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부재와 전략 실패가 빚은 미국 대학 불합격

미래교육연구소

많은 학부모들, 미국 대학입시 트렌드 바뀐 것 몰라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2016년 Turning the tide로 입시 변화 시도

성적 좋아도 비교과 영역 나쁘면 결과는 불합격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최근 한 학부모가 자녀의 합격한 대학 가운데 어디를 가야할 것인지 상담을 요청해 왔다. 학생의 기록을 보니 매우 훌륭했다. 그런데 합격한 대학들의 결과는 너무 형편 없었다. 겨우 낮은 수준의 주립대학 몇 곳이 전부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누가 자녀의 미국 대학입시를 도와주었는가 물었더니 모 유학원에서 11학년부터 5000만 원의 거금을 주고 컨설팅을 받았다는 것이다. 부모는 대학 합격 결과에 너무 실망했다. 학생의 학업 성적은 아이비리그 어느 대학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 그런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첫째로 비 학업적 요소를 잘못 준비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미국 대학입학 사정요소는 학교성적과 AP, IB 성적 그리고 SAT/ACT 성적 외의 요소 즉 에세이, 추천서, 특별활동 등 매우 다양하다. 비학업적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에세이다. 이 학생의 에세이를 누가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첨삭을 했는가 물었더니 아이비리그를 졸업했다는 그 유학원 원장이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우선 여기서 의심이 갔다. 필자는 어떤 경우에도 미국 대학입학 에세이는 한국인 튜터들이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상위권 대학 20년 컨설팅 경험을 통해 확립한 필자의 확고한 신념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어를 잘하는 우수한 중국 학생이 서울대 등 명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고 해도, 중상위권 국문과를 졸업한 한국학생보다 국내 대학 자소서를 잘 고치기 어렵다. 그게 언어다.

​두번째로 필자는 이 유학원이 최근 변화된 미국 대학입시 트렌드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유학원은 미국 명문대학에 가려면 리서치가 중요하다며 시카고대학 교수와 리서치를 하고, 여러 대회에 참가하도록 유학원이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시카고 대학교수, 이게 가능할까? 그래서 더 물었더니 시카고대학 박사과정의 학생이 리서치 페이퍼 작성을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독자들도 알겠지만 이 유학원은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일을 한 것이다. 미국 상위권대학에 가려면 어떤 액티비티가 필요한 지에 대해 이 유학원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하버드대학 교육대학원이 2016년도에 내놓은 프로젝트 ‘Turning the tide’라는 것을 학부모들이 꼭 보길 제안한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이 말한 ‘미국 대학입시 이대로는 안된다’는 프로젝트다.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이 제안에 대해 미국 상위권 대학들이 모두 동의를 했다.

과거 방식의 입시 준비로는 미국 명문대 진학이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원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도 꼼꼼히 살펴볼 대목이다. 원서는 입학사정관이 학생들과 만나는 접점이다. 따라서 이 원서에서 허점이 보이면 결과는 안 좋다. 특히 비학업적 요소들을 기록하는 부분이다.

레쥬메를 어떻게 작성해 첨부할 것인가? 추가정보(Additional Information)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등등이다.

​마지막으로 대학 선택과 지원 시기 전략이 중요하다. 대학을 Reach(상향)-Match(적정)-Safety(안정)으로 나눠서 어떤 대학을 얼리 디시전과 액션으로 쓰고 어떤 대학을 레귤러에 쓸 것인지 전략을 잘 짜야 한다. 그런데 이 학생은 Restrictive Early Action으로 스탠퍼드대 한 곳만 썼다. 이 역시 전략의 확실한 실패다. 학부모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 우수한 학생의 미국 대학 실패는 학부모가 비싼 컨설팅 비용을 지불한 유학원의 정보 부재와 전략 실패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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