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라운드업 11/3] 태국 국왕 ‘타협’ 발언, 시위 해법 논의 촉진할까
[아시아엔=편집국] 1. 중국 정부 “마윈 들어와라”…도발적 비판에 ‘군기 잡기
– 공개 석상에서 금융 당국의 보수적 정책 기조를 작심하고 정면으로 비판해 큰 논란을 일으킨 중국 최고 부호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결국 당국에 불려가 질책을 받았음. 3일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등 4개 기관은 전날 공동으로 앤트그룹을 실질적 통제하는 마윈과 징셴둥(井賢棟) 회장, 후샤오밍(胡曉明) 총재를 불러 관리·감독과 관련한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힘.
– 중국에서 ‘웨탄'(豫談)이라고 부르는 예약 면담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국가의 통제권이 강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공개적인 ‘군기 잡기’ 성격. 인민은행 등은 마 회장 등을 불러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만 밝힌 뒤 더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음.
– 그러나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마윈이 최근 도발적인 어조로 금융 당국의 감독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되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 마윈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금융서밋 연설에서 당국이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해 중국 경제계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음.
– 특히 이 자리는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중국의 국가급 지도자와 금융 최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에서 마윈이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장소에서 당국의 정책 방향을 대놓고 비판하는 대담한 발언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음.
– 실제로 마윈이 소환된 날 금융 당국은 앤트그룹의 주력 사업인 소액 대출 사업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새 법안을 전격 입법 예고. 이 방안에 따르면 앤트그룹과 같은 인터넷 대출 업체들은 원칙적으로 고객 한 명에게 최대 30만 위안 이상의 대출을 해 줘서는 안 되며, 30만위안 미만이라도 한도액이 고객 연평균 연봉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안 됨.
2. “바이든-중국 연계설 뒤 中 반체제 재벌 궈원구이” 의혹 제기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의 아들이 중국 기업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의 배후에는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 반체제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 궈원구이와 손을 잡았으나 지난해 12월 절연한 중국 출신 호주 유튜버 존 판은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궈원구이와 연관된 유튜브 채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옛 책사이자 극우 인사인 스티브 배넌과 궈원구이가 연관된 미디어 플랫폼들이 바이든 후보를 둘러싼 입증되지 않은 의혹들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
– 판은 “궈는 미 대선에 개입하려는 것”이라며 “그가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는 없겠지만 그는 대중을 오도할 의혹들을 퍼뜨릴 수는 있다”고 말했음. 이어 “실제로 이미 미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 아들 헌터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의혹처럼 바이든 후보를 흔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임.
–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포스트는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 소유로 추정되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서 입수했다는 자료를 근거로 헌터가 우크라이나 사업가와 당시 부통령이었던 부친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보도했고, 헌터와 중국 기업의 연루 가능성도 제기. 해당 기사들은 출처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 제기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차단 조치를 하기도 했음.
– 2015년 중국을 탈출해 미국으로 간 궈는 2018년 중국 밖에 거주하는 중국인 인플루언서들을 모아 ‘내부고발하는 혁명 위원회 그룹’을 결성. 판에 따르면 이 그룹의 창립 멤버 18명 중 지난해 12월 기준 남아있는 사람은 2명에 불과. 판을 비롯해 대부분이 궈와 의견 불일치로 떠났다는 것. 그러나 이 그룹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 사람은 50만명에 이름.
– 오보와 허위 정보를 추적하는 미 비영리 재단 퍼스트드래프트에 따르면 헌터 바이든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의혹은 지난 9월 24일 궈와 연계된 유튜버인 루드가 처음으로 언급. 이는 뉴욕포스트가 보도하기 3주 전. 뉴욕포스트에 해당 의혹을 제보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판은 궈와 배넌, 줄리아니와 루드가 뉴욕포스트에 기사를 내기 전에 회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
3. IAEA,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측정 평가
–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바다의 방사능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평가에 나섬. 2일 IAEA에 따르면 IAEA는 오는 4∼20일 독립적인 전문가들을 투입해 후쿠시마현 연안에서 일본 연구진이 해수, 해저 퇴적층, 어류 표본을 수집하는 과정을 관찰·기록.
