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즈’ “한국총선, 코로나19로 여당 압승”
[아시아엔=송재걸 기자] 한국 총선과 관련해 싱가포르의 최대 일간지 <스트레이트타임즈>(The Straits Times)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유리한 정치 지형을 만들어 주었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타임즈는 16일(현지시각) “한국 여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1992년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고치인 66.2%의 투표율로 12년 만에 국회에서 절대 다수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스트레이트타임즈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권력남용과 무기력한 경제상황 등이 문 대통령을 위협했으며, 한국 정부의 온건한 대북 접근법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한국이 빠르고 효과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했다는 점과 20개국에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수출한 성과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구민선 정치학과 교수는 “최근 전염병 대응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 한국의 코로나19 극복 노하우를 전수했고, 이와 같은 ‘코로나19 외교’는 현 정부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를 높였다”고 이 신문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전염병 기간 동안 선거를 치른 첫 번째 국가였다”며 “한국 국민이 최악의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간 이후에도 여전히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했다.
스트레이트타임즈는 “모든 유권자가 투표소에 도착하자마자 체온검사를 받아야 했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세정제로 손을 닦은 뒤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용지에 기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자가격리자들이 소독된 별도의 부스에서 투표하는 모습도 전했다.
스트레이트타임즈는 “문 대통령의 민주당과 그 위성당은 재적 300명의 한국 국회에서 163개의 지역구와 비례대표 등 모두 180석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제1야당인 통합미래당과 그 위성당은 총 103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고 했다.
카톨릭아메리칸 대학의 앤드류 여 교수(정치학)는 이 신문 인터뷰에서 “이같은 결과는 레임덕에 대한 우려를 없애고, 문재인 행정부에게 중요한 모멘텀을 안겨주었다”고 했다.
이 신문은 2016년 탈북한 전 북한 외교관 태구민 후보가 서울 강남에서 승리해 역대 북한관료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직접 선출됐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