했는지 알 수 있겠더라. 옛부터 이웃끼리 거두고 베풀고 나누는 우리나라만의 인정어린 삶도 잘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엉뚱할 수 있지만 무녀도를 보는 동안 시대와 주제는 완전 다르지만 지금시대 꼰대라고 칭해지는 부모와 신세대인 자녀와의 갈등 그리고 아픈자녀를 향한 부모의 사무치는 마음도 공감이 되어 마음 한켠이 아렸다.” (감은희 독자)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사이의 세대적 갈등도 보여주는 듯하다. 서로의 믿음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극락왕생일까 아니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인가.” (김동연 인턴기자)

무녀도의 한 장면

“구수한 사투리가 번역이 될 때 그 뉘앙스가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인데도 우리나라 고유의 오방색 원색이  촌스럽지 않게 강렬하면서도 세련되 보였다. 공존과 평화가 평창국제영화제 슬로건인만큼 개막작으로 훌륭한 영화였던 것 같다. 한동안 강렬했던 무녀도의 인상이 떠나지 않을 것 같다.” (감은희 독자)

안재훈 감독

개막작 상영에 앞서 무대에 오른 안재훈 감독은 “‘무녀도’는 ‘인간에게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원작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화려한 색감과 개성적인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뮤지컬형식을 차용했다”고 전했다. 김형석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무녀도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것은 이 영화가 ‘갈등의 드라마’이기 때문”이라며 “점점 평화와 멀어지고 있는 21세기의 지구촌에서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다름’을 넘어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을 무녀도를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무녀도 관람에 쏠린 눈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