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장마비 내리는 밤’ 최다원

장마비 내리 밤, 가로등불 빛 줄기

모두가 잠든 까만 밤
구성진 장마비가
어둠을 채운다

희미한 가로등의
눈썹 끝에
매달린 물방울

부풀어 오른 비만한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산산이 부셔진다
반쯤 열려진
창가에 서서

두 손을 모으듯 가만히 빌어본다 잉태한
교만과 이기심
질긴 탐욕을 꺼내
무게를 덜어내야 한다

순결한 마음과
비워낸 가슴 가득
꿈 하나만 간직하고픈
장마비 내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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