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전문 유튜브 ‘뮤라벨’ PD 김태환 피아니스트의 ‘클래식 대중화’

음악전문 유튜브 ‘뮤라벨’ PD 김태환(왼쪽)

클래식 대중화 앞장…‘절대음감 테스트’ 화제 12만명 구독

[아시아엔=박수진 <서울대총동창신문> 기자] 유튜브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유튜버’라고 불리는 이들은 자유롭게 영상을 만들고 올리는데 ‘구독’과 ‘좋아요’ 수에 따라 막대한 광고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2019년 기준 초등학생 희망직업 3위에 오를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서울대 음대생의 절대음감은 어느 정도일까’, ‘눈을 가리고 쇼팽 에튀드를 치면 어떻게 될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상들은 음악 전문 유튜브 채널 ‘뮤라벨’의 콘텐츠다. ‘뮤라벨’은 ‘뮤직 라이프 밸런스’라는 뜻으로 피아니스트 김태환(서울대 기악과 2018년 졸업)씨가 PD를 맡아 직접 연출과 기획을 한다. “클래식이 일상생활 속에 어렵지 않게 자리 잡도록 한다”는 목표로 멀게만 느껴지던 클래식을 대중 가까이로 당겨놓고 있다.

시작은 김씨가 절친한 서울대의대 동창 등과 함께 재미로 서울대생의 이모저모 영상을 올리면서부터였다. ‘서울대 의대생이 본 SKY 캐슬’ 등의 콘텐츠가 초반 인기몰이에 톡톡히 역할했다. 이후 기존 멤버의 취업 등을 계기로 음악에 주력하는 채널로 전환했다. 같은 지도교수 클래스에서 공부한 피아니스트 방경난(서울대 기악과 14학번)씨, 서울대음대 재학생 한효주, 양효승, 노현진씨가 고정으로 출연한다.

뮤라벨 영상의 묘미는 뛰어난 실력의 연주자에게 주어지는 다소 난감한 미션들이다. 처음 듣는 곡을 청음만으로 연주하거나, 칸딘스키의 추상화를 보고 떠오르는 느낌을 피아노로 표현해 달라고 주문한다.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진지하게 임하는 연주자들의 모습이 눈과 귀를 뗄 수 없게 만든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주제가를 한번 듣고 치는 절대음감 테스트 영상은 조회수 400만에 육박하는 최고 인기 동영상이다.

저명한 음악인도 자주 다녀간다. 김태환씨의 절친이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입상한 한지호 피아니스트를 초청했고, 차이콥스키 콩쿠르 수상자 김동현 바이올리니스트는 곧 현이 끊어질 듯한 저가의 바이올린으로 연주를 하고 갔다. 서혜경 피아니스트에게 특별 레슨을 받을 땐 어릴 적 우상이라며 긴장과 행복이 뒤섞인 학생들의 표정이 자못 귀엽다.

드라마와 영화음악 등의 대중적인 곡도 자주 선보인다. 센다이 콩쿠르에서 우승한 최형록(서울대 기악과 12학번) 피아니스트가 들려주는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메들리는 다른 데서 보기 힘든 콘텐츠. 신청곡과 해설 연주 등 정통 클래식 콘텐츠도 물론 꾸준히 올라온다. 클래식을 대중적으로 보여주되 본연의 가치를 지키는 것을 잃지 않고 있다.

처음엔 ‘좁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어린 연주자들이 말실수라도 하면 어쩌나’ 주변의 걱정도 샀다는 이들은 서서히 호평에 탄력을 받아 순항 중이다. 서울대음대 교수들도 단체 채팅방에 영상을 공유하면서 “음대 후배들이 이런 것도 한다”며 재밌어 한다는 후문이다.

뮤라벨 기획사를 차린 김태환씨는 오프라인 콘서트 등으로 콘텐츠를 확장하며 ‘서울대 음대생’에 국한되지 않고 젊은 음악도를 아우르는 채널로 발전시켜 더 많은 연주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곧 서울대 출신 세계 정상급 현악 4중주단 ‘에스메 콰르텟’의 영상을 업로드할 예정이다.

▽클래식 채널 ‘뮤라벨’ 바로가기
http://bitly.kr/vzOBkQ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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