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 졸업 후 현지 취업하려면 인턴십·코업프로그램 ‘중요’

아이비리그(IVY League)는 미국 동부에 있는 8개 명문 사립대의 총칭으로, 브라운(Brown), 컬럼비아(Columbia), 코넬(Cornell), 다트머스(Dartmouth), 하버드(Harvard),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프린스턴(Princeton), 예일(Yale) 등 8개 대학을 말한다. 이들 대학 졸업이 미국의 좋은 직장 합격 보증수표로 안다면 큰 오산이다. 미국 회사 고용주들은 인턴십과 코업프로그램 등 직업교육을 더 중시한다. 


대학 명성도 중요하지만 ‘직업 경험’이 더 중요

한국 학생, 인턴 안 하고 방학 때 귀국해 ‘집밥’

한국유학생, 중국-인도보다 취업률 매우 낮아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장, 국민일보 편집국장 역임] ​미래교육연구소는 필자와의 상담에 앞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질문 가운데 하나가 ‘대학선택 기준’이다.​ 상담 받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70% 정도는 ‘명성’으로 대학을 고른다. 특히 보수적 시각을 가진 부모들의 경우 100% ‘대학 명성’을 꼽는다. 일류대학에 무슨 한이 맺힌 분들 같다. 그런 부모들에게 “미국 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취업을 원하는가?”라고 물으면 또 100% “그렇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대학 명성을 대학선택 기준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르는 이들이 많다. 하버드, 스탠퍼드, 프린스턴, 예일 등 이른바 초일류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이 더 잘 될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다.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대학에 다녔다면 상대적으로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것인가?

두번째로 생각해 보는 요소가 전공이다. 전공에 따라 취업 가능성이 달라질까? 특별히 취업이 잘 되는 전공이 있을까? 분명히 전공에 따라 취업 가능성이 달라진다. 세번째로 교육의 질은 취업 성공 가능성을 높일까? 또한 대학 성적이 높으면 취업이 잘 될까? 마지막으로 인턴십, 코업 등을 통한 직업 경험은 취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생각해 본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미국 기업들의 고용주들이 신입사원 선발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학부모들은 학교 명성, 대학에서의 높은 성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버드대학이나 스탠퍼드대학 등 명성이 뛰어난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면 금융 서비스나 과학 분야와 같은 일부 직업군에는 취업이 잘 될 것이다. 즉 대학 명성과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고용주들이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에 대한 많은 조사들은 그들이 구직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찾는 것이 ‘관련 직업 경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고용주들은 대학 졸업자를 채용해서 다시 오랜 시간 교육을 시켜서 그 분야에서 활용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더구나 OPT 비자로 한시적으로 일을 하는 국제학생들의 경우 이른바 OJT, 직무교육을 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다. 곧바로 투입해서 당장이라도 써 먹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고용주들이 인재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는 ‘직업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인턴십, 코업 프로그램, 연구 프로젝트 등이다. 많은 회사들은 인턴십이나 코업 프로그램을 그들의 신입사원 그룹을 위한 훈련장으로 사용한다. 이들 회사는 관련 경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할 뿐만 아니라, 일단 채용되면 교육이 덜 필요한 신입사원을 선택하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학 명성을 추구하는 학부모나 학생들을 보면 미국 대학 졸업 후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

미국 대학에 유학 간 한국 유학생들의 99%는 여름 방학 때 인턴이나 코업 프로그램에 참가할 생각을 하지 않고, 한국 집으로 돌아와 ‘집 밥’을 먹으며 한가한 여름방학을 보낸다. 만일 이런 선택을 했다면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은 물 건너 간 것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해마다 학부를 졸업한 국제학생들에게 6만5000개의 H1B 비자(전문직 취업비자)를 발급한다. 이게 바로 취업비자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이 가져가는 비자 수는 3000~4000개에 불과하다. 1/10도 안 된다. 반면 인도와 중국 학생들은 5만개를 가져간다.

왜 그럴까? 한국학생들은 바로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름방학이면 집밥 먹으러 한국으로 돌아와 전공 분야에서 아무런 직업 경험을 가지지 않은 한국 학생들을 어느 미국 기업이 채용하겠는가?

​그럼에도 많은 학부모들은 “미국 대학에 가면 국제학생은 취업이 안 된다”고 미국 탓을 한다. 필자의 경험과 자료를 보면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그런 학부모들은 ‘미국 탓’을 하기보다 자녀들의 안이함과 게으름, 그리고 자신들의 무지를 질책해야 한다.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하려면 대학의 명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전공과 그 전공 분야에서의 인턴과 코업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이 꼭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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