– 이번 평가의 목적은 일본 연구진이 방사능 측정을 위해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는 데 질을 보증하려는 것이라고 IAEA는 설명. 이는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졌음.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킨 시설로, 최근 일본 정부가 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최종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전성 우려가 제기.
– IAEA는 이번 평가를 위해 독립적인 일본 전문가 3명을 선정해 파견한다. 이들은 표본 수집, 확인, 추적, 사전처리 등이 결함 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IAEA에 보고. 이후 IAEA는 수집된 샘플을 직접 분석해 일본 연구진의 측정 결과를 평가. 이같은 IAEA 평가는 2013년부터 9차례 이뤄졌으며, 이번으로 10번째.
4. 태국 국왕 ‘타협’ 발언, 시위사태 해법 논의 촉진할까
– 태국 국왕의 ‘타협’ 발언으로 3개월 넘게 지속 중인 반정부 시위 사태 해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 1일 밤 왕궁 밖에서 해외 언론의 시위 사태 관련 질문에 이례적으로 “그들(시위대)도 똑같이 사랑한다”면서 “태국은 타협의 땅”이라고 언급한 바 있음.
– 태국에서는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야당 퓨처포워드당(FFP)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강제해산 된 직후인 2월 중순 반정부 집회가 시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월 들어 중단됐다가 7월 중순 재개된 반정부 집회는 총리 퇴진은 물론 금기시됐던 군주제 개혁 요구까지 분출하면서 3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음.
–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논의 플랫폼은 이미 언급된 ‘화해위원회’. 민주당이 제안한 화해위원회는 정부·여야는 물론 시위대와 반시위대 세력 그리고 전문가들을 총망라해 사태 해법을 논의하자는 자리. 3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추안 릭피아 하원의장은 전직 총리 3명 및 하원의장들을 위원회에 참여시키기 위해 접촉 중이라고 전날 밝힘.
– 한편 국왕의 ‘타협·사랑’ 발언 이후 유화적인 분위기도 감지. 방콕 형사법원은 인권변호사 아논 남빠 등 반정부 시위 관련자 4명에 대한 구금 연장 요청을 전날 기각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음. 아논은 군주제 개혁 요구를 가장 먼저 공개 거론한 인물. 다만 아논은 이날 오전 석방 직후 교도소 밖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다시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투쟁 의지를 거듭 밝혔음.
5. 아프간 카불대 무장괴한 총격…IS “우리 소행”
– 아프가니스탄 카불대에서 2일(현지시간) 무장 괴한들에 의한 총격 테러가 발생, 40여 명의 사상자가 생겼다고 외신과 현지 언론이 보도.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배후를 자처. 타리크 아리안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테러로 22명이 숨졌고 22명이 다쳤다고 밝힘. 사망자 대부분은 학생이라고 현지 경찰은 전했음.
– 이날 테러는 카불대에서 이란 관련 도서전이 열리고 있을 때 발생해 인명 피해가 컸음. 전시회에는 여러 고위 관리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참석자 중에 아프간주재 이란 대사도 포함됐다고 보도. 당국에 따르면 3명의 무장 괴한이 공격을 감행했으며, 당국은 즉시 치안병력을 현장에 투입, 캠퍼스를 봉쇄하고 대응. 이후 5∼6시간에 걸쳐 총격전이 벌어졌고 3명은 모두 사살.
– 아리안 대변인은 “1명은 교전 초기에 폭탄을 터트렸고 두 명은 치안 부대에 의해 사살됐다”고 말했음. 캠퍼스 내에서 총격전이 벌어지자 학생과 교수 등 수백 명은 황급히 몸을 피했으며, 일부는 담을 넘어 캠퍼스 밖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음.
– IS는 자체 선전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저지른 공격이라고 밝힘. IS는 “2명의 전사들이 아프간 판사, 수사관, 보안요원 등 80명의 사상자를 냈다”며 당국의 발표와는 차이가 있는 주장을 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음. 이슬람 수니파인 IS는 시아파를 배교자라고 부르며 그간 시아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감행해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