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9] UAE ‘명예살인’ 처벌 강화…이슬람율법 완화

[아시아엔 편집국] 1. 중국, 美대선 언급 자제 ‘마이웨이’…우군 결집·내수 확대
– 중국 정부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지 이틀째인 9일 오전까지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우군 결집과 내수 확대를 위해 총력전. 이를 두고 ‘중국 때리기’에 앞장서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 행보에 대비하는데 주력하는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음.
– 9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으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축전이나 외교부 등을 통한 공식 축하 인사를 내놓지 않고 있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바이든의 당선을 축하하는 성명을 내놓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임.
– 이런 상황 속에 시진핑 주석은 전날 쓰촨(四川)-신장(新疆) 철도 착공과 관련한 중요 지시에서 “이는 신시대 중국 공산당의 신장 지역 통치를 위한 중요 전략이자 국가 통일을 수호하고 민족 단결을 유지하며 변방의 안정을 공고히 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 신장 지역은 인권 문제를 놓고 미중 간에 첨예하게 대립해온 곳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철도 연결 사업을 통해 사실상 신장 지역과 본토의 통합을 가속하려는 것.
– 아울러 막대한 차이나머니를 동원한 상하이(上海) 제3회 국제수입박람회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오는 10일에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화상회의를 통해 대대적인 우군 결집에 나섬. 이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러시아 등 SCO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과 더불어 미국을 겨냥한 다자주의 수호와 안보 공동 대응 등을 천명할 예정.
– SCO는 2001년 6월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해 출범했고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입해 회원국 수가 8개국으로 증가. SCO는 전 세계 인구의 44%에 달하는 인구 31억명의 거대 지역협의체가 됐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에서 25%로 늘어났으며, 핵보유국만도 4개국에 이름.

2. 日 후미히토 왕세제 ‘왕위 계승 1위’ 선포식
– 제126대 일왕인 나루히토(德仁·60)의 친동생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55)가 차기 일왕 승계 순위 1위의 왕세제로 공식 선포. 일본 정부는 8일 일왕 거처인 도쿄 규덴(宮殿)의 마쓰노마(松の間)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작년 5월 1일 즉위하면서 왕세제 지위를 얻은 후미히토가 왕위 계승 1위인가 됐음을 대내외에 알리는 ‘릿코시 선포식'(立皇嗣宣明の儀)을 열었음.
– 나루히토 일왕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를 비롯한 행정·입법·사법부 수장과 지방자치단체 대표, 주일 외교사절 단장 등 5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생이 ‘고시'(皇嗣·일왕 계승 1순위라는 뜻)라고 선언. 이에 후미히토 왕세제는 “‘고시’로서의 책무를 깊게 생각한다”며 “본분을 다하겠다”라고 짧게 각오를 밝힘. 스가 총리는 참석자를 대표해 “다시 한번 왕실의 더 큰 번영을 기원한다”라고 축사.
– 이날 의식을 끝으로 나루히토·후미히토 형제의 부친인 아키히토(明仁·87) 전 일왕이 고령을 이유로 작년 4월 30일 퇴위하면서 시작된 일왕 승계를 둘러싼 일련의 행사가 마무리. 나루히토 일왕은 아들이 없고 외동딸만 두고 있어 여성 일왕을 인정하지 않는 왕실전범에 따라 5살 아래인 후미히토가 후계자로 낙점됐음.
– 1868년의 메이지(明治) 유신을 계기로 일본이 헌정 체제를 도입한 이후 왕위 계승 1순위자가 아들이 아닌 동생으로 정해진 것은 처음.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 전 일왕의 퇴위에 따른 왕위 계승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안정적인 왕위계승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에 여성 일왕제 도입 문제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

3. 차이잉원 대만총통 “바이든 당선 축하…협력하길 기대”
–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8일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위터를 통해 축하 인사를 건넸음. 미중 갈등의 주요 축 중 하나인 대만은 그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반중’ 행보에서 보조를 맞춰왔으며, 대만인의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관측이 나왔음.
– 차이 총통은 “이제는 내가 대통령 & 부통령으로 뽑힌 조 바이든 & 카멀라 해리스를 축하할 차례”라며 올해 1월 12일 자신이 재선에 성공했을 당시 바이든 당선인이 썼던 축하 트윗을 함께 올렸음. 차이 총통은 “우리의 관계를 구축하게 한 가치들은 (이보다) 더 이상 강할 수 없다”면서 “우리의 우정과 국제 사회에 대한 기여를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음.
– 한편, 홍콩 매체 명보는 전날 대만에서 열린 ‘미국 대선 이후 미국-중국-대만의 관계’ 심포지엄에서 누가 차기 미 대통령이 되든 미중 간에는 협력보다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보도. 다만 실제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게 봤음.
–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蘇紫雲) 연구원은 “누가 미 대통령이 되든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겠지만 실제 전투까지 가는 상황은 피할 것이며 먼저 공격을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음.

