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을 구한 케냐 거지 소년의 눈물

존 다우 소년과 글래디스 아줌마. 이 사진은 근처에 있던 사람이 찍어 SNS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노자 <도덕경> 7장에 “마음을 비우면 채워진다”는 말씀이 있다.

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是以聖人後其身 而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

그 뜻은 이렇다.

“하늘과 땅은 장구하다. 하늘과 땅이 장구할 수 있는 까닭은 스스로 아무 것도 생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장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성인은 자기 자신을 뒤로 물리는데도 자신이 남보다 앞서게 되며, 자기 자신을 도외시하는데도 자신이 보존되니,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자신의 사사로운 것을 이룰 수 있다.”

해석해 보면 권력, 지위, 명예, 재산 등이 모여 있는 곳, 즉 출세가 보장되는 장소는 외진 골짜기가 아니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넓은 평지의 중앙이다. 이곳이 직장이나 모임에 있어서 중앙본부이며, 그 조직을 움직이는 권력자가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는 온 몸을 던지는 경쟁과 다툼이 일어난다. 그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부지런하다. 그러나 승패와 관계없이 제 명에 살기 어렵다. 패했을 때는 자신을 못난 사람으로 여기면서 위축되어 일찍 죽고, 승리했을 때도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무리가 일어나 그 몸을 지켜내지 못한다. 그런 인생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지 자신의 삶을 이룬 것(成其私)이 결코 아니다.

케냐 나이로비에 존 다우라는 소년이 있었다. 어머니가 죽고 나서 아버지의 심한 학대와 매질로 집을 뛰쳐나와 거지가 되었다.

소년은 다른 거지아이들처럼 길거리에서 구걸을 했다. 매일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지나가는 차가 신호를 받고 있거나 잠시 정차하는 차에 손을 내밀어 도와달라고 애걸했다. 어느 날 존 다우는 여느 때처럼 갓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로 다가갔다.

존 다우는 그날도 차안으로 손을 쑥 내밀었다. 차에는 어떤 여성이 타고 있었다. 그녀는 휴대용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힘겹게 숨을 쉬고 있었다.

소년은 그녀의 모습에 멈칫하며 놀랐다. 그리고 물었다. “왜 이런 걸 끼고 있어요?”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게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어 살아갈 수 없단다. 사실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나에게는 그럴만한 돈이 없단다.”

이 말을 들은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녀는 글래디스 카만데라는 여성으로 남편의 심한 구타로 폐를 다쳤다. 소년은 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가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잠깐 기도해 드려도 될까요?” 그리고는 여자의 손을 잡고 가슴 깊이 기도를 시작했다.

“오 하느님! 제발 이분의 병을 낫게 해주세요!”

기도하는 동안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그러면서 그간 구걸해 주머니 속 깊이 넣어둔 얼마 되지 않은 자신의 전 재산을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시민에 의해 사진과 사연이 SNS상에 공개되었다.

야기는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이 여인의 수술비가 8천만 달러 넘게 모였다.

그녀는 인도에서 수술을 잘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수술 후 그녀는 곧 바로 소년을 찾았다. 인터넷을 통하여 세간에 널리 알려진 소년은 니시라는 마음씨 좋은 부유한 여성에게 입양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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