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집에 못가다’ 정희성(1945~ )

어린 시절 나는 머리가 펄펄 끓어도 애들이 나 없이 저희끼리만 공부할까 봐 결석을 못했다 술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들은 주인 여자가 어머 저는 애들이 저만 빼놓고 재미있게 놀까 봐 결석을 못 했는데요 하고 깔깔댄다 늙어 별 볼 일 없는 나는 요즘 거기 가서 자주 술을 마시는데 나 없는 사이에 친구들이 내 욕 할까 봐 일찍 집에도 못 간다​

– 70년대 동인의 시(강은교, 김형영, 윤후명, 정희성), 고래, 책만드는집,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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