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커트 캠벨 ‘아시아 차르’ 임명에 ‘숨은 그림’
커트 캠벨이 아시아 차르가 되었다. ‘차르’는 러시아 황제를 뜻하는 말로 신설 백악관 조정관의 공식 명칭이다. 20년 전 캠벨은 국무부 아태차관보로 박용옥 국방부 정책실장의 카운터 파트였다. 그는 한미일 3자 회담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언젠가는 미국의 아태 외교를 이끌 것으로 보였다.
공화당 정부에서 재야에 있다가 바이든 정부에서 아시아 차르가 된 것이다. 미국에서 인재를 활용하는 지혜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복잡한 맥락도 잘 이해했으며 미국이 중간에서 적절한 입장을 취하도록 했다.
캠벨은 한국, 중국, 일본 어느 한 나라가 아니라 진짜 아시아를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바이든의 선택 가운데 탁월하다.
캠벨은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에 기고한 ‘미국은 어떻게 중국을 대할 것인가’에서 G7에 한국, 일본, 호주, 인도의 QUAD를 더한 Democracy 10로 중국에 대항할 것을 주장하며, 전체적 틀보다는 개별적 사안에 대응할 것을 요구한다. 문재인 정부의 친북 친중 경향에 정면으로 제동을 걸었다.
이 원칙하에 외교정책의 전면 검토가 불가피하다. 친북, 친중 정책은 한국외교의 기본인 지정학적 명제에 어긋나는 것이다. 더구나 21세기에 미국과 인도·태평양 정책을 같이 해야 할 한국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이다.
미국 국방부 아태 차관보 대리 로리스가 한국의 미사일 증강에 반대하여 애를 먹었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정부 정책에 개인의 성향이 작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의 교토(京都)가 폭격을 받지 않은 이유가 교토에 애정을 가진 한 외교관에 기인하였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 2차대전에서 독일의 하노버가 폭격을 받지 않은 이유가 영국 왕실이 하노버에서 왔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캠벨을 맞아 한국외교가 한 단계 격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외교부만이 아니라 국방부, 국정원의 대미외교 인재도 등용해야 한다. 미국은 20년 전의 인재도 다시 불러내는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