4. 미얀마 총선, 수치 ‘집권 2기’ 전망
– 미얀마의 문민정부 재집권 여부를 가름할 총선이 8일 미얀마 전역에서 치러졌음. 지난 2015년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끈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반세기가 넘는 군부 집권을 끝내고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규모 선거.
–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미얀마 전역에서 시작된 투표는 오후 4시에 종료됐다. 연방선관위(UEC)는 개표 결과를 투표 다음 날인 9일 오전부터 발표할 예정이라고 외신은 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열린 이번 총선 유권자는 전체 인구 5천400만 명 중 3천700만명 가량으로 추산.
– 이번 선거는 상원의원 161명, 하원의원 315명 등 총 476명을 선출. 상·하원의원 정원은 664명이지만, 헌법에 의해 25%인 166명은 군부에 할당돼 있어 군부 할당 몫 166명을 제외한 498명이 선거로 뽑힘. 이번 총선은 실권자인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NLD 정부 집권 5년에 대한 미얀마 국민들의 평가 무대.
– 그에 대해서는 경제 성적표가 예상 이하라거나, 국제적 논란이 된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포함해 소수민족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음. 정부를 비판하는 활동가나 언론에 비민주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도 제기. 그러나 인구 70%를 차지하는 주류 버마족 사이에서 수치 고문이 여전히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언론과 분석기관 대부분은 NLD의 승리를 점치고 있음.

5. 싱가포르 대통령, 해리스 승리에 “여성 소수자에 역사적 순간”
–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소수 인종 출신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으로 당선된 데 대해 “전세계 여성 소수자에게 역사적 순간”이라며 축하. 할리마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첫 여성 대통령.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및 해리스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음.
– 할리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흑인·남아시아 출신 부통령에 당선된 데 대해 특히 고무됐다”라며 “이는 미국과 전세계 여성 소수자들에 있어 역사적 순간”이라고 적었음. 또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절대 유리 천장에 구속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공직 사회에서 장기간의 뛰어난 활동을 통해 그는 장벽을 깨부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최초’ 업적을 이뤄냈다”고 축하.
– 할리마 대통령은 부통령 선출은 그 중 절정을 완성한 것이라면서도, 해리스 당선인은 겸손하고 종종 자신의 성공이 앞서간 이들의 노고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기도 한다고 평가. 그러면서 해리스 당선인은 전 세계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계속해서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음.
– 할리마 대통령은 앞서 2013년 ‘유리천장’을 깨고 싱가포르 첫 여성 국회의장이 됐음. 이어 2017년에는 소수인종 배려를 위해 도입한 ‘대통령 할당제’ 첫 수혜자로 대통령직에 올랐음. 해리스 당선인도 부친이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이고, 모친은 인도계. 2011년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이력을 쌓았으며, 2017년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이 되면서 워싱턴DC 중앙무대에 발을 디뎠음.

6. 태국 경찰, ‘군주제 개혁’ 시위대 왕실 행진 막고 물대포 쏴
– 8일 외신 및 태국 반정부 시위 단체 ‘자유청년'(Free Youth)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이날 오후 청원서를 왕실에 전달하기 위해 왕실 자문기관인 추밀원 쪽으로 행진하던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
– 수 천명의 시위대는 앞서 인근 민주주의 기념탑에서 모여 시위를 벌이다가 저녁이 되자 행진을 시작. 왕실 지지파들은 시위대 인근에서 국왕을 상징하는 노란색 상의를 입고 군주제 수호 구호를 외쳤음. 버스 등을 동원해 왕실로 향하는 길목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경찰은 시위대가 버스 바리케이드를 옮기려 하자 물대포를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
–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에 물대포를 사용한 것은 지난달 16일 파툼완 사거리 시위 이후 처음. 이날 충돌은 또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국왕이 지난 1일 왕궁 밖에서 지지자들을 격려하면서 일부 해외 언론과 만나 시위대에 관한 질문에 “그들도 똑같이 사랑한다”면서 “태국은 타협의 땅”이라고 언급한 뒤 일주일 만. 앞서 반정부 시위대는 정치권에서 시위 사태의 정치적 해법 마련을 위해 구성을 추진 중인 ‘화해위원회’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음.
– 태국의 반정부 시위는 올해 2월 젊은 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던 야당인 퓨처포워드당(FFP)이 강제 해산된 후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7월 중순 재개됐으며, 총리 퇴진과 개헌은 물론 그동안 금기시됐던 군주제 개혁 요구까지 분출하면서 3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음. 왕실 모독죄가 존재하는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 요구는 초유의 일이어서 파장을 불러왔음.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이드 모스크 <사진=UPI/연합뉴스>

7. UAE, ‘명예살인’ 처벌 강화…이슬람율법 완화
–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겸 아부다비 지도자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나흐얀은 7일(현지시간) 개인 지위, 형사법, 형사소송법 등을 개정하는 연방법을 승인했다고 UAE 국영 WAM 통신이 보도. 개정된 연방법은 이슬람권의 이른바 ‘명예살인’을 일반적인 살인과 같이 처벌하도록 했음.
– 그동안 UAE에서는 간통 등으로 가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생각하는 가족을 살해할 경우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일반 살인죄보다 낮은 처벌이 적용. ‘명예살인’의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명예살인이 남성 범죄자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게 한다며 폐지를 주장해왔음.
– UAE 연방법 개정안에는 또한 여성에 대한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고 미혼 남녀의 동거를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 술을 마시고 판매·보유한 사람에 대한 처벌 조항도 삭제됐다고 AP 통신이 보도. 그동안 UAE 아부다비 등에서는 개인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술을 구매하고 집에 보관할 수 있었음.
– 아울러 연방법 개정은 UAE 내 외국인이 상속 등에서 본국 법률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했음. UAE는 인구에서 외국인 비율이 90%가량이나 됨. UAE의 법률 개정은 이슬람 율법을 완화하는 행보로 풀이. WAM은 이번 조처가 UAE에서 사회적 관용의 원칙을 다지고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일하기에 좋은 국가를 만들려는 의도